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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18민주화운동(이하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주장한 지만원 씨가 5월 단체에 억대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5월엔 인터넷 매체 '뉴스타운'에서 한 주장에 대한 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이었고, 10월엔 <5‧18영상고발>이라는 책에서 한 주장에 대한 손해배상 판결입니다. 그는 북한군 지칭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난 15일 열린 형사재판 공판에서 지만원 씨는 자신을 고소하고 법정에 증인으로 나섰던 유공자 또는 유가족들이 실제 5‧18 유공자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국가보훈처에 사실조회 신청서를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다투거나 대립할 사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5‧18에 대한 왜곡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각이 바로 잡히지 않는 데에 언론의 역할은 없을까요? 민주언론시민연합은 7~9월에도 5‧18과 관련한 언론 보도를 모니터했습니다.

5‧18 모니터에서도 '이슈'에 집중하는 종편 시사‧대담 특성 보여

7~9월 두 달 동안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나온 5‧18 관련 대담을 모니터한 결과, 총 12개 프로그램에서 85분만 5‧18을 다뤘습니다. 물론 5‧18 39주기나 전두환 씨 재판 등이 몰려있던 상반기를 지나 큰 이슈가 없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망언 의원 3인방 중 징계가 끝나 7월에 최고위원으로 복귀한 김순례 의원 때문에 대담 분량이 늘었습니다. 또한 8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씨가 5‧18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한 것이 알려지면서 이 또한 종편 대담에서 언급됐습니다. 즉, 논란이나 사건이 있을 때만 '반짝' 아이템을 다루고, 특별 기획이나 특집 대담 같은 건 다루지 않는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의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김순례 의원도,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참배 소식도 모두 다루지 않은 종편 프로그램으로는 TV조선의 <보도본부핫라인>과 <강적들>이 있었습니다.
  
 △ 5?18 관련 7~9월 종합편성채널 시사?대담 프로그램 방송시간(단위: 분) (7/1~9/30) ⓒ민주언론시민연합
*JTBC <세대공감>은 7/19일 방영종료. 7/22일 자로 <뉴스ON>으로 변경됨.
 △ 5?18 관련 7~9월 종합편성채널 시사?대담 프로그램 방송시간(단위: 분) (7/1~9/30) ⓒ민주언론시민연합 *JTBC <세대공감>은 7/19일 방영종료. 7/22일 자로 <뉴스ON>으로 변경됨.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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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방송 시간에도 문제 발언 나오는 종편

그러나 5‧18에 대해 많이 다루거나 적게 다루는 것 자체만으로 비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지난 5월처럼, 각종 진상규명 정황이 나오는 데도 방송하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다면 이는 '보도량이 적다'고 비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5‧18과 관련해 문제 발언이 나온다면, 이는 방송을 해도 문제입니다.

지난 7월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종편의 일부 패널들이 '가짜 유공자'와 같은 발언을 꺼냈습니다.

MBN <뉴스&이슈>(7/25)에선 5‧18 유공자에 '가짜도 있을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이 방송됐습니다. 자유한국당의 김순례 최고위원 복귀 소식을 전하면서 김은혜 앵커가 "그 정도 징계밖에 못 했다 할지라도 부담스럽게 작용될 수 있거든요"라고 하자 이에 정태원 검사 출신 변호사가 "글쎄 이분이 사실 5‧18 유공자에게 괴물이라는 표현을 썼거든요. 그러니까 5‧18 유공자 중에 가짜도 있겠죠"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바로 이어서 "'5‧18 유공자는 괴물' 이런 표현은 부적절한 표현이고…"라고 정태원 씨 스스로 부연 설명하긴 했지만 '유공자 중에 가짜도 있다'며 은근슬쩍 유공자분들을 폄하하는 발언을 이미 한 셈입니다.

MBN <아침&매일경제>(7/18)에서 또한 김순례 최고위원 복귀에 대해 거론하면서 문제 발언이 나왔습니다. 이상훈 앵커가 자유한국당 징계 상황에 대한 의견을 윤영걸 전 매경닷컴 대표에게 묻자, 윤영걸 씨는 자유한국당에 EQ가 부족하다며 비판하는 듯했지만 도리어 김순례 의원의 5‧18 망언을 옹호했습니다.
 
 △ 5?18 망언의 배경이 이해된다는 윤영걸 씨(7/18)
 △ 5?18 망언의 배경이 이해된다는 윤영걸 씨(7/18)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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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걸 씨는 "(자유한국당이) 지능 지수는 굉장히 높아요. 다들 변호사, 옛날에 판사 한 자리씩 다 출세한 사람이니까 IQ는 높아요. 다 문제가 없는 거 다 알아요. EQ, 마음의 감성지수. 아픈 사람하고 공감하는 능력. EQ가 너무 부족한 것 같지 않아요? 제일 피해야 할 게 세월호. 304명의 청소년들, 청년들이 희생됐잖아요, 5‧18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됐잖아요. 또 일본하고 관계, 위안부, 여성 문제잖아요. 이 문제는 진짜 조심조심해야 해요. 일단 김순례 의원 말도 배경은 이해가 가요. 엉터리 유공자들 5‧18 많으니까 그거 좀 가려내서 밝히자. 이 이야기인데 꼭 그렇게 말을 EQ가 부족하니까 저렇게 험하게 하냔 말이죠"라며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엉터리 유공자'라는 표현으로 진짜 유공자와 가짜 유공자가 있는 듯 편을 나눠서 설명한 것은 물론, 위 사실들을 언급하면서 마치 그들이 아픈 사람이라서 공감해야 하는 것처럼 묘사하면서 피해 주체들을 뭉뚱그려 묘사한 점 모두 문제입니다.

'가짜 유공자'라는 발언은 역사적 사실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5‧18 유공자와 그 유가족들의 실체를 부정하는 혐오 표현입니다. 팩트체크도 이미 여러 번, 여러 곳에서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JTBC의 <팩트체크/명단 공개? 가짜 유공자?…5‧18 망언 검증>(2/12)에 따르면 5‧18 유공자를 선정할 때 15명으로 구성된 보상심의위원회가 법에 따라 결정하기 때문에 특정 정권이나 세력이 좌지우지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심사위원회는 2016년, 즉 박근혜 정부하에서 꾸려졌습니다.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주장 또한 법원에서 위법임을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크게 변화시킨 사건'으로 일본의 식민지배 꼽은 최병묵

기타로 분류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8/9)에서는 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경기교육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와 관련한 패널들의 비판이 나왔습니다. 조선일보는 <5·18, 6월 항쟁, 촛불시위 등 6개 중에 2개 고르라는 경기교육청의 설문조사>(8/9 김연주 기자)에서 경기교육청이 '지난 100년간 대한민국을 변화시킨 역사적 사건을 고르라'는 캠페인을 열었는데 예시로 든 6개 사건이 모두 민주화와 관련 있다며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것이 정치다>에서도 이를 다루며 경기교육청을 비판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이를 과도하게 비판하려다 보니 대한민국을 변화시킨 역사적 사건에 '일본의 식민지배'가 들어갔어야 한다는 기상천외하고도 어이없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윤정호 앵커가 "경기 교육청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지난 100년간 대한민국을 변화시킨 역사적 사건을 고르라, 이 설문을 하는데요. 6가지를 예시로 했습니다. 동학농민운동. 3‧1운동, 4‧19혁명, 5‧18 민주화 운동, 6월 항쟁, 촛불 민주주의. 6개를 올렸습니다. 100년간 역사적 사건, 대한민국을 변화시킨 역사적 사건이 이 6개로 압축이 된 모양입니다. 김관옥 교수님, 전부 다 운동인 것 같습니다"라며 먼저 운을 띄웠습니다. 전부 다 '운동'인 것이 문제라는 뉘앙스가 진행자의 발언을 통해 먼저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그러자 김관옥 계명대 교수가 "사건이라고 지금 규정을 했기 때문에 지금 그 하나의 사건들을 중심으로 해서 이제 이야기를 한 거죠"라면서 경제 성장 같은 것은 흐름 속에서 나온 것이지, 사건으로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 본부장이 "사건에 관해서 과연 지금 말씀하신 대로 운동이나 의거나, 학생 운동이나 촛불이나 이 사건만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우리나라를 100년 동안 변화시킨 어떤 역사적인 사실들이 뭔가, 이렇게 물어봤다고 저희들은 생각하는 게 일반적입니다"라고 하면서 경부고속도로 개통이나 한강의 기적을 포함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여기서 묻고 있는 건 '국민이 하나가 된' 사건을 말하는데 정부 주도의 사업 등을 보기로 넣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설문조사가 무엇을 묻고 있는지 파악도 못 하고 논평하고 있었습니다. 
 
 △ 역사적 사건으로 식민지배를 든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8/9)
 △ 역사적 사건으로 식민지배를 든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8/9)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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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발언은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을 통해 나왔습니다. 송국건 씨 발언에 이어 최병묵 씨가 "우리가 상식적으로 보면 (중략) 지난 100년 동안 대한민국을 가장 크게 변화시킨 사건이 뭐죠? 우선 한일.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는 거 만큼, 그거 나라를 잃었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경기교육청이 '국민이 하나 된 역사적 순간' 중에서 '지난 100년 동안 대한민국을 가장 크게 변화시킨 사건'을 묻고 이는데 일본의 식민지배를 보기에 넣었어야 한다는 희한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반박의 가치도 없는 발언입니다. 윤정호 앵커 또한 "광복절 말씀하시는 거예요?"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최병묵 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러니까 1910년도 있었고 거기서 해방됐던 광복절도 있고. 고단했던 대한민국을 가장 크게 변화시킨 게 뭡니까? 북한의 남침이에요. 그 남침 때문에 얼마나 많은, 아니 한국을 바꾼 역사적 사건이라고 하는데. 그것 때문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까? 거의 대한민국이 없어질 뻔했는데. 그렇잖아요"라며 궤변을 이어갔습니다. 설문조사가 뭘 묻고 있는지도 모르고 TV에 나와 TV조선 해설위원이랍시고 논평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 캠페인 페이지에서는 '신분, 빈부, 지식, 성별, 세대의 구분 없이 위기의 순간 나라를 지킨 이는 국민'이라며 '국민이 하나가 되었던 가장 역사적인 순간'을 묻고 있습니다. 즉, 단순히 대한민국을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변화시킨 일을 묻는 게 아닙니다. 캠페인의 취지를 하나도 이해하지 못한 진행자와 패널이 해당 캠페인을 비판하겠다며 전파를 낭비하고 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7월 1일~9월 30일 TV조선 <강적들>, <보도본부 핫라인>, <신통방통>, <이것이 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 <뉴스TOP10>, <정치데스크>, MBN <뉴스와이드>, <뉴스파이터>, <뉴스BIG5>, <아침&매일경제>, JTBC <세대공감>(~7/19), <뉴스ON>(7/22~)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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