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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퍼실리테이션과 퍼실리테이터
 

- 정의: 참여자들의 숙의를 통한 1) 문제 구체화·문제 해결·아이디어 창출 2) 그에 관한 합의·협의·조정 3) 이 과정에서의 교육·학습·상호변화·지식 창출 등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활동 

퍼실리테이터는 소통의 장을 만든다. 각기 다른 참여자들의 생각들을 드러낼 수 있도록 촉진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하고 정리한다. 각기 다른 참여자들을 연결하여 잠재된 협력의 역량을 끌어낸다. 참여자들의 의견들을 요약하고 정리하여 구조화하여 제시한다. 소통의 장에 참가하는 참여자들의 주도적 참여를 독려하여 더 나은 숙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모든 지혜를 발휘한다.

2. 퍼실리테이션의 몇 가지 전제
 

갈등은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 일상의 필연적인 일부분이다. 갈등이 파괴적으로 극단화되지 않고 비폭력적·평화적 전환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생산적인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로의 피할 수 없는 차이를 환영하라. 다른 의견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서로 배움을 통한 상호발전을 위해 깊이 소통해야 할 이유이다. 
  
모든 참여자들게는 숙의를 통해 함께 대안을 찾아갈 수 있는 잠재적 힘이 내재해 있다. 그 힘이 항상 경험에서 현실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한 과정에서 때로 현실화한다. 그러한 힘이 없다고 비관적으로 생각한다면 숙의도 공동의 대안 구성도 불가능해진다. 민주적 토론을 촉진해야 할 퍼실리테이터는 이 힘을 믿어야 한다. 
  
숙의의 목적이나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참여자들의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 강화에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지금 당장 부족하고 실패할지라도 역량 강화 된 시민들은 더욱 잘 소통하고 토론하여 공론을 형성해 낼 수 있을 것이다. 

3. 퍼실리테이터가 가져야 할 자세
 

퍼실리테이터는 중립적이어야 한다. 참여자들의 토론 내용에 관여하지 않고 숙의의 프로세스를 관장해야 한다. 참여자들의 말에 대한 주관적 판단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퍼실리테이터는 겸손해야 한다. 겸손함은 참여자에게 말을 할 수 있는 힘을 주기 위해 자신을 낮추어 상대를 존중하는 일이다. 퍼실리테이터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은 무시  당해야 할 일이 아니라 참여자들의 자신감과 적극성을 높이는 일에 필수적이다. 
  
퍼실리테이터는 평등한 관계를 지향해야 한다. 퍼실리테이터는 참여자들이 결정권,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시공간의 점유, 경청과 관심받음의 빈도를 가능한 한 동등하게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는 퍼실리테이터 본인의 비중을 현저하게 낮춰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참여자들의 말에 골고루 공평하게 반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평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리액션의 차원도 있지만 참여자들의 의견을 요약하고 연결하는 과정에서의 반응의 차원이기도 하다.
  
퍼실리테이터는 참여자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해야 한다. 참여자와 퍼실리테이터 사이의 상호작용보다 참여자들 사이의 소통, 이해, 공감, 교류, 협동, 관찰, 비교 등을 증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4. 퍼실리테이터의 역할
1) 숙의를 위한 평등한 상호 소통의 분위기 마련
 
(1) 환대의 시작: 아이스 브레이크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참여자를 환대해야 한다. 
  
본격적인 숙의 토론에 앞서 각자 돌아가며 정해진 시간 내에 자기소개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정해진 시간 내에 하는 것은 '투머치토커', 즉 특정 참여자의 시간 독점이라는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공평한 시간 배분은 정해진 시간 내에서의 민주적 토론에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나이, 직책 등 위계와 관련될 수 있는 내용보다는 인생의 화두나, 요새 관심이 있는 분야들과 관련하여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퍼실리테이터가 먼저 시범을 보이면 쉽게 이루어진다. 
  
구성원들이 서로를 인지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참가자들이 다른 참가자들에게 한 번씩 말을 실제로 하는 경험을 하도록 함으로써 긴장을 없애는 의미도 있다. 
 
물론 카드에 키워드를 적고 키워드에 대해 설명을 하는 등, 여러 가지 기법을 통한 아이스 브레이킹을 할 수도 있다. 

(2) 안전한 '서로 배움'의 테이블
 
참여자가 자기 생각과 느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으며, 그렇게 표현하고 보니 각기 다른 생각들이 모두 환영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안전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3) 상호 경청의 분위기 마련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고 과하지 않은 추임새를 넣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며 상대방의 이야기에 온 신경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다른 참가자들이 말을 하는 참여자의 말을 집중하여 듣도록 하기 위함이다. 

상대방을 지도하거나 통제하려 하지 않는다. 숙의는 동등한 개인들의 의견 교환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같은 말을 되풀이하지 않는다. 여러 사람이 지치지 않고 깊이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효율적으로 핵심과 이해를 돕기 위한 부가 설명 및 사례 제시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공감적 이해를 하며 듣는다. 이해 없는 공감은 친밀한 관계 형성에 일정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토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감 없는 이해는 토론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상호변화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상대방의 진솔한 이야기에 상당 부분 공감하면서도 논리적인 설득력과 관련된 이해를 추구할 때에 상호변화를 위한 숙의가 가능해진다. 

(4) 상호 간 다양한 대화가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분위기의 마련
 
'내 말이 틀리면 어떡하지?' '창피당하면 어떡하지?' '무시당하면 어떡하지?' '정말 말해도 될까?' 이와 같은 강박에 따라 말을 못 하게 되는 상황을 넘어서야 한다. '모든 의견은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 '각자의 의견들이 모여 더 좋은 의견이 될 수 있다'와 같은 식의 의미 부여를 통해 자유롭게 말 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모 아니면 도' '이쪽이야 저쪽이야?' '그래서 결론이 뭐야' 등의 이분법과 결정론적 관점을 넘어서야 한다.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비슷하지만 좀 더 나은 의견을 찾아갈 수 있다' '다르면서도 조합할 수 있다'와 같은 수많은 의견의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음을 알리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2) 요약, 연결, 정리, 공유
 
(1) 요약과 연결


참여자의 의견을 요약하는 것은 다른 참여자들과의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서로 간의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요약은 연결이기도 하지만 참여자들 간의 관계를 맺는 것이기도 하다. 

요약의 연결은 논의의 심화를 촉진할 수 있다. 요약은 논의를 압축하고 새로운 논의와의 결합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네가 말하는 것은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말하는 것은 '이해'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 둘 다 '소통'에서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공감적 이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지 않을까? 공감적 이해는 공감 없는 이해, 이해 없는 공감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키워드를 통한 요약은 훨씬 더 복잡하고 풍부한 논의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가시화하기 좋고 요약의 연결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여러 키워드의 조합은 복잡하고 깊은 논의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 된다. 

요약을 통한 연결의 과정에서 토론의 참여자들은 자신들이 인정받는 느낌을 받게 되고 성장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단 섣불리 자주 요약하려 들면 참여자들의 충분한 의견 개진을 가로막거나 의견을 납작하게 만들 수 있으니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 모든 참여자가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만 같은 말이 반복되며 평행선을 긋는 논쟁이 반복하여 발생할 경우 중간 정리 및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더 듣는 방식으로 개입이 필요하다.

(2) 정리와 공유 
  
퍼실리테이터는 참여자들의 말의 핵심을 빠뜨리지 않고 기록해야 한다. 앞서 말한 요약의 연결을 정리하는 것은 구조화, 체계화의 작업이기도 하다. 숙의의 구조화, 체계화라는 정리 작업은 논의 테이블의 종합적인 의견을 벼려내는 과정이다. 이는 연결하기 어려운 논의를 토론을 통해 배제하는 과정을 포함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정리된 논의들은 작은 공론이라 할 수 있다. 여러 테이블의 논의가 있었다면 테이블별 공론을 함께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더욱 다양한 의견들의 교류를 촉진할 수 있다. 그리고 모두의 투표 과정 등을 거쳐 순위를 매김으로써 숙의를 거친 후의 공론을 확인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숙의의 결과를 잘 공유하는 것 역시 퍼실리테이터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이다. 
 
5. 퍼실리테이터의 몇 가지 기술

(1) 
이야기의 마지막 단어를 반복하라. "역시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2) 키워드를 반복하라. "토론에 있어서 퍼실리테이션 능력은 중요한 스킬입니다." "앞으로는 퍼실리테이션이 대세겠어요."

(3) 이야기를 자신의 언어로 정리하여 반복한다. "열심히 진심으로 듣고 공감하는 것은 소통에 필수적이에요." "이를테면 진심 어린 경청인 셈이네요." 

(4) '정말' '과연' 등의 추임새를 넣으면 좋다. 

(5) 통제가 아닌 독려가 필요하다. 시작 시간의 재촉, 출석 체크도 권력자를 드러내는 일일 수 있다. 퍼실리테이터가 통제 욕구에서 해방된 것이 중요하다. '~하면 안 된다'는 부정적인 어법보다는 '~하는 것이 좋다'는 긍정적인 어법으로 말할 필요가 있다.

(6) 이분법적 접근이 아닌 다원적/창발적 접근이 필요하다. 즉각적인 답, 하나의 정답, 양자택일 토론, 암시된 결론을 권장하지 않는다. 개방적 태도로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양한 의견/감성/가능성이 마구마구 제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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