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누구나 요가를 안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경험하는 요가는 극히 일부분입니다. 요가를 수련하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요가에 대한 엄청난 오해를 바로잡고 싶습니다. 저의 경험을 섞어가며 요가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도모하고자 합니다.[기자말]
'세계 최고의 요가학교'가 있다는 코팡안(팡안 섬. '코'는 섬이라는 뜻)에 가려면 태국 방콕에서 버스를 타고 여덟 시간, 다시 배를 타고 세 시간 정도를 가야 한다. 이건 나중에 알게 된 루트인데, 대기시간이 짧고 연결도 순조롭다.

처음엔 이 루트를 몰라서 혼자 헤매며 가장 멍청한 방식으로 갔다. 시외버스 터미널을 찾아가는 것도 힘들었지만, 도착해보니 이른 새벽이라 아직 매표소가 열리지도 않아 딱딱한 대합실 의자에서 꾸벅꾸벅 졸며 두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 목적지로 가는 표를 샀으나 시간표도 없고 안내판도 없고 안내원도 없으니 도무지 언제 오는 어떤 버스가 내가 타야 할 버스인지 알 수가 없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승강장에 나오는 모든 버스를 기웃거리며 내 목적지를 외쳤다. 그때마다 얼마나 서글펐는지 모른다.

겨우 타게 된 버스는 하루 종일 달려 해질 무렵 항구에 도착했는데, 얼이 빠진 나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마치 납치하듯 호객하는 사람을 따라가서 사라는 표를 덥석 사고 말았다.

또 다시 세 시간 정도를 기다려 타게 된 배는 목조로 지어진 노예선 같은 분위기의 '나이트 보트'였다. 딱딱한 바닥에 웅크리고 누워 밤새 배를 탔다. 그리고 말갛게 동이 터오는 새벽, 보트에 나 있는 손바닥만한 창으로 팡안 섬을 보았다. 아름다웠다.

요가의 섬, 코팡안
 
 밤새 배를 타고 다음 날 말갛게 동이 터오는 새벽에 드디어 팡안 섬을 보았다.
 밤새 배를 타고 다음 날 말갛게 동이 터오는 새벽에 드디어 팡안 섬을 보았다.
ⓒ 최성연

관련사진보기

  
코팡안은 '요가의 섬'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섬 전체에 많은 요가센터들이 산재해 있다. 그 중에 내가 수련했던 아가마 요가(Agama Yoga)는 이 섬에서 설립자가 학생 두 명을 놓고 처음으로 요가 수업을 시작한 최초의 요가 센터이다. '세계 최고의 요가 학교'라는 수식어는 무엇을 중요하게 보느냐에 따라 절대적인 사실이 아닐 수 있지만, 코팡안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솔직히 최고, 최상, 최대 따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세계 최고'라는 말을 듣고 내가 상상한 그림은 멋진 현대식 건물과 드넓은 캠퍼스였지만, 실제 그곳의 모습은 전혀 달랐다. 건물들은 쉽게 말해 커다란 오두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초가지붕과 흡사한 자연재료로 위를 덮은 수수한 단층집들이 아담한 정원 안에 띄엄띄엄 지어져 있었다. 그나마 푸르른 풀밭 위 무성한 나무와 꽃들에 둘러싸여 눈에 잘 띄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소박한 곳에서 나는 내 삶을 통틀어 가장 소중한 진리를 만날 수 있었다. 내가 직접 경험한 범위와 배우고 듣고 읽은 간접 경험까지 통틀어서 그렇다.
 
 아가마 요가센터의 가장 큰 홀. 세계최고라던 요가 학교의 가장 큰 홀은 마치 커다란 시골 오두막 같았다.
 아가마 요가센터의 가장 큰 홀. 세계최고라던 요가 학교의 가장 큰 홀은 마치 커다란 시골 오두막 같았다.
ⓒ 최성연

관련사진보기

 
수업은 기본적으로는 오전과 오후, 그리고 저녁 강의로 이루어져 있었다. 물론 매일 열리는 새벽 명상과 주 단위로 이루어지는 특강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요가 수업이라 하면 몸을 유연하게 만들어서 다양한 자세를 완벽하게 해내는 훈련이 주된 것이라 생각하기 마련이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그래서 뻣뻣한 몸과 약한 허리를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첫 일주일 간 실제로 몸을 쓴 시간은 전체 수업 중에 5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나머지는 모두 마음과 정신으로 배워야 하는 수업이었다. 초반에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진 주제는 '요가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왜 요가를 해야 하는가?'였다.

요가란 무엇인가? 그때까지 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저 인도에서 유래된 신체훈련 정도로 생각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제주도로 내려가 한동안 연예활동을 쉬었던 이효리씨가 몇 년 전에 TV에 복귀하면서 '요가는 운동이 아니라 수련'이라는 반가운 언급을 해주었지만, 요가에 대한 오해를 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사람들은 필라테스를 할까, 요가를 할까, 헬스를 다닐까, 고민 중이라며, 요가를 다양한 운동 중의 하나로 여긴다. 요가는 운동이 아니다. 운동의 효과가 있고 그 효과가 탁월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요가는 운동이 아니다. 요가를 운동으로 여기는 것은 마치, 사랑으로 밥을 해주시는 어머니를 '밥 해주는 여자'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요가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요가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첫 번째 열쇠는 '요가'라는 말의 뜻이다. '요가(Yoga)'라는 단어 자체의 뜻은 '일치(一致)' '합일(合一)'이다. 영어로는 'Union'이다. 그러니까 '요가를 한다'는 건 '합일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무엇과 무엇이 합일을 하는 것일까? 나와 우주의 합일이다. 소우주인 나와 대우주가 일치를 이루는 것이 요가다.

안타깝게도 언제부턴가 '우주' 혹은 '우주의 기운' 같은 말들이 굉장히 사이비적인 뉘앙스를 갖게 되었다. 국정을 농단하고 비리를 일삼았던 전 대통령이 미신적인 행사에 빠져 '우주의 기운' 운운한 것이 도드라진 계기였지만, 사실 그 전부터 '우주'라는 개념은 온갖 사이비 종교에 의해 오용되고 남용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가를 이야기하자면 '우주'라는 단어를 쓸 수밖에 없다. 왜냐면 요가는 자연과학이고 자연과학의 모든 질서는 우주의 질서이기 때문이다. 과학적 사고와 과학적인 방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소개될 요가의 세계에 강한 흥미를 느끼게 되리라 생각한다.

댓글3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진실의 빛을 비추도록 마음을 다하겠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