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26일 오전 청와대 앞길(춘추관~분수대)에서 바라본 청와대 본관의 모습.
 26일 오전 청와대 앞길(춘추관~분수대)에서 바라본 청와대 본관의 모습.
ⓒ 권우성
 
한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현재 농성 중인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을 상대로 "없어지는 직업"이라고 발언해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13일 오후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노동계 반발이나 노동정책의 후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도 없어지는 직업이라는 게 눈에 보이지 않나"라고 발언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개별 회사가 해결할 수 없는 도전에 대해 감당 못하면 회사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고위관계자의 발언은 자율주행차 등 최근 자동차 업계의 기술 발전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민주노총 "하염없이 천박" 

민주노총은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두고 "노동인식이 하염없이 천박하다"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14일 성명서를 통해 "청와대가 저속한 노동관을 여과없이 드러냈다"면서 "뜬금없이 정부의 위장도급 범죄 피해자에 대해 위로는커녕 없어질 직업이라고 악담하는 건 대체 무슨 정신인가"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어 "'가만히나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이 있다"면서 "여름부터 피눈물 나는 농성을 벌이고 있는 톨게이트 노동자의 처지와 심정에는 애당초 관심조차 없던 것으로 치겠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료쯤 되는 인사가 노동과 고용 정책에 대한 별다른 고민 없이 이들의 직업이 없어질 것이라고 악담하며 본질을 왜곡해서야 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OECD 주요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을 절약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상대적으로 노동친화적인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시켰지만, 우리 기업들은 로봇과 자본을 쏟아부어 일자리를 줄여왔음이 알려졌다"라면서 정부의 전반적인 노동 정책 기조를 비판했다.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은 지난 8월 29일 대법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바 있다. 요금 수납원들 역시 한국도로공사의 근로자로 '직접고용'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민주노총 김형석 대변인은 14일 오전 <오마이뉴스>에 "지난 주말 고위관계자의 입을 빌려서 말한 내용은 사실상 청와대의 인식이 아니겠나"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최근 을지로위원회가 (한국노총과) 중재했는데 여기에 청와대는 환영하는 입장을 냈지 않나. 대법원 판결과는 달리 요금 수납원들 개개인이 전부 다 법원에 가서 판결을 받아오라는 건데, 이는 악덕 민간업자와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요금 수납원 "책임감 있는 방안 요구한 것"
 
  민주연합노조, 공공연대노조, 한국노총에 소속된 서울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한국도로공사 교통센터 서울톨게이트 일대에서 정규직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약 1500명의 해고된 수납원들은 용역회사와 계약만료 후 한국도로공사가 자회사를 설립하여 채용을 전환하려고 하자 직접고용을 요구 했고 그 과정에서 해고 되었다.
 민주연합노조, 공공연대노조, 한국노총에 소속된 서울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7월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한국도로공사 교통센터 서울톨게이트 일대에서 정규직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약 1500명의 해고된 수납원들은 용역회사와 계약만료 후 한국도로공사가 자회사를 설립하여 채용을 전환하려고 하자 직접고용을 요구 했고 그 과정에서 해고 되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도명화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장은 14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이번 발언은 요금 수납원들에 대한 고용 대책 자체를 고민하지 않았다는 말로 들린다"고 밝혔다. 

이어 도 지부장은 "요금 수납원들이 수납 업무만 하는 게 아니라 자동화된다고 해도 대체 업무들이 나온다. 일자리 자체가 완전히 없어지는 게 아니고 상황에 맞춰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는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며 "'없어질 일자리'라는 발언은 지금 하는 투쟁을 완전히 기만하는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도 지부장은 "지금 투쟁은 좀 더 책임감 있는 정부의 대처 방안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톨게이트 문제의 핵심은 불법을 바로 잡느냐 아니냐다, 불법을 바로 잡으라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 '없어질 업무'라고 발언하는 건 그 자체로 불법을 옹호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상임활동가는 이어서 "세상에 없어질 업무는 많다, 그러나 노동자들에게 폭력적으로 책임을 전가하느냐 아니면 대안을 같이 모색해가느냐가 제대로 된 사회인가 아닌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상임활동가는 "없어질 업무라면서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건 이 정부가 그야말로 폭력적인 노동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보 및 문의사항은 쪽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