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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어린이 통학안전 및 안전체계 강화를 위한 어린이 생명안전법안 통과 촉구 결의안을 발표한 후 이날 회견에 함께한 민식이 엄마 박초희씨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오른쪽은 민식이 아빠 김태양씨.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어린이 통학안전 및 안전체계 강화를 위한 어린이 생명안전법안 통과 촉구 결의안을 발표한 후 이날 회견에 함께한 민식이 엄마 박초희씨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오른쪽은 민식이 아빠 김태양씨.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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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법안이 하나도... 다른 것도 다 밀리고 있나요."
"그럼 또 내년으로? 힘이 너무 빠진다. 이야기해도 바뀌는 게 없으니까."


14일 국회 정론관 복도. 세상을 등진 세 아이의 부모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도 자리를 뜨지 못한 채 힘없이 말을 주고받았다. 기자회견 내내 눈물을 참던 한 엄마는 정론관을 나온 뒤 법안을 발의한 의원실 보좌진의 손을 잡고 무너져 내렸다. 

지난 9월 충남 아산의 스쿨존에서 차량사고를 당한 9살 민식이, 지난 5월 인천 송도축구클럽 차량사고로 목숨을 잃은 8살 태호, 2016년 사고 후 어린이집의 방치로 목숨을 잃은 5살 해인이. 이젠 어린이생명안전법안 각각의 이름으로 남은 아이들의 부모들이었다.

이들 어린이생명안전법안은 여야 다툼이 없는 비쟁점 법안임에도, 제대로 된 상임위 논의 한 번 거치지 못한 채 무한 대기 상태에 놓여 있다. 유일하게 본회의에 상정된 이른바 '한음이법(어린이통학버스 운전자 상황 확인 및 안전교육 미수 시 처벌,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도 3년 째 계류된 채 후순위로 밀려 있다. 이들 법안에 대한 국회의 무관심은 법안 통과 촉구 결의안에 응답한 31%라는 저조한 동의율에서도 극명히 드러난다.

이정미 "법안소위 한 번만 잡아주시라"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어린이 통학안전 및 안전체계 강화를 위한 어린이 생명안전법안 통과 촉구 결의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태호-유찬이법, 민식이법, 해인이법, 하준이법, 한음이법 통과를 촉구하는 피해자 부모들과 민식이법을 발의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도 함께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어린이 통학안전 및 안전체계 강화를 위한 어린이 생명안전법안 통과 촉구 결의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태호-유찬이법, 민식이법, 해인이법, 하준이법, 한음이법 통과를 촉구하는 피해자 부모들과 민식이법을 발의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도 함께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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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길에서 (송도축구클럽 차량사고 희생자) 유찬이 어머니를 우연히 만났는데, 기자회견 말씀을 드리니 이제 거기 안 갈래요, 하시더라고요. 우리 아이가 편안하고 행복하게 있길 기도하는 게 더 낫겠다고. 국회 가서 이야기한들 무슨 소용이냐, 하셨어요."

기자회견을 주최한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관련 법안이 다수 묶여 있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여야 간사들에게 거듭 법안소위 논의를 요청했다. 이 의원은 어린이 통학버스 사각지대 해소 등을 담은 '태호·유찬이법' 발의자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그 많은 법안 중 권칠승 의원의 안도 60번대로 후미진 곳에 있다"면서 "행정안전위원회 여야 간사들께도 몇 차례 주차장 내리막길 안전장치가 뭐가 어렵고 스쿨존 제대로 지키고 응급조치 빨리 하는 게 뭐가 복잡하냐, 했지만 결국 이 법안들은 소위에 올라가지 않았다. 오는 26일 행안위 전체회의가 있는데, 그 사이에 법안 소위 한 번만 잡아주시라"고 요청했다.

이어진 말에는 답답함을 넘어선 분노가 담겼다. 이 의원은 "부모들이 왜 국회에 와서 이런 이야기를 하며 사정해야 하나"라면서 "국회가 먼저 손잡고 해결해드리겠다 하는 게 순서 아닌가. 일이 거꾸로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질의응답에서도 "(행안위에) 우선처리 법안이 굉장히 많이 밀려 있다"면서 "도로교통법의 경우 복잡한 쟁점이 아니니 먼저 올려서 빨리 처리했으면 좋겠는데, 요청대로 안 되고 있다. 오늘 이후에도 며칠 시간이 있으니 법안 소위를 하루라도 꼭 잡아 논의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어린이 통학안전 및 안전체계 강화를 위한 어린이 생명안전법안 통과 촉구 결의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태호-유찬이법, 민식이법, 해인이법, 하준이법, 한음이법 통과를 촉구하는 피해자 부모들과 민식이법을 발의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도 함께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어린이 통학안전 및 안전체계 강화를 위한 어린이 생명안전법안 통과 촉구 결의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태호-유찬이법, 민식이법, 해인이법, 하준이법, 한음이법 통과를 촉구하는 피해자 부모들과 민식이법을 발의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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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의 답답함도 마찬가지였다. 충남 아산갑을 지역구로 둔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억울하고 분한 부모 마음도 하나 해결 못 하면... 개인으로서도 고통스럽지만 국회가 왜 필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법으로 바꿀 노력은 물론 예산을 통한 노력도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20대 국회를 향한 부모들의 부탁은 오늘도 이어졌다. 초점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찍혀 있었다. 고 김민식 군의 아버지 김태양씨는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다시는 우리 아이들과 같이 먼저 세상을 떠나는 아이들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제발 부탁드리겠습니다"라는 읍소도 덧붙였다.

문제는 이들 법안이 상임위 대기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오는 12월 본회의에도 상정되지 못한 채 20대 국회에서 빛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행안위 소속 홍익표 민주당 간사는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법안들이 한 번도 논의가 안 된 것은 사실이다. 답답한 상황이다"라면서 "12월 중에라도 법안소위를 열어서 금년 내 꼭 통과를 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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