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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롭게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3일 국회 본청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윤순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등이 기자회견에 앞서 강력한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3일 국회 본청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윤순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등이 기자회견에 앞서 강력한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 민주평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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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땅값 2000조 올랐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가 통계와 배치되는 일방적 주장.'(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최근 땅값 상승 문제를 두고 공방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시작점은 지난 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민주평화당과 함께 발표한 땅값 상승 자료였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2018년 전국 땅값은 연 평균 1027조 원이나 올랐습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역대 최대치로 올랐습니다. 김성달 경실련 국장은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토지 불로소득은 1988조"라며 "불로소득이 국민 저축액의 7배나 된다"고 쐐기를 박았습니다.

"부동산 투기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정책 기조를 가진 문재인 정부 입장에선 뼈아픈 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 임기 중 토지 불로소득이 2000조 원에 달한다는 내용은 '부동산 정책 실패'라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땅값 2000조 올랐다"에 발끈한 국토부

국토교통부는 다음날인 4일, 반박자료를 냈습니다. '여론 호도'와 '사회적 갈등 조장' 등 다소 격한 표현도 쏟아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지가가 2000조 원 증가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증가액만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토부는 "경실련이 사용한 지가 상승률은 국가 승인 통계인 지가 변동률과는 차이가 있다"며 "2016~2018년 전국 토지 상승액은 1076조 원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실련이 발표한 땅값 상승 추정액의 절반 수준입니다.

국토부가 해명자료를 내면서 논쟁의 흐름은 '땅값 상승 2000조가 맞냐, 틀리냐'라는 진실게임 양상으로 가고 있습니다. 결코 반갑지 않은 이상한 흐름입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토지 불로소득 2000조 원"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사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하는 내용입니다. 제가 만나본 경실련 관계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현재 부동산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는 심정을 토로해 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현재 방법으로 부동산 가격을 못잡는다면 보다 강력한 여러 방안을 강구해서라도 반드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며 "부동산 문제는 정부에서 잡을 자신이 있다"고 했습니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면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집값을 제대로 잡은 적이 없습니다. 8.2 부동산대책, 9.13 대책, 종부세 인상 등도 결과적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KB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지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6억 635만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11월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8억 8014만 원입니다. 2년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매매가격이 2억 7000여 만 원이나 오른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지만 정부는 아파트 값을 잡을 유력 카드로 거론됐던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내년 4월로 미뤘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서울 아파트 시세는 상승세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김헌동 경실련 본부장은 "지금까지 집값은 줄곧 상승 국면이었고, 서울 집값은 평당 1억 이야기가 나온다"며 "그럼에도 분양가상한제 시행은 미루고, 어떤 방법으로 집값을 잡을 자신이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수치 진실게임 아닌 집값 잡기 근본 방안 논의해야

지난 3일 경실련 기자회견도 단순히 정부를 비난만 하려는 취지는 아니었을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보다 강력한 부동산 불로소득 근절 정책을 추진해 달라"는 게 경실련이 정말 말하고 싶었던 내용일 것입니다.

국토부의 주장처럼 경실련의 땅값 자료가 틀린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만 부각이 되는 것은 "달을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는 격"입니다. 논의의 초점은 "상승세를 멈추지 않는 서울 아파트 값을 어떻게 끌어내릴 것이냐"에 맞춰져야 합니다.

국토교통부는 해명자료 말미에 "정부는 경실련과 관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를 제안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국토부와 경실련이 모여서 하는 토론회에서 "집값을 어떻게 잡을 것이냐"는 고민과 토론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늦긴 했지만, 더 많이 늦기 전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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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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