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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좋은예산연구모임'은 군민들 주도로 국민이 낸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살펴보는 모임으로 2014년부터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곡성군수 등의 업무추진비와 관용차량 운행내역을 꾸준히 모니터링해오고 있는데 2019년도에 모니터링한 내용을 <오마이뉴스>에 발표합니다. 아래 내용은 곡성군 사례이지만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도 그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알리고자 하는 뜻입니다. - 기자 말


정부 예산 중 '업무추진비'라는 항목이 있다. 지난해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청와대 비서실 업무추진비 부당사용을 지적해 논란이 된 바로 그 항목이다. 

업무추진비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이 기관을 운영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등 공무(公務)를 처리하는 데 사용하는 비용을 지칭하는 것으로 정부 부처, 국회, 공공기관 등의 예산 어디나 들어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도 마찬 가지로 포함돼 있다.

기획재정부 발표에 의하면 2018년 대한민국 예산은 총 지출이 425조9223억 원이었고 그중 업무추진비는 1583억 원으로 0.037%를 차지했다고 한다.

곡성에서는 군민들 주도로 국민이 낸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살펴보는 '곡성좋은예산연구모임'이 꾸려졌는데 2016년부터는 정보공개 청구해 받은 자료에 의거해서 군수, 부군수 및 군의회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꾸준히 들여다보고 있다. 업무추진비가 예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그 집행 실태가 전체 예산 집행의 엄정성 여부를 보여주는 잣대가 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간담회'라고 쓰고 '식사'라고 읽는다 
 
 정보공개 청구 결과, 곡성군 업무추진비 중 상당수가 '간담회' 명목으로 식당에서 사용됐다.
 정보공개 청구 결과, 곡성군 업무추진비 중 상당수가 "간담회" 명목으로 식당에서 사용됐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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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곡성군 예산 총 지출은 3641억6000만원이었고, 업무추진비는 2억9800만 원으로 0.082%를 차지했다.

이중 군수, 부군수가 사용한 업무추진비 총액은 1억1650만9540원이었고 곡성군의회에서 사용한 업무추진비 총액은 1억1317만3919원(의정공통운영경비 포함)이었다.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보면 '간담회'라는 명목으로 집행된 건이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곡성군 경우 2018년 군수, 부군수 전체 업무추진비 집행 건수의 70% 정도, 군의회 의장, 부의장의 경우는 90% 정도가 간담회 명목으로 집행되었다.

업무추진비 내역을 처음 봤을 때는 간담회가 문자 그대로 일종의 회의인 줄 알았다. 그런데 간담회 장소의 100%가 식당이었다. '군청이나 의회에 잘 꾸며진 회의실이 있는데 왜 식당에서 간담회를 할까' 의아했다. 간담회라고 쓰고 식사라고 읽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건 그 다음이다.

정보공개 청구해 받은 자료에 의거해서 2018년 곡성군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보면 곡성군수 179회 4296만9300원, 부군수 166회 2628만100원으로 총 345건 6924만9400원이 간담회비로 사용됐다.

곡성군의회는 의장 112회 1787만5849원, 부의장 48회 1078만5200원, 의정공통운영경비 134회 2994만410원이 간담회비로 사용돼 총 294건 5860만1459원이었다.

1년 평균 근무일수를 245일로 잡으면 군수, 부군수, 군의회의장(의정공통운영경비 간담회에도 참석) 등은 평균 이틀에 한 번 이상 국민의 세금으로 식사를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업무 추진을 위해 불가피하게 식사가 필요할 때도 있겠으나 이처럼 빈번하게 식사를 해야만 하는지, 간담회를 할 때마다 반드시 식사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간담회, 누구와 할까

업무추진을 위한 간담회니 군정 및 의정 시행 추진에 필요한 외부관계자와 회의를 하거나 접대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간담회의 참석 대상을 살펴보면 의외로 곡성군청과 곡성군의회 내부 공무원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군수의 경우, 내부직원과의 식사가 간담회 항목의 79%를 차지했다. 부군수 경우, 곡성군에서 간담회 참석자를 공개하지 않아 파악할 수 없었다. 군의회의 경우는 의원, 의회사무과 직원, 수행원 등을 내부 직원으로 볼 때 간담회 항목의 50~60%가 내부직원들과 식사한 것이다.

간담회의 장소로 적혀있는 식당 상당수는 음식값이 비싸서 서민들은 큰 마음을 먹어야 갈 수 있는 곳이다. 이런 곳을 단체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은 수시로 드나들며 밥을 먹을 수 있다니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문제는 이 식사비용이 업무추진비라는 이름으로 모두 우리 혈세에서 나간다는 점이다.

2018년도 곡성군수, 부군수, 군의회 등의 업무추진비 중 총 1억2785만859원이 간담회, 즉 밥 먹는 데에 쓰였으니 '웬 밥을 그리도 많이 드십니까' 하는 소리가 안 나올 수 없다. 국민의 세금으로 지불하는 간담회라는 명목의 식사, 특히 내부직원과의 빈번한 식사가 업무에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돌아보고, 만일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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