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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을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을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은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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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언행이 수상하다. 최근 재계 인사와의 만남 이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4일 경제 4단체장과의 청와대 오찬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경제단체장의 규제 완화 요구에 대해서 대통령은 크게 두 가지 분야의 검토·보완을 약속했다. 

첫째는 '주52시간제 노동시간 단축'을 보완하거나 확대 시행 유예에 관한 것이고 둘째는 소위 '가습기살균제법'으로 불리는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과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규제 완화에 관한 것이었다.

대통령의 말은 곧 공식화됐다. 나흘 뒤인 10월 8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통해 '주52시간제에 대해서 50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 경제계의 우려가 많으므로 보완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행은 빨랐다. 곧이어 11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 달 10월 안으로 52시간 근무제 보완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일정을 못박았다. 정부 차원의 대책으로는 시행시기 연기, 계도기간 부여, 단계적 시행 등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52시간제는 2020년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에도 시행될 예정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만났다. 지금까지 무려 아홉 번째 만남. 이날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에서 개최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강국' 주제의 협약식 축사에서 삼성을 추켜세웠다. 삼성과 충청남도가 13조 원 규모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을 체결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전해주신 이재용 삼성 부회장, 양승조 충남도지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은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라고 화답했다. 

'일본 탓'으로 시작된 경제계의 꼼수? 
 
문 대통령,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대책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30대 기업을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기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5대 그룹을 포함해 총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 30개사와 경제단체 4곳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30대 기업을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기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5대 그룹을 포함해 총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 30개사와 경제단체 4곳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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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지난 7월 1일 시작된 일본의 핵심 부품 및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가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기습적인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7월 10일, 청와대에서는 대기업 총수를 비롯해 주요 경제계 인사들과의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재계는 한 목소리로 일본에 대응하기 위해 화관법과 화평법의 개정 그리고 탄력근로제 범위 확대 등 노동유연성에 대한 건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보수 언론이 일제히 거들었다. <중앙일보>는 '화평법 풀면 실패한 대통령 이랬던 김상조, 규제 풀겠다', <조선일보>는 '반도체 소재 국산화, 환경규제로 골든타임 놓쳤다', <동아일보>는 '소재·부품 국산화 막는 망국법 6년간 눈 감더니 뒤늦게 기업 탓' 등의 기사를 기다렸다는 듯 쏟아냈다. 일본의 경제 공격에 당하는 것이 결국 '노동법과 화학물질 규제법' 때문이라는 논리다.

그로부터 100여 일이 지난 10월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 수출규제 100일이 지났는데 그동안 우리 기업과 정부가 열심히 대응한 덕분에 대체로 무난하게 대처해 왔으며, 소재·부품·장비 수입선 다변화와 자립화, 국산화를 촉진하는 계기'라고 자평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최근의 주52시간제 보완책과 화학물질 규제법 완화 조치는 한일 경제 분쟁의 대응 전략에 재계의 목소리를 대폭 반영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도 줬다 뺐고, 노동시간 단축 약속마저 후퇴하고 재벌 편들기에 치중하는 행동은 민생 경제를 등지고 재벌 경제로 가겠다는 선언"이라면서 혹평했다. 김형석 민주노총 대변인은 "내년 주52시간 노동제 적용 대상 가운데 아직 준비를 하지 않은 기업은 7.2%, 피해 노동자는 0.73%에 불과"하다면서 "대통령이 나서 제도정착을 장려하고, 대기업 갑질과 원·하청 불공정 거래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 차원의 해법과 노동계의 해법이 상충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다른 결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13일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주체"라면서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고 투자를 하고 살아남아야 그 과정에서 일자리가 생기고 세금도 낼 것이고, 그것을 통해 재정지출을 할 것"이라고 짚었다.

과연 대기업과 재계 인사들의 앓는 소리와 거센 요구대로 주52시간제 계도기간을 유예하고, 탄력근로제 확대를 통해 '몰아서 일하는 노동조건'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를 지금보다 완화하는 것이 일본과의 경제 분쟁, 나아가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는 유일한 대응전략일까? 국익을 위해 기업은 살리고, 국민은 희생하는 방법이 바람직한 대책일 수 있을까? 나아가 이 방법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인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삶의 질이 보장되는 포용국가의 길'로 가는 것일까?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노동시간 단축 보완과 화학물질 규제 완화 주장의 허점 네 가지

먼저 일본과의 경제 분쟁에 대한 평가를 보자. 문재인 대통령은 수출규제 100일을 평가하며 "정부와 기업의 신속하고 전방위적인 대응, 여기에 국민의 응원까지 한데 모여서 지금까지는 대체로 잘 대처해 왔다"라고 진단했다. 수출규제 조치의 대응 주체는 정부(감독)와 기업(플레이어)이고, 국민은 그들을 돕기 위한 '응원단'의 역할인 셈이다.

지난 100일간 온갖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안 사고, 안 가고, 안 보기' 국민운동에 스스로 참여했던 80%에 달하는 국민들 입장에선 한참 서운할 듯하다. 백 번 양보해서 '플레이어가 아니라 응원단'이었다고 해도, '노재팬·노아베' 목소리가 '삼성을 비롯한 재벌과 대기업을 향한 응원'이라고 그들이 착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야근수당도 제대로 못 받고, 연차휴가도 쪼개가면서 예약한 일본여행을 손해를 감수하며 취소할 때, 대한항공 직원들은 예약 취소된 항공편과 여행 편의시설을 사재기하다 빈축을 샀다. 동네 슈퍼마켓 주인 정상덕씨가 JTBC와의 인터뷰에서 "담배 한 갑, 맥주 한 병이라도 더 팔아야겠지만,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고투할 때, 화장품업계의 유력기업인 한국콜마 회장은 불매운동을 조롱하는 영상을 직원 교육용으로 틀었다가 끝내 사임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부품·소재 국산화가 삼성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자국이기주의에 매몰돼 시대착오적인 '아베 정권의 일본'에 대응하기 위해 국정농단의 공범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면죄부를 준다거나, 끊이지 않는 정경유착 의혹이 다반사인 재벌 대기업에 또 다른 특혜를 덤핑하는 것 또한 민의가 아님을 직시해야 한다.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첫 월요일인 2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전자상거래 기업 위메프 본사에서 직원들이 정시 퇴근을 하고 있다.
 2018년 7월 2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전자상거래 기업 위메프 본사에서 직원들이 정시 퇴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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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을 위해 혹은 기업의 경쟁력과 더 많은 이윤을 위해 국민의 노동권이 희생되는 것은 결코 정의롭지 않다. 일본을 이기기 위해, 세계 경쟁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이 일하고, 더 몰아서 일해야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강변하는 것은 누구의 목소리인가? 내년부터 확대되는 주52시간제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재계의 엄살은 금방 들통 날 일이다.

고용노동부의 52시간제 시행준비 실태조사(300명 미만 사업장 1300곳) 결과, 문제없음 사업장은 61%, 준비단계 중 31.8%, 준비 못 함은 겨우 7.2%에 불과하다. 이 법안은 2018년 2월 국회 통과, 7월 1일 대기업부터 시행됐으니 길게 보자면 2년여간 정부 차원의 준비기간이 보장됐다. 부족하고 짧은 기간이 아니다.

더군다나 주 52시간제는 갑자기 개정된 법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이전부터 "52시간 법정노동시간을 준수해야 하고, 70만 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한 국회 통과 후인 2018년 3월에는 "이제 우리는 OECD 최장 노동시간과 과로사에서 벗어나 일과 생활의 균형, 일과 가정의 양립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면서 "임금체계 개선과 생산성 향상 등 노동시간 단축과 함께 기업과 노동자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 강구"를 지시했다.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나고 있다. 재계의 요구를 못 이기는 척 수용하기엔 명분이 너무 궁색한 것 아닌가 싶다.

기업경쟁력의 본질이 노동권·안전권의 퇴보?

하나의 이유만 더 살펴보자. 우리가 그렇게 넘고자 하는 일본에 대한 우리 기업경쟁력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지 말이다. 한국과 일본은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노동시간 단축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일본은 2019년 4월부터 연간 연장근로시간을 720시간 이내로 규정하는 법을 시행했다. 한국은 주52시간제 하에서 연간 624시간으로 일본보다 적다.

놀랍게도 일본은 노동관련법이 제정된 1947년 이후 지난 71년간 연장근무시간을 법적으로 제한하지 않았다. 세계 2~3위 경제대국 일본의 성장 이면에는 '노동유연성'을 기본으로 하는 기업지배적인 노동법이 동력이었던 것이다.

이 무한연장근로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과로자살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2015년 12월, 일본의 유명 광고기업인 덴츠사에 입사한 다카하시 마츠리(24)씨의 과로자살 사건은 일본 사회에 충격을 줬다. 그녀는 무려 한 달 동안 근무시간 외 노동을 105시간이나 더 감당해야 했다고 한다. 신입사원이라는 것이 하나의 이유였고, 일본의 기업문화가 70여 년간 그랬다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녀가 죽은 후 노동재해로 인정받는 데 무려 10개월이 걸렸다는 것이다.

이것이 일본 경제성장의 민낯 중 하나다. 과장된 비유일 수 있겠으나 과연 극일의 방법을 다수 고용주의 요구인 '더 많은 노동시간, 더 유연한 노동조건'에서 찾는 게 바람직한 것일까. 더 큰 괴물과 싸우기 위해 우리도 또 다른 괴물이 돼야 하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2016년 6월 30일, '제2의 옥시를 막자 국민서명운동' 기자회견 당시 모습.
 2016년 6월 30일, "제2의 옥시를 막자 국민서명운동" 기자회견 당시 모습.
ⓒ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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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화학물질 규제 완화에 대한 재계의 요구 또한 어불성설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2011년 불거진 가습기 살균제 참사로 큰 사회 재난의 대가를 치른 바 있다. 이후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사망자가 239명, 심각한 폐질환 피해자가 무려 1528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민관합동 폐손상 진상위원회는 살균제 사용자 수를 약 800만 명, 그중 약 20%인 160만 명이 피해자의 범주에 들 가능성을 제기했다. 2012년 9월에는 경북 구미의 휴브글로벌에서 화학가스 유출사고로 2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경각심으로 2015년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이 제정되기에 이른다.

이처럼 기업의 유해한 화학물질 생산과 상품 유통으로 국민의 안전과 노동현장의 생명이 위협 당하는 사례가 끔찍함에도 불구하고 재계는 화학물질 규제 완화를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를 일본 탓으로 돌리기엔 앞뒤가 맞지 않다.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인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에칭가스 3종은 한국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핵심 화학소재 물질로 일본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다.

재계는 이 세 가지 화학물질의 국산화를 명분으로 '화학물질 규제법' 전체를 문제 삼은 것이다. 지난 30여 년 넘게 국산화를 못 하다가, 갑자기 4년도 채 안된 화학물질 규제법을 핑계 삼는 것이 설득력을 가진 수 있을까.

더군다나 재계와 언론은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쏟아내며 여론을 호도하기도 했다. 국산화의 과정에서 새로운 화학물질 등록비용이 수억 원에 이른다고 했으나, 환경부에 등록된 비용을 조사한 결과 평균 1200만~1300만 원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한국의 규제법이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엄격한 규제라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한국의 화공법·화평법은 유럽연합의 REACH 제도를 모델로 삼았지만 보다 완화시켜 적용함으로써 훨씬 유연하다. 또한 산업계의 대응 부담을 고려해 전면 시행이 아니라 2030년까지 단계적 유예방식으로 적용해 가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재계의 호들갑의 이면엔, 국산 자립화의 노력을 게을리 한 책임을 '일본 탓'으로 돌려 빠져나가려는 꼼수가 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노동개혁, 전진은 못해도 후퇴는 안 된다

일본과의 연장근로시간 비교와 마찬가지로 화학물질 생산과 유통의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보다 안전하고 질 높은 제품 생산을 견인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오히려 긍정적 계기로 삼는 게 타당하다.

한국의 화학 제조업 경쟁력이 더 이상 개발독재 시대의 비안전-저임금의 산업구조 속에서 머무른다면 결코 기업경쟁력 측면에서도 발전 가능성의 전망은 어둡다. 특히 노동자와 소비자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제품 생산과 근로 환경으로 국산화·자립화에 성공한들 그것이 누구의 이익에 부합할 것인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어떤 도움이 될까.

10월 11일, 청와대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지표에서 한국이 '세계 13위'로 상승했음을 자축했다. 경제선진국이 앞장서야 할 것이 '안전'과 '국제표준'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당장 눈앞의 이윤과 효율에 경도된 일부 재계의 편향된 주장과 국민의 안전과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이 끔찍한 요구에 정부는 맞장구를 중단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3년 차 국정 운영은 한일 경제 분쟁과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으로 중대한 국면을 관통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 앞에 밝힌 국정 철학과 비전의 초심을 잃지 않기를 희망한다. '모두를 위한 나라, 다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에 있어 가장 우선돼야 할 포용 대상은 바로 '평범하게 일하고, 소박하게 저녁 있는 삶'을 꿈꾸는 국민이어야 한다.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와 유가족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고 김용균씨의 49재 및 6차 범국민 추모제를 개최하는 동안 상징물 뒤로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집회참석자들은 비정규직 철폐와 제대로 된 정규직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했다.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와 유가족들이 지난 1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고 김용균씨의 49재 및 6차 범국민 추모제를 개최하는 동안 상징물 뒤로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집회참석자들은 비정규직 철폐와 제대로 된 정규직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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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경계해야 할 것은 비단 바다 건너 일본뿐만 아닐 것이다. 탈세와 편법 그리고 국정농단의 패거리가 돼 나라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가 난파시킬 뻔했던 부패한 자본권력 그리고 정경유착의 카르텔을 통해 대한민국 누구라도 손에 쥐고 흔들 수 있다는 것처럼 통제받지 않는 경제 권력임을 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통령 만나려다 헛걸음하고 일터에서 홀로 생을 마감했던 산재노동자 김용균씨의 죽임은 사고사가 아닌 산업구조적 타살에 가깝다고 밝혀졌다. 하지만 한국의 산업재해 사망률은 2018년 오히려 증가했고, OECD 국가 중 비교 불가의 1위다. 주52시간제 노동시간 단축이 단계별 진행 과정에 있음에도,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장시간 노동 부문에서 여전히 최상위권에 속한다. 게다가 과로사 통계는 표준 집계조차도 부실한 상황이다.

2017년 가습기살균제 특별법이 제정됐으나 1442명 피해자에 대한 기업 배상은 여전히 법적 논쟁 중이고, 최대 가해기업인 옥시의 본사 법인 대표는 법적 책임에서 면죄됐다. 한국의 화학물질 제조량, 유통량, 수입수출량은 화학물질규제법이 제정된 2015년 이후 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촛불정부 3년 차다. 국민의 안전권과 노동권에 있어서 전진은 못하더라도 후퇴는 안 된다. 국익을 위해 국민을 희생하는 정부의 귀결을 우리는 알고 있다. 외부의 적과 싸우기 위해 내부의 불의와 손잡는다면 안에서부터 무너질 것이다. 누가 나라를 흔들고 있는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미래당(우리미래)에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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