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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4일 오전 10시 54분]
  
 지난 1일 권아무개씨가 현대해상 쪽으로부터 받은 '상해수술금담보 손해사정지침'에는 창상봉합술 등의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지난 1일 권아무개씨가 현대해상 쪽으로부터 받은 "상해수술금담보 손해사정지침"에는 창상봉합술 등의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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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테이블에 부딪혀 머리를 다쳤는데,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나오더라고요. (피부가) 살짝 찢어진 게 아니라 속이 들여다보일 정도였어요. 병원에서 (의료용) 스테플러로 4~5곳 정도 꿰맸는데, 보험회사는 보험금을 못 준다고 했습니다."

권아무개(37세)씨는 지난 3월 아이가 다쳐 치료를 받은 후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권씨는 2015년 4월 현대해상의 '굿앤굿어린이보험'에 가입해 놓은 상태였다.

현대해상은 일부 치료비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했지만 수술보험금 50만원의 지급은 거부했다. 의사의 조치가 '단순봉합'이므로 수술로 볼 수 없다는 이유를 댔다. 

하지만 권씨가 현대해상으로부터 받은 보험 약관에는 상해로 수술을 받은 경우 수술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권씨의 자녀를 치료한 담당의사도 통원확인서에 '수술명 : 창상봉합술'이라고 기재해 놨다. 

이를 근거로 권씨가 수술보험금 지급을 계속 요구하자 현대해상 쪽은 지난 1일 권씨에게 한 가지 서류를 보냈다. 보험사가 지난 9월 23일 이곳 소속의 손해사정사들에게 배포한 일종의 내부지침이었다.

의사는 '수술'이라는데 보험사는 '아니다'

'상해수술금담보 손해사정지침'이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수술명' 항목 아래 여러 수술 종류가 나열돼 있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 대한 지침이 담겨 있었다. 상처를 꿰매는 '창상봉합술'과 오염조직 등을 잘라내고 상처를 꿰매는 '변연절제술' 등이 보험금 미지급 대상으로 분류됐다. 

현대해상의 이같은 내부지침은 앞서 보험약관을 작성할 때 수술의 정의를 불분명하게 기재한 데서 비롯됐다.

권씨가 가입한 '굿앤굿어린이보험' 약관에는 수술에 대해 '기구를 사용해 생체의 절단·절제 등의 조작을 가하는 것'이라고만 규정돼 있다. 또 '흡인, 천자 등의 조치 및 신경차단은 제외한다'고 설명돼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의사가 환자의 특정 부위를 잘라내는 것과 같은 조작을 하는 것이 수술이고, 주사기 등으로 체액·조직을 뽑아내거나 약물을 주입하는 것은 수술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처럼 애매한 약관 때문에 상처를 꿰맨 창상봉합술을 수술로 볼 것이냐를 놓고 보험사와 가입자간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높은 상황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약관이 애매한 경우 작성자(보험사) 불이익 원칙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소비자가) 따지면 보험금을 주고, 따지지 못하면 주지 않는 사례가 그동안 많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논란이 커지면서 보험사가 '절대 지급 못한다'는 (내부) 지침을 만들고, '해볼 테면 해봐라'는 식으로 횡포를 부리는 일이 잦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계약자에 유리하게 해석하면 수술로 인정"
 
 지난 3월 권아무개씨의 자녀를 치료한 담당의사가 작성한 통원확인서. '수술명: 창상봉합술'이라고 적혀있다.
 지난 3월 권아무개씨의 자녀를 치료한 담당의사가 작성한 통원확인서. "수술명: 창상봉합술"이라고 적혀있다.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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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생각은 어떨까? 강형구 보험전문변호사는 "(약관상 수술은) '절단, 절제 등 조작을 가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반드시 절제·절단이 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봉합술도 조작을 가한 것은 맞기 때문에 계약자에 유리하게 해석한다면 수술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관을 보면 흡인, 천자 등 조치 및 신경차단 치료는 (수술에서) 제외한다고 돼있는데 (권씨의 경우)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도 "의사가 '수술명'이라고 기재한 것은 수술로 인정했기 때문"이라며 "단순 치료였다면 수술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국장은 "수술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의 약관에는 대부분 (보험금을 지급하는 항목에 대한) 수술분류표가 있는데, 권씨의 경우 보험사가 이를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당연히 분쟁사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마이뉴스> 취재가 시작되자 현대해상은 수술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대해상, 보험금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현대해상 관계자는 "관련 민원, 분쟁이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보상해주는 것으로 (방침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회사가 지난 1일 권씨에게 보낸 손해사정 내부지침을 최근 들어 변경했다는 얘기다. 이어 이 관계자는 "불편함이 있었다면 죄송하다"며 "(제보자가) 다시 연락을 취하면 지급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과 달리 권씨는 아직까지 수술보험금을 지급 받지 못했다. 

권씨 쪽 보험설계사 이아무개씨는 "다시 보험금을 요구하자 현대해상은 기존 창상봉합술에 대해선 지급하지 않고, (오염조직을 잘라내는) 변연절제술을 병행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엉뚱하게 답변했다"며 "(약관이 아닌) 내부지침대로 하겠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현대해상 측은 14일 "변연절제술의 경우에만 수술보험금이 지급된다"라고 다시 해명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최근 바뀐 지침은 (창상봉합술이 아니라) 변연절제술에 대해 수술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것이었는데 관련 부서와 소통 중 오해가 있어 잘못 전달했다"며 "변연절제술의 경우 절단·절제 과정이 있어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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