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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가진 자의 무기가 아니라 낮은 자를 위한 지혜가 되어야 한다." 평생을 실천하는 신앙인으로서, 의로운 인권변호사로서, 약자들의 벗으로서 한결같은 삶을 살다 2004년 선종하신 고 유현석 변호사님의 생전 말씀입니다. 유 변호사님은 70년대 남민전 사건, 80년대 광주항쟁, 90년대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등 굵직굵직한 변론으로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천에 분투하셨습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는 2009년 5월 유 변호사님의 5주기에 맞춰 유족이 고인의 뜻을 기리고자 출연한 기부금을 바탕으로 ‘유현석공익소송기금’을 출범시키고, 공익소송사건을 선정하여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연재를 통해 기금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소송이 우리 사회에 남긴 변화를 되짚고자 합니다. [편집자말]
 전주교도소
 전주교도소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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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전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수용자가 있었다. 그는 교도소에 들어오기 전까지 대학에서 연구와 교육을 하던 학자였다. 갑자기 사회에서 고립된 그는 지인들과 자주 편지를 주고받았다. 구금시설에서는 이런 편지를 '서신'이라고 부른다. 교도소 측은 오랜 기간 그 서신을 계속 들여다봤다. 그가 교도소 안의 일을 편지에 쓴 이후로 감시와 검열이 더 심해졌다.

그러던 2013년 가을 한 교도관에게 자신의 서신을 검열하고 있다는 말을 정식으로 들었다. 그는 서신검열의 근거와 횟수에 대해 교도소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하였다. 교도소 측은 2013년 1월부터 11월까지 총 115건의 편지를 검열했다는 '자백'을 하였다. 이 기간 그가 주고받은 대부분의 편지가 검열된 셈이었다.

그는 '마치 누가 자신의 알몸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수치심을 견디기 어려웠다. 도대체 왜 자신의 서신을 검열하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서신을 검열해 왔는지, 검열을 하는 근거가 도대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는 수용자 인권 활동을 해오던 천주교인권위원회에 편지를 써서 부당한 서신검열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렸다(물론 그 편지도 검열되었다). 이렇게 한 수용자가 서신검열의 부당성을 알려온 것을 계기로 서신검열의 위법성을 다투는 국가배상청구 소송이 시작되었다.

서신검열,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을까

내가 내밀하게 쓰는 일기나 누군가와 주고받는 편지를 국가가 일일이 들여다본다고 상상해 보자. 도대체 무슨 말을 종이 위에 쓸 수 있을까. 그게 민주주의 사회에서 허용될 수 있는 일일까. 누구든 그럴 수 없다고 답할 것이다.

여기서 첫 번째 질문을 해본다. 그 사람이 교도소에 수용된 사람이라면? 수용자니까 검열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유독 수용자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심지어 적대적이다. 감옥에 갇힌 사람의 인권은 일반인에 비해 제한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어디까지 그 제한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

헌법 제17조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사적인 생활 영역에 대한 국가의 간섭을 배제하고 각자의 판단에 따른 사생활을 영위할 자유를 보호한다. 바로 다음에 오는 헌법 제18조는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사생활 보호의 필수적 전제가 되는 개인의 의사소통과 그 비밀을 보호한다. 수용자에 대한 서신검열은 헌법이 정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통신의 비밀과 자유를 본질적으로 건드리는 문제다.

다시 한번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이처럼 사생활의 자유, 통신의 자유는 인간 누구나 보편적으로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 인권이며 수용자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구금시설의 성격상 '일정 부분' 제한이 필요할 수도 있을 터이다. 이때에도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법률'에 제한되는 이유와 기준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 제한의 정도와 방식 역시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로 엄격하게 제한되어야 한다.

형이 확정된 범죄인에게도 최소한의 개인적·사회적 삶의 기본조건이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복역 후에 사회에 복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는 우리 헌법하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나아가 편지는 상대방이 있는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수용자가 주고받는 편지를 검열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수용자와 편지를 주고받는 일반 국민이 쓰고 받는 편지도 검열하는 결과가 된다. 즉 일반 국민의 통신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까지도 아울러서 침해하게 되는 것이다.

'서신 무검열 원칙' 선언한 법

현재 형의 집행과 구금된 수용자에 대한 처우를 다루는 법률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약칭 '형집행법')이다. 이 이름은 2007년에 법을 전면 개정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 이전에는 '행형법'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는데 법의 이름과 내용을 전면 개정했다. 당시 개정 이유서는 개정 이유를 아래와 같이 기록하고 있다.
 
"교정관계 법령이 인권존중의 시대적 요구에 미흡하다는 비판이 각계에서 제기됨에 따라, 수형자·미결수용자 등 교정시설 수용자에 대한 차별금지 사유의 확대, 여성·노인·장애인 수용자에 대한 배려, 미결수용자에 대한 처우 개선, 서신검열의 원칙적인 폐지 등으로 수용자의 기본적인 인권 및 외부교통권이 보호될 수 있도록 하고 … 수용자의 인권 신장과 수용관리의 과학화·효율화 및 교정행정의 선진화를 이루려는 것임."
 
2007년 개정된 형집행법 제43조 제4항은 "수용자가 주고받는 서신의 내용은 검열받지 아니한다. 다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서신 무검열 원칙'을 선언한 것이다. 2007년 개정 전까지는 정반대로 씌어 있었다. "소장은 수용자의 서신을 검열할 수 있다. 다만…." 2007년을 기점으로 원칙과 예외가 정반대로 뒤집힌 것이다.

이처럼 2007년 전면개정된 형집행법은 서신검열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였을 뿐 아니라, 집필에 대한 사전허가제를 폐지하고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문서와 그림의 작성과 집필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었다(제49조). 위에서 보듯이 종래 수용자의 서신에 대한 허가나 검열이 수용자에 대한 인권침해적 요소가 컸다는 '반성적 고려' 때문이었다.

헌법재판소도 형이 확정되어 구금된 수형자의 경우에도 통신의 중요한 수단인 서신의 당사자나 내용은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공개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였다.

헌법재판소는 형집행법이 서신무검열 원칙으로 개정되었음에도 하위 규정인 형집행법 시행령(2008. 10. 29. 대통령령 21095호 개정된 것) 제65조 제1항에서 "수용자는 보내려는 서신을 봉함하지 않은 상태로 교정시설에 제출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것은 "수용자가 보내려는 모든 서신에 대해 무봉함 상태의 제출을 강제함으로써 수용자의 발송 서신 모두를 사실상 검열 가능한 상태에 놓이도록 하는 것은 기본권 제한의 최소 침해성 요건을 위반하여 수용자인 청구인의 통신비밀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하였다(헌법재판소 2012. 2. 23. 선고 2009헌마333 결정).

소송 과정에서 더 밝혀진 서신검열의 실상
 
 2012년 12월 27일 전주교도소 앞에서 교도소 내 서신검열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2012년 12월 27일 전주교도소 앞에서 교도소 내 서신검열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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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서신검열은 헌법과 형집행법에 반하는 위법적 인권침해가 아닌가. 이를 밝히고자 소송이 진행되었다. 소송 과정에서 사실조회 등을 통해 검열이 장기간 광범위하게 이루어졌음이 드러났다. 2013년 11개월간 115건의 서신검열 외에도, 심지어 원고가 정보공개청구를 하는 등 문제제기를 한 이후인 2013년 11월부터 2014년 9월까지도 원고의 서신 83건을 계속하여 검열하였음이 밝혀졌다(교도소 측은 2013년 1월 이전에 대해서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서 검열 내역을 밝히지 않았다).

재미있는 것은, 소송 과정에서 교도소 측이 검열 사실을 인정한 198건의 서신을 "검열 결과 특별히 서신 금지 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여 모두 즉시 발송"하였다고 답변하였다는 점이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198건이나 되는 서신을 검열했는데도 정작 내용이 부적절하여 금지 사유에 해당할 만한 내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서신검열을 계속해야 할 이유가 없음에도 계속 새로운 편지를 검열했다고 자인한 것이다.

이게 어느 정도 수준인지 잘 실감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원고는 1심 법원에 '2013년 전주교도소에서 검열한 서신 수'도 사실조회를 하였다. 전주교도소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에 전주교도소에서 검열한 서신 총수는 169건이었다. 그중 원고의 서신검열 건수가 118건이었으니, 전주교도소의 전체 서신검열 건수 중에서 원고의 서신검열 비율이 무려 70%라는 압도적 비율인 셈이었다.

원고는 전주교도소 다른 수용자 전부를 합한 것보다 2배 이상 많은 검열을 당했다. 전국 11개 교도소별 서신검열 현황(2012년~2015년)을 사실조회했더니 원고는 전국 교도소를 통틀어 서신검열을 가장 많이, 그리고 반복적으로 받는 수용자였다. 그 이유를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원칙을 잡아먹는 '예외'

소송에서 교도소 측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들이 한 검열은 법이 인정한 '예외'에 해당하므로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형집행법 제43조 제4항은 "수용자가 주고받는 서신의 내용은 검열받지 아니한다"는 원칙을 선언한 후, "다만…"이라는 단서를 달아 4가지 예외를 인정한다. 교도소 측은 그 단서에 매달렸다.

4가지 예외사유는 다음과 같다. ▲서신의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는 때(1호), ▲'형사소송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따른 서신검열의 결정이 있는 때(2호),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우려 또는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내용이나 형사 법령에 저촉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3호), ▲조직폭력사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용자 간에 서신을 주고받을 경우(4호)가 그것이다.

1호, 2호, 4호의 사유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문제는 3호다. 말 하나하나가 알 듯 말 듯 한 추상적인 단어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해석의 갈림길에 선다. 위 조항은 무검열 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정이며, 규정 형식 역시 열거조항이므로 상식적으로 그 적용에 있어서 입법목적과 취지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당연하게도 예외사유 해당성에 대한 입증책임은 교정시설이 지게 된다.

반대로 이것을 넓게 인정해주면 서신무검열 원칙은 사실상 무의미해진다. 교도소 측에서 자기 마음대로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우려가 있었다고 주장하면 서신검열이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외적인 '단서'가 원칙을 잡아먹는 상황이 된 것이다.

동향감시 수단으로 악용되는 서신검열

198건의 편지를 검열했으나 발송을 불허할 금지 사유가 없었다면서도 교도소는 왜 그리 열심히 오랫동안 원고의 서신을 검열한 것일까. 원고가 알고 싶은 것도 바로 그것이었다. 이유와 법적인 근거를.

이 소송의 원고는 국가보안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이른바 '공안사범'이었다. 물론 그 자신은 혐의를 부인하였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공안사범'이 키워드였다.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교도관은 '공안사범이니까 서신검열의 필요성이 충분히 있다'고 강변하였고, 심지어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공안사범을 법령에 따라 관심대상수용자에 해당하는 마약사범이나 조직폭력사범과 같이 취급하여 서신검열을 정당화하였다.

게다가 교도관은 원고가 '단체에 편지를 많이 보낸다'는 것과 '교도소 내의 일을 편지에 적었다'는 것을 지속적 검열의 이유라고 진술하였다. 2013년에 원고는 수치스런 알몸 검신을 당한 일을 편지에 쓴 일이 있는데 이것도 교도소 측의 지속적 검열 이유가 되었다. 정작 그 내용들이 법이 정한 금지 사유에 해당한 적은 없었다면서도 말이다.

소송 과정에서 재판부에 문서제출명령 신청을 하여 교도소 측이 원고의 서신을 검열한 내역과 상대방의 이름을 기록한 문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상대방이 언론사, 기자, 출판사, 사회단체인 경우에는 당연히 검열을 하였다. 증인으로 출석한 교도관들도 시인한 사실이다.

게다가 교도소 측은 원고가 부모님, 동생, 자녀 등 가족은 물론 대학 선후배 등 지인과 주고받는 편지도 상당수 검열하였다. 심지어 원고의 행정소송을 대리하던 변호사에게 보내는 편지조차 봉투에 수신인이 변호사로 기재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열을 하였다.

이런 검열을 과연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우려 또는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내용이나 형사 법령에 저촉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정당화할 수 있을까. 반대로 서신검열의 주된 목적이 법이 정한 교화 또는 사회복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공안사범이고 비판의식이 있는 원고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판도라의 상자, '서신검열대상자' 지정
   
 2014년 5월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소송 제기 기자회견
 2014년 5월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소송 제기 기자회견
ⓒ 천주교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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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이슈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교도소 측이 원고가 주고받는 개별적 편지를 놓고 그때마다 구체적으로 검열 여부를 판단한 것이 아니라 원고를 아예 '서신검열대상자'로 지정해 놓고서 그가 주고받는 편지를 원칙적으로 검열 대상으로 삼았다고 볼 만한 증거가 나왔다. 즉 편지가 아니라 사람 자체를 검열과 감시 대상으로 삼았다는 의미다.

특정인을 '서신검열대상자로 지정'하여 검열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일 수 있었다. 특히 '공안사범'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가 수수하는 서신에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우려가 있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공안사범에 대해서는 무제한적인 검열을 허용하는 것이고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수용자를 차별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11조 및 형집행법 제5조에도 위반되는 것이었다.

교도소 측은 '서신검열대상자 지정제도' 자체가 없으며 원고를 서신검열대상자로 지정했다는 사실도 완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기록과 증거는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소송 진행 중에 원고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지원하던 한 시민으로부터 녹음파일을 확보하였다. 그가 공안업무와 서신 수발 업무를 담당하던 교도관과 통화한 내용이었다. 그 통화에서 교도관은 시민에게 "교도관회의에서 자체적으로 원고를 서신검열 대상자로 지정"하였다고 반복해서 말하고 있었다.

그 교도관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는 원고를 서신검열대상자로 지정한 적도 없고 그러한 제도 자체가 없다고 진술했다. 그러다가, 변호사가 녹취록을 제시하자 뒤늦게 말을 바꾸어 '일반적인 얘기를 해준 것이다'라면서 얼버무렸다. 그러나 증인으로 나온 다른 교도관은 2012년 2월 헌재 결정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서신검열대상자 지정' 제도가 있었다고 인정하였고, '교도관회의에서 원고를 서신검열대상자로 지정할 것인지 논의했다'고 진술하여 서신검열 대상자 지정을 뒷받침하였다.

끝내 확인받지 못한 수용자의 인권

원고를 둘러싼 서신검열의 실태와 이유, 근거에 대해 매번 기일마다 치열하게 소송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1심과 2심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신검열 행위가 법령에 따른 것으로 판단되고 객관적 정당성을 결여하였다고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했다. 심지어 원고가 출판사에 보내던 집필문을 검열하여 발송을 불허한 행위가 다른 행정소송에서 위법하다고 취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과실은 아니니 배상책임이 없다고 하였다.

법원은 교도관들의 변명을 채택하였고 원고의 말을 믿지 않았으며, '수용자에 대한 서신검열은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심지어 그가 평소 많은 수의 편지를 지속적으로 주고받았다면서 마치 그것이 문제인 것처럼 서신검열의 정당성 근거로 삼았다. 상고심에 기댄 마지막 기대도 상고기각으로 끝났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국가는 패소한 그에게 소송비용확정 청구까지 하여 그는 추가로 6백여만 원의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했다.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수용자의 인권위 진정 이력과 언론사에 보내는 서신이라는 이유로 한 수용자 서신검열은 인권침해라는 권고를 하였다. 그런데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6년 9월~2019년 8월) 전국 교정시설에서 4만 2899건의 서신검열이 이루어졌는데 그중 부적절한 내용이 있어 발송을 불허한 경우는 단 787건에 불과했다고 한다. 갇힌 자의 인권을 위한 서신검열 손해배상 소송은 아직 결실을 맺지 못한 미완의 과제다.

[기획 / 낮은 자를 위한 지혜, 유현석공익소송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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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송상교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총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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