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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국가관에서 선보인 '태양과 바다(Sun & Sea)_오페라 퍼포먼스' L. 피트로이스티(런던 서펜타인갤러리 큐레이터)가 기획하고, R. 바치우케이트,, V. 그레이니트, L. 라플리테 세 작가가 참여하다
 리투아니아 국가관에서 선보인 "태양과 바다(Sun & Sea)_오페라 퍼포먼스" L. 피트로이스티(런던 서펜타인갤러리 큐레이터)가 기획하고, R. 바치우케이트,, V. 그레이니트, L. 라플리테 세 작가가 참여하다
ⓒ La Biennale di Venez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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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국가관)을 리투아니아 '태양과 바다(Sun & Sea)' 거머쥐었죠. 좀 예상 밖이죠?
"나도 깜짝 놀랐어요. 참가국 90개 중 자르디니 공원 내, 위치한 29개 국가관만 다 둘러보는 것도 사실 버거운 일이죠. 그런데 리투아니아관은 자르디니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임시 건물을 빌려서 꾸민 전시였는데, 그렇게 주목을 받게 될 줄 상상도 못 했어요. 황금사자상 수상 소식과 함께 재밌고 특별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1시간~2시간씩 줄서야 볼 수 있는 화제의 국가관이 됐죠. 마치 소문난 맛집은 외진 곳에 있어도 사람이 다 모이잖아요."

- 미술전시장이 인공해변이 되고, 모래사장에서 일광욕을 즐기네요. 휴대폰을 보고 공놀이도 하죠. 그런데 장송곡이 흐르고 사람들 환경 재앙에 대한 경고 합창을 하고.
"건물 1층에 인공해변을 만들고 20명 배우가 휴양객 연기를 하잖아요. 오페라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배우가 돌아가면서 환경 재앙을 경고하는 노래도 부르고. 그걸 2층에서 관객이 내려다볼 수 있는 하나의 극장처럼 만들어 놓은 퍼포먼스 작품이죠. 우리가 누리는 이 일상의 행복과 휴양지에서의 여유로움이 과연 미래에도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던졌어요. 지금은 우리가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이대로 가면 미래에는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일상의 행복을 꿈도 꾸지 못할 거라는 경고죠.심각한 주제인데 그걸 목소리 높이지 않고 비틀어 위트있게 표현하니까 사람들 감동하는 거죠. 어린아이, 강아지까지 포함된 20명의 퍼포머가 온종일 연기하는 건 대단한 발상이죠."

- 무거운 메시지를 눈을 즐겁게 하면서 재기발랄하게 풀었다는 말씀이죠?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오랜만에 기분 좋게 감동적으로 본 작품이에요. 환경이나 기후문제를 다루는 작가는 사실 많죠. 역대 카셀도쿠멘타나 베니스비엔날레에 참가한 상당수 작가가 다뤘던 주제에요. 그런데 이런 무거운 주제를 그렇게 유머러스하고 신선하게 풀어낸 작가는 지금까지 없었죠. 솔직히 저도 현대미술 작품을 많이 봤기에 신선하고 독창적인 작품이 더 이상 나올 수 있을까 하고 의문하는 사람 중 하나였는데 이번 리투아니아관은 정말 신선하고 독창적이고 감동적이었어요. 완전히 한 방 먹은 느낌이랄까."
  
- 2017년엔 독일이, 이번엔 리투아니아가 퍼포먼스로 수상했죠. 요즘 퍼포먼스가 주류?
"동시대 미술의 주류라기보다 미술의 다양한 매체 중 여전히 주목받는 한 장르라고 봐요. '퍼포먼스' 아트는 미술에서 비교적 늦게 등장한 매체죠. 1945년 이후 유럽과 미국, 일본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어요. 퍼포먼스라는 용어는 1970년대 초에 미술계에 통용됐어요. 퍼포먼스는 시각예술 가운데 자본주의나 미술시장, 또는 미술제도에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는 미술의 경향이죠. 베니스비엔날레가 그동안 상업적이라는 비판을 많이 들어왔기에 심사위원 입장에서는 시대정신을 반영한 비상업적인 영역에 더 점수를 줬을 거예요. 상업주의를 거부하는 작가도 점점 늘어요. 물론 퍼포먼스도 미술시장에서 점점 인기를 얻고 있죠."

- 올 수상작은 2017년 리투아니아 국립미술관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브레히트' 풍이라고요?
"비엔날레 초대되는 작품은 대부분 이전에 주요 전시회에 선보여서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에요. '브레히트'는 서사극의 창시자로, 이런 연극의 특징이 낯설게 하기죠. 그래서 감정이입이 안 돼요. 이 작품도 배우들 모습이 감정이입이 역시 안 돼죠. 그런데 보고 있으면 굉장히 강한 인상을 주죠. 서사적 구성, 낯설게 하기, 현실 비틀기 효과를 내서 그렇죠."
 
 벨기에국가관 "몬도 카네(Mondo Cane 개 같은 세상)" 전시장 내부 모습이다
 벨기에국가관 "몬도 카네(Mondo Cane 개 같은 세상)" 전시장 내부 모습이다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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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관 중 특별상 받은 벨기에관 흥미로워요. 전시명 '몬도 카네(Mondo Cane: 개 같은 세상)' 유럽 중세의 바보제를 연상시켜요. 요즘 유럽 위상이 말이 아니죠. 독일은 좀 낫지만….
"미술은 세상의 거울이에요. 민속박물관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거로 알고 있어요. 어지럽고 요지경 같은 세상에서 별생각 없이 살아가는 천태만상의 사람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 놓은 것 같아요. 민속박물관은 그 나라 고유의 전통이나 민속양식, 민족정신을 고양하기 위해 설립된 박물관이죠. 초국가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시대에 아직까지도 국가관 제도를 여전히 고수하고 근대민족주의를 부추기는 베니스비엔날레에 대한 풍자 같죠."

- 역량 있는 젊은 작가에는 주는 황금사자상(은상)은 베를린에서 작업하는 키프로스 출신 '하리스 에파미논다'(39)에게 돌아갔죠. 4년 전 '임흥순' 작가도 이 상을 받았는데.
"영상 쪽 작가가 점점 많아지는 건 사실이죠. 우리가 IT 강국이다 보니 미디어나 테크놀로지를 빨리 습득하는 작가들이 많은 것 같아요. 미디어아트 작가로 국제적으로 활약 중인 이이남 작가도 이번에 <테이트모던 시네마>에서 전시하잖아요. 그 미술관에선 '백남준' 회고전이, 미술관 시네마에선 백남준 후예인 '이이남'의 미디어아트가 상영되는 거니까 기쁜 일이죠."

- 심사위원 특별언급상 수상자는 멕시코 작가 '테레사 마르골레스'(56), 나이지리아 출신 벨기 활동 작가 '오토봉 엥캉가'(45)에게 돌아갔어요.
"'오토봉 엥캉가'는 2017년 '카셀도쿠멘타'에서도 주목을 받았던 작가예요. 나이지리아 태생이지만 10년 이상 벨기에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국제적으로 아프리카, 아시아, 발칸 등 제3세계 출신 작가 특히 아프리카계 미국작가들 떠요. 2017년 베니스의 스타작가였던 미국관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가 그렇죠. 겉으로 보면 미술계의 축이 수평을 향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아직도 그래요. 유능한 기획자라면 세계 도처로 발품 팔아 좋은 작가를 찾아야죠."
  
- 본전시(79명(팀) 참가) 황금사자상(국제전) 수상자는 미국 흑인영화감독 '아서 자파(59)'인데, 누구죠?
"1960년 생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작가죠.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하는데 원래 대학 때 전공이 건축과 영화예요. 이번 조각 작품 '커다란 바퀴(Big Wheel)'는 인상적으로 봤어요. 쇠락해 가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현재 모습과 이와 함께 고통받는 흑인 노동자의 고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인데, 트럭 바퀴 자체가 워낙 커서 시선을 압도하죠."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이전과 다른 점에 대해
 
 자르디니 본 전시장 앞에 안개처럼 뿌연 연기가 있는 것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비유한 설치미술이다. La Biennale라는 단어가 잘 안 보인다.
 자르디니 본 전시장 앞에 안개처럼 뿌연 연기가 있는 것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비유한 설치미술이다. La Biennale라는 단어가 잘 안 보인다.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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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행사가 과거와 다르게 참가 수는 줄고, 여성 작가가 많아졌다면서요?
"이번 전시는 여러모로 파격적이에요. 그동안 참여 작가수가 120~160명 정도, 이번에는 작가 수가 거의 반으로 줄었고, 그중 절반이 여성, 그리고 다 생존 작가로 구성됐다. 게다가 79명 중 29명이 1980년대 생이에요. 심지어 1990년생 작가도 있어요. 전시된 작품은 모두 2010년 이후에 만들어진 거죠. 작가의 국적도 아프리카나 아시아, 발틱 국가 등 제3세계 출신들이 많이 포함됐어요. 한마디로 더 젊어지고 새로워지고 공평해진 전시였어요.

비엔날레가 그동안 미국과 서유럽 중심, 백인 남성 중심, 유명 화랑이 후원하는 유명 작가 중심으로 흘러왔던 것도 사실이죠. 어떻게 보면 비엔날레 124년 역사 동안 중심의 축이 너무 한쪽으로 쏠렸는데 이제야 바로 놓으려고 한 것 같아요. 그런데 국제 전시 경험이 적은 젊은 작가가 많으면 사실 전시 '질(quality)'을 떨어져 리스크가 높죠."

- 베니스를 보는 요령, 옥석을 가리고 즐길 수 있는 기준이 있다면?
"미술은 취향의 문제기 때문에 옥석이 따로 있는지 모르겠어요. 비엔날레에 초대된 작가는 이미 검증된 작가이기 때문에 나이가 어려도 아마추어 작가는 아무도 없죠. 다만 슬기롭게 베니스를 보는 팁을 알려드린다면, 사전에 베니스비엔날레 홈페이지 들어가서 기본 정보는 챙기는 게 좋아요. 이번 주제와 전시장 지도, 수상자 리스트 정도만 알고 가도 굉장히 도움이 돼요. 솔직히 제대로 다 보려면 일주일도 모자라요. 그냥 마음 비우고 즐기면 돼요."

이전 베니스 특별전과 총평에 대해
  
- 비엔날레 본 전시 외 특별전이 현장에서 보니 많던데 그런 전시도 보셨는지?
"보통 비엔날레 본 전시와 별도로 30여 개의 '특별전'이 섬 전역에서 열려요. 공식적 특별전만 20개가 넘어요. 이 기간에는 운하마저도 전시장으로 변하고요. 저는 4개 특별전을 봤어요, '프랑수아 피노' 재단이 운영하는 '그라시 궁전미술관(Palazzo Grassi)'에서 '벨기에 작가, 뤼크 튀이먼'전(위 1번째), 역시 같은 재단이 운영하는 '푼타 델라 도가나(Punta della Dogana)'의 37명 그룹전인 <장소와 기호>전, 그리고 '프라다 재단'에서는 이탈리아 작가인 '쿠넬리스'의 대회고전을 봤고요, '다빈치 500주년'이 열린 '아카데미아'미술관에서는 그 유명한 '인체비례도'도 봤어요. 그 1층에는 현대독일미술의 거장 '바젤리츠'전이 열렸어요. 가보진 못했으나 '베니스시립미술관(Palazzo Fortuny)'에서 열린 '윤형근 회고전'(아래)이 "이번 비엔날레의 진정한 발견"이라는 큰 찬사를 받았다고 들었어요."
 
 '윤형근' 회고전이 열리는 베니스시립미술관 내부 전시장 모습이다.
 "윤형근" 회고전이 열리는 베니스시립미술관 내부 전시장 모습이다.
ⓒ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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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에는 첼시, 런던에는 이스트런던, 서울에는 인사동 등 예술 거리가 있는데 베니스는?
"그런 자성의 목소리가 몇 년 전부터 베니스 미술계 내부에서 나왔어요. 지금 베니스에 새 바람이 불고 있어요. 올해 5월 베니스비엔날레 오픈에 맞춰 '주데카(Giudecca)' 새 미술지구가 생겼어요. 베니스 최초의 미술지구죠. 특정 기간에만 열리는게 아니라 1년 내내 열려요. 이번 기간에만 60여 명 작가의 20개 전시가 소개되었어요."

- 이제 베니스비엔날레 총평을 좀 해주시죠. 이번 행사에 주고 싶은 점수는?
"올해 비엔날레는 한마디로 'New Face, New Art, High Risk'로 정리할 수 있어요. 이번 전시는 여러모로 실험적이었고 그만큼 리스크도 컸어요. 감독이 미국 출신이면서 영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서 그런지 작품의 밸런스는 잘 맞춘 것 같아요. 사회 비판을 하되 이전처럼 공격적이거나 전면적이지는 않고 대체로 한 톤 낮추거나 세련되게 연출한 작품이 많이 눈에 띄네요. 전반적으로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전시였다고나 할까? 여전히 난민, 환경, 기후변화, 인종차별, 성소수자, 빈부격차 등 이 시대의 첨예한 이슈를 다룬 작품이 많죠. 하지만, 연출방식이 이전 행사 때보다 훨씬 세련되고 다양해진 느낌을 받았어요.

회화나 조각, 사진, 영상, 설치 같은 기존 매체가 여전히 주를 이루었지만, 홀로그램, 3D 프린팅,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뉴아트가 늘어난 것도 하나의 특징이죠. 중요한 건 비엔날레라는 이름에 맞는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볼 수 있느냐죠. 관객의 시각이 아니라 의식을 깨우는 작품을 볼 수 있는 행사여야 해요. 저는 이번 행사에 '7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정도면 후한 점수죠."

덧붙이는 글 | 덧붙이는 글 | 베니스비엔날레 홈페이지 https://www.labiennale.org/en
베니스비엔날레 수상자 https://www.labiennale.org/en/news/biennale-arte-2019-official-awards
[1] '한국호랑이', 베니스비엔날레를 향해 '호령'하다 http://omn.kr/ohy5
[2] 베니스비엔날레 위원장님께 보내는 공개편지 http://omn.kr/n7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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