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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소속 김재원 예결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 복도에서 승강기를 기다리며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재원 예결위원장. 사진은 지난 11월 14일 오전 국회 복도에서 승강기를 기다리며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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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인 불법의 결정판... 예산을 도둑질한 도둑의 무리."

2020년도 정부예산안이 통과됐던 지난 10일 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 위원장인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3선,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의 말입니다. 그는 한국당을 제외한 '4+1 협의체'의 합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두고 강한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정부예산안 통과에 '불법 낙인'을 찍은 김재원 의원의 입이 주목받는 건 그가 국회예결특위원장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당 원내 넘버2'인 정책위의장에 새롭게 당선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지난 9일부터 심재철 원내대표와 20대 국회 제1야당을 이끌 지도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치권 소식을 접하다 보면 주로 당대표나 원내대표에 관한 뉴스가 많이 생산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정책위의장이라는 자리를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당 당헌에 따르면 정책위는 '당 정책의 입안, 심의 및 현안 대처 기관'으로 이 기관의 장인 정책위의장은 수많은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한국당의 앞날에 큰 영향을 끼칠 자리에 김재원 의원이 앉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의 정책위 의장 당선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양새입니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게다가 평소 당 내에서는 '전략통'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투쟁력' 심재철-'전략·기획' 김재원의 조합이라는 평가도 내놓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기대 효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는 그가 의정활동 때 낳은 여러 논란에 근거합니다.

엄마들에겐 "스팸"이라던 그... 동료 의원에겐 관대했다?

김재원 정책위의장 행보에 대한 평가 중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예결특위원장'일 것입니다. 

최근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22년간 1745원으로 동결 상태인 영유아 급·간식비 인상을 호소하며 예결특위 위원장인 김재원 의원을 향해 문자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베이비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문자를 보낸 엄마에게 "스팸 넣지 마라, 계속하면 더 삭감하겠다"라고 답해 '협박성 답신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 장면이 시사하는 바는 남다릅니다. 여야간 쟁점사안이 아닌 영역에 정치인으로서는 '야박한'(?) 태도를 취했기 때문입니다. 

엄마들의 간절함을 '스팸'으로 평가절하했던 김 의원은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은 알뜰히 챙겼던 것 같습니다. 지난 7월 9일 그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관심을 가진 핵심 사업(1건)을 취합해 내년도 예산안에 최대한 반영하고자 하니 12일까지 회신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이 알려져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당시 그는 '의견을 취합하는 차원일 뿐'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예결특위원장으로 지탄을 받은 건 '공문'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8월 1일 추경 예산안 심사가 한창이던 때에 술에 취한 채 회의를 진행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적도 있습니다. 그가 국회 로텐더홀 등지에서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하는 도중 횡설수설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당시는 대내외 경제상황의 악화와 일본 아베 내각의 경제보복 조치로 재정지출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추경안은 한국당의 장외투쟁과 국회 보이콧으로 세 달 가까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쪽지예산'과 '음주심사' 논란이 터져 비판 여론이 솟구치게 된 것이죠. 

세월호 특조위 비난에 기표소 점거 꼼수... 최근엔 '극단적 선택' 운운까지
 
기표소 '점거'로 투표 방해(?) 29일 밤 시작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전체회의가 자정을 넘겨 종료됐다. 이날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기표소에서 10분 가량 머무르고 있다.
▲ 기표소 "점거"로 투표 방해(?) 지난 4월 29일 밤 시작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전체회의가 자정을 넘겨 종료됐다. 이날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기표소에서 10분 가량 머무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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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의 '말'과 '행동'이 논란을 낳은 적도 있습니다. 2012년 9월 당시 새누리당(현 한국당) 대변인으로 내정됐던 김 의원은 기자들과의 저녁 회동 자리에서 막말과 폭언을 퍼부었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그의 발언 내용을 일부 기자들이 회사에 보고한 것과 관련해 "병X 같은 새X들아, 너희가 기자가 맞냐, 너희가 보고하는 것 우리에게 다 들어온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2015년 1월엔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이 조직을 만들려고 구상하는 분이 아마 공직자가 아니라 세금도둑이라고 확신한다"라며 "이런 형식의 세금도둑적 작태를 절대로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향한 비난은 계속됐습니다. 같은 해 3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불행한 사건에 개입해 나라 예산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 아닌가"라며 "호의호식하려고 모인 탐욕의 결정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지난 4월 말 패스트트랙 상정으로 '동물국회'가 됐을 당시 그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도중 기표소를 점거해 회의를 방해했다는 의혹도 받았습니다.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기 위한 무기명 투표 과정에서 기표소에 들어간 김 의원은 10여 분 동안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개특위 위원들의 투표를 막기 위한 꼼수였던 것입니다. 

지난 11월 9일 대구 엑스포에서 열린 '좌파독재 공수처법 저지 및 국회의원 정수 축소 결의대회'에서는 자신이 만났다는 택시기사의 말을 인용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향해 막말을 쏟아냈습니다. '죽을 때까지 정권를 빼앗기지 않겠다'고 한 이해찬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그럼 2년 안에 죽겠네"라는 취지로 말해 논란에 휩싸인 것입니다. 파문이 거세지자 김 의원은 택시기사의 발언을 옮긴 것에 불과하다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지난 9일 한국당 신임 정책위의장 정견 발표 자리에서 한 말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그는 정견 발표를 하면서 자신이 예전에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 했다는 것을 털어놨습니다. 2년 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문제로 검찰조사를 받던 당시를 회상하며 "노끈을 욕실에 놓아두고 망설이지 않으려고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동료 의원들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자살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공인으로서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한국당 '원내 넘버2'가 된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까요. 한번 지켜볼 일입니다.
 
한국당 새 원내지도부에 심재철-김재원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심재철, 김재원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꽃다발을 받아들고 있다.
▲ 한국당 새 원내지도부에 심재철-김재원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심재철, 김재원 의원이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꽃다발을 받아들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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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 '바람 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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