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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과 선생님의 이름표가 붙은 누룽지가 정겹다.
 학생과 선생님의 이름표가 붙은 누룽지가 정겹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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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이 이뤄지는 점심시간. 문산제일고등학교 급식실에서는 다양한 반찬 냄새를 뚫고 한쪽에서 고소한 누룽지 향기가 풍겨난다. 남는 밥을 이용해 매일 누룽지를 만들어 학생과 교사, 교직원 등 학교 구성원들이 나눠 먹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선생님들끼리 모여서 점심을 먹던 이남심 교사는 "출출할 때 누룽지를 주전부리로 삼으면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해서 좋고, 집에 가져가서 다음날 아침 아이들에게 끓어주면 맛있게 잘 먹으니 건강에도 좋다"며 "누룽지에 사랑과 정을 싣고, 랄까. 고생하시는 조리사님들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계속 누룽지를 먹고 싶다"고 웃었다. 

급식실 한 쪽에서 여학생들끼리 모여 시끌벅적 웃음꽃을 피우던 양유빈 양(고2)은 "한 번은 우리 반 학생들에게 모두 누룽지를 한 봉지씩 주셨는데 친구들과 장난치면서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며 "남는 밥을 안 버리니까 환경보호도 되고 또 건강에도 좋으니까 누룽지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문영애 영양사는 잔반으로 누룽지를 만들 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파주시 관내 학교 영양사 모임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문선제일고에서 처음 시도한 것인데, 누룽지를 만드느라 추가로 드는 일손이 만만치 않아요. 고생하시며 봉사하시는 조리사님들께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특별히 누룽지를 거의 도맡아서 만들고 계시는 최은정 조리사님께 감사합니다."

배식 후 남은 밥, 오븐에 구워 누룽지로 만들어

문영애 영양사의 설명에 따르면, 한 번에 880여 명이 식사를 할 때 남는 밥의 양은 평균 25~30인분이라고 한다. 이는 쌀을 기준으로 했을 때 2.5kg 정도에 해당한다. 남은 밥을 오븐에 구운 다음 누룽지로 만들어 봉지에 담으면 1봉지에 약 4인분 정도가 들어간다. 이렇게 하루에 만드는 누룽지는 5~6봉지. 누룽지 신청서에 빼곡하게 적힌 이름들은 치열한 경쟁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븐에 굽기 전에 남은 밥을 펴는 과정
 오븐에 굽기 전에 남은 밥을 펴는 과정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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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븐에서 구워진 누룽지
 오븐에서 구워진 누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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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실의 누룽지를 자랑하던 류종수 교장은 "급식실에서 이뤄지는 노동이 매우 고된데도 조리사님들께서 기쁜 마음으로 봉사해 주시니 학교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운 마음"이라며 "잔반도 처리하려면 돈 내고 버려야 하는데, 학교 예산을 절약해서 학생들과 학교를 위해서 쓸 수 있으니 누룽지를 보면 정말 조리사님들께 감사하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최은정 조리실무자는 "누룽지를 만들려면 총 2시간 정도 걸려서 힘든 건 사실이지만 퇴근하기까지 틈틈이 만들고 있고 다른 조리사님들도 도와주고 해서 괜찮다"며 "올해 5월부터 처음 남은 밥으로 누룽지를 만들어서 학생과 선생님 등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먹고 있는데 특히 학생들이 너무 좋아해서 정말 보람이 있다"고 해맑게 웃었다.
 
 누룽지를 받으려면 신청서에 이름을 적고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누룽지를 받으려면 신청서에 이름을 적고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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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룽지를 만들는 게 힘은 들어도 보람이 있다며 밝게 웃는 최은정 조리실무자(왼쪽)와 문영애 영양교사.
 누룽지를 만들는 게 힘은 들어도 보람이 있다며 밝게 웃는 최은정 조리실무자(왼쪽)와 문영애 영양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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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보는 그림 스포츠백과>(진선아이)의 글저자입니다. "오래오래 비루한 행복에 빌붙어 사느니 피가 우는대로 살아볼 생각이다"(<혼불> 3권 중 '강태'의 말)에 꽂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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