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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관위와 이 단체 부속 선거연수원이 진행한 2017년 '19대 대선 모의선거' 모습.
 중앙선관위와 이 단체 부속 선거연수원이 진행한 2017년 "19대 대선 모의선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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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모의선거를 가로막고 나선 중앙선관위가 정작 자신들은 전국 유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무차별 모의선거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자신들은 해왔으면서 교사들의 모의선거는 막으려는 선관위야말로 내로남불 아니냐"는 지적이 교육당국자 사이에서도 나온다.

중앙선관위, 2017년엔 '19대 대선 모의선거' 벌여

29일 중선관위가 만든 '2019년 민주시민교육 연수계획'을 살펴봤더니, 이 기관은 '새내기유권자연수'란 이름으로 고3학생 3만6000명을 대상으로 '모의선거 체험' 등을 진행했다. 선관위 직원을 하루 동안 학교로 보내는 방식으로 모두 300회 정도(1회 120명 정도)를 교육하는 계획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앙선관위는 직속 조직인 선거연수원과 함께 전국 유초중고를 돌며 모의선거 등의 선거교육을 벌여왔다. 이런 모의선거는 공직선거일 직전에 진행되기도 됐다.
 
 서울시선관위가 진행한 모의선거 모습.
 서울시선관위가 진행한 모의선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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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선관위가 진행한 학교 모의선거 모습.
 경기도선관위가 진행한 학교 모의선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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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선관위의 경우 19대 대선일인 2017년 5월 9일 직전인 4월 중하순 이 지역 중학교를 돌며 모의선거를 진행했다. 이 지역 선관위는 같은 해 4월 25일 경기 원천중에서 모의선거를 하면서 언론사 기자까지 부르기도 했다.

심지어 중앙선관위는 '가상 제19대 대통령 투표하기' 활동을 권장했다. 중앙선관위가 공식 사이트에 올려놓은 '민주시민교육소식' 등을 살펴본 결과다.

중앙선관위의 선거교육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과거부터 선거교육은 실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선관위 차원에서 학생 대상 모의선거를 많이 진행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선관위에서 한 모의선거는 실제 인물 대신 가상의 인물을 뽑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선관위와 선거연수원이 만든 모의선거 교육 계획.
 중앙선관위와 선거연수원이 만든 모의선거 교육 계획.
ⓒ 중앙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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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관위의 선거연수원이 만든 <민주주의 선거교실의 이해 및 교수법>이란 책자에 따르면 학교별 선거교육 프로그램 시간은 약 100~120분이다. 필수공통으로 20분간 강의를 벌인 뒤 나머지 80~100분은 선택 학습으로 모의선거 등을 실시토록 했다. 이 책자는 중점교육내용 가운데 하나로 '모의선거'를 꼽고 있다.

모의선거 수업내용은 가상으로 대통령을 뽑는 것이다. 대선 모의선거인 셈이다. 이 책자에 따르면 역사 인물을 정해 가상 대통령을 생각한 뒤 선거공약을 만들도록 한다. 그런 뒤 조별로 발표를 벌인 다음 투개표를 실시한다.

이 책자에서 중앙선관위는 모의선거의 목표로 다음 두 가지를 제시했다.

1) 선거에 대한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다.
2) 직접 투개표 활동을 체험할 수 있다.


중앙선관위도 모의선거를 실시해야 학생들이 선거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도 총선을 앞두고 중앙선관위가 내세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모의선거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중앙선관위가 사실상 가로막고 나선 상태다. "공무원이 선거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노태훈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사무처장은 "미국, 일본, 캐나다, 영국, 독일,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 선진국 대부분이 정부 차원에서 학교 모의선거를 적극 권장하는 까닭은 선거교육에서 모의선거만큼 훌륭한 교육방식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그런데 중앙선관위가 정작 자신들은 모의선거를 해왔으면서 올해 태도가 돌변해 모의선거를 막고 나선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관련기사: 모의선거 제동 선관위, 과거엔 3차례 '허용' 답변 http://omn.kr/1me7d).

한 시도 교육청 관계자도 "민주시민교육을 하려는 교육계의 움직임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편향성"이라면서 "중앙선관위야말로 내로남불 식 행동을 멈추고 교육선진국들처럼 모의선거를 권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5개 교육청도 모의선거 교육...확산 움직임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우리가 진행한 모의선거는 실제 후보에 대해 투표하는 게 아니라 투표 방법을 체험시키기 위해 벌인 모의투표 연습이었을 뿐"이라면서 "서울시교육청 등이 선거법에 위반하지 않는 방식으로 모의선거를 준비하고 질의를 한다면 그에 따라 적법 여부를 답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중앙선관위가 모의선거를 훼방하려는 것은 전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앙선관위는 지난 23일자 보도자료 등에서 '공무원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 85조 등을 내세우며 모의선거 자체에 반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왔다. 같은 공무원인 선관위 직원들은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19대 대선 모의선거'란 이름의 활동을 대규모로 벌여놓고도 교사에 대해서는 사실상 모의선거를 금지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뿐만 아니라 4~5개 시도교육청도 모의선거를 추진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시민 양성을 위한 계기교육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언론의 보도와 달리, 서울시교육청은 모의선거 포기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그:#모의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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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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