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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회사들은 투자자에게 질 좋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매일 분석 보고서를 냅니다. 그런데 주식을 팔라고 권하는 보고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누리꾼 사이의 소문이 더 '쓸모 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직접 비교해봤습니다. 많은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종목과 누리집 커뮤니티 DC인사이드 주식갤러리에서 많은 누리꾼들이 추천하는 종목에 각각 투자했습니다. 한 달 동안의 투자현황을 매주 1회 날 것 그대로 보여드립니다.[편집자말]
코스피 7개월 만에 2,000선 붕괴 코스피가 2일 2,000선을 내주며 하락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21포인트(0.95%) 내린 1,998.1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000선 밑돈 것은 올해 1월 3일(1,993.70)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6.56포인트(1.05%) 내린 615.70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7년 3월 30일(614.68) 이후 2년 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
 2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하자, 주가가 곤두박질 치기 시작해 2000선이 붕괴됐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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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주식갤] 불안한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찾는 누리꾼들

'블랙먼데이'. 

국내 대다수의 언론들은 지난달 29일의 주식시장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코스닥이 하루 만에 4%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코스닥 주식은 올해 처음 610선으로 밀려났고, 코스피 역시 2020선까지 내려앉았다.

주식 시장에 '나쁜 소식'만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White List)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커져가던 때였다. 화이트리스트란 일본과 안보 우방인 나라의 목록이다. 일본은 이 목록에 오른 나라들에게 첨단 기술과 전자 부품 등을 수출할 때, 허가신청을 면제해줬다. 우리나라가 여기서 빠진다는 건 일본과의 수출입 관계가 악화된다는 말과 같다.

주식은 심리였다. 투자자들의 불안한 마음은 악재가 터지기도 전에 주가에 반영됐다. 때때로 주식 종목은 아무 이유 없이 크게 내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DC inside) 실전주식투자 마이너 갤러리(아래 주식갤러리)에서는 '누가 더 큰 손해를 봤는지'를 놓고 누리꾼들이 '셀프 디스(자신을 깎아내린다는 의미)'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살 만한 주식을 추천하는 글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29일 삼성전자 우선주를 구매했던 첫날의 기록이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우선주를 구매했던 첫날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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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도 '안전 투자' 선택했다

없는 추천 글을 겨우 모아놓고 보니 답은 '삼성전자'였다. 주식갤러리에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지금 삼성전자에 들어가는 건 국채를 사는 것과 느낌이 비슷하다"며 "다른 주식은 망할 일만 남았지만, 삼성전자는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에게 삼성전자는 '국채 급'으로 안전한 주식이었다. 삼성전자가 대기업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누리꾼들은 우리나라가 무너지지 않는 한, 삼성전자 또한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었다.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5년도 삼성전자의 매출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약 14%를 차지했다.

누리꾼 sen***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지금 삼성전자는 들어갈 만하다'는 제목의 글에서 "지금보다 더 빠지면 연기금이 올 거고, 웬만하면 오를 만한 자리다"고 말했다. 연기금이란 연금과 기금을 합친 말로, 국민에게 지급할 연금이 여기서 나간다. 규모가 큰 자본인 만큼 주식 시장을 움직일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누리꾼은 삼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연기금이 적절한 시기에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DC인사이드 사이트 내 화면 캡처
 DC인사이드 사이트 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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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 오르고 내리는 데 대한 불안감에, 누리꾼들은 외국인들의 매수 종목을 눈여겨보기도 했다. 보통주인 삼성전자주보다 배당에 우선권이 있는 '삼성전자 우선주(아래 삼성전자우)'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더 몰렸던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주식갤러리에서 누리꾼들은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우선주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며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들의 말에 따라 29일 오후 3시 17분께, 3만8050의 가격에 삼성전자우 한 주를 샀다. 화요일 주가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수요일부터 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하루 만에 주식 매입가보다 2.76%가 떨어지면서다. 목요일에는 3.81%로 1.05% 포인트 더 줄어 1450원을 손해 봤다. 2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하자, 주가는 떨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2000원이 넘는 손해를 보게 됐다. 

이 와중에 쇼박스는 왜 오르고 있을까

쇼박스의 지난 한 주는 다사다난했다. 29일에는 3.1운동 이후의 독립군 무장항쟁 스토리를 다룬 영화 <봉오동 전투>의 시사회가 열렸다. 쇼박스는 이 영화의 배급사다. 영화의 평가에 따라 주가가 오르내릴 수 있다는 말이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주식 토론방에는 시사회에 다녀온 이들의 후기가 속속 올라왔다. "지루했다"는 평도 있었지만, 대체로 "가슴이 먹먹했다"거나 "생각보다 영화가 잘 빠졌다"는 평가였다. 

덕분에 이날 주가는 4000원대를 넘어섰다. 물론 그로부터 이틀 간 주가는 다시 3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이익을 실현한 투자자들로 인해서다. 30일과 31일의 마지막 주가는 각각 3870원, 3825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1일 오전부터 쇼박스의 주가는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주가가 '애국'의 힘을 받은 것이다. <봉오동전투>가 점차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덕도 있다. 2일 역시 이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에 대다수의 주식들이 고꾸라지고 있지만, 쇼박스는 살아남아 4200원선을 돌파했다. 이를 통해 7%가 넘는 수익을 냈다.

[증권사]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2일 기자의 총투자수익률은 -7.94%였다.
 2일 기자의 총투자수익률은 -7.94%였다.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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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오전 9시마다 초조했다. 주식시장이 열리는 그 순간, 투자했던 모든 종목의 주가가 어김없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주가는 항상 하락했다. 수익률 앞에는 언제나 마이너스(-) 부호가 붙었다. 

증권사 보고서의 '헛다리'를 드러내겠다는 장대한 목표를 가지고 투자에 나섰던 기자는 매일 처참한 수익률을 넋 놓고 바라봐야만 했다. 객관적으로 분석하려면 다른 투자정보를 참고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증권사 추천을 따르면 투자수익률이 별로'라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와 기쁘면서도, 떨어지는 주가를 바라볼 때면 가슴이 쓰렸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매번 심란했다. 

지난달 24일 네이버에 올라온 증권사 보고서들만 참고해 첫 투자에 나선 이후 거의 매일 파랑이(주가하락 표시를 다소 귀엽게 부르는 말)를 마주했다. 첫날 -0.30%였던 LG디스플레이 수익률은 2일 현재 -17.32%로 엄청나게 미끄러졌다. 이 종목으로만 2850원을 잃었다.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이번엔 혹시 다르지 않을까 하는 실낱 같은 희망을 안고 다음 투자종목을 찾았다. 지난 29일 네이버 종목분석 게시판에선 하나금융지주가 '핫'했다. 모두 30개 보고서 중에 하나금융지주와 SK이노베이션이 각각 4개로 가장 많았는데, 후자의 경우 보고서의 제목이 썩 좋지 않았다. 가령 이런 식이다. '아직까진 조심스러움', '연말 배당, 예상치에 부합할 수 있을까?' 등등. 

"매수하지 않을 이유 없다"는 증권사

그렇지만 하나금융지주는 달랐다. 미래에셋대우는 '자체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봐서는 매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고, 교보증권은 '당기순이익 20.6% 증가하는 양호한 모습 기록'이라고 평했다. 하나금융투자도 '빛나는 핵심이익 개선과 주주환원 의지 엿보인 중간배당'이라고 극찬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만이 홀로 '비용관리 중요도 높아질 전망'이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회사가) 중간배당 500원을 결의했으며 양호한 실적을 감안하면 높은 배당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무난한 평가를 내렸다. 

그건 사실이었다. 지난달 28일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주당 중간배당액을 2018년보다 100원 많은 50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을 많이 해주면 투자자가 몰릴 것이고, 이는 주가가 오를 수 있는 '호재'였다. 하나금융투자도 "기대 배당수익률은 5.9%로 6%에 근접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은행 중 가장 높을 전망"이라며 "높은 배당으로 배당매력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2분기(4~6월) 좋은 실적을 낸 것에 주목했다. 하나금융투자는 "2분기 순익은 전년동기대비 3.8% 증가한 6580억 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평균전망)와 우리 예상치에 거의 부합했다"고 했다. 이어 하나금투는 "수수료이익 등이 대폭 증가하는 등 은행의 체력을 나타내는 핵심이익이 2조원을 넘어설 만큼 탁월한 실적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베스트투자증권는 "2분기 순이익은 6584억 원으로 시장예상치에 부합하며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 9.6%의 고수익을 시현했다"며 "핵심이익(이자이익+수수료이익)이 전분기대비 3.3% 증가한데다 비용부담이 낮게 유지된 점이 호실적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를 분석한 증권사들은 이런 제목들을 달았다. 네이버 종목분석 게시판 갈무리.
 하나금융지주를 분석한 증권사들은 이런 제목들을 달았다. 네이버 종목분석 게시판 갈무리.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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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떨어질 것인가

회사의 전망도 밝았다. 미래에셋대우는 "7월22일 하나은행은 베트남 내 자산규모 1위 은행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임을 공시했다"며 "양호한 수익성 등으로 주목 받는 베트남 시장에 진입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교보증권은 "외환은행과 합병 이후 본격적인 시너지효과와 퇴직대상 인원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인력구조로 향후 실적개선이 전망된다"며 "베트남 은행 투자 등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 및 수익 증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배당도 많이 하고, 실적도 좋았고, 전망까지 좋다는 설명을 읽노라면 정말 미래에셋대우의 말처럼 매수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번 주 기자의 선택은 하나금융지주였다. 하지만 이처럼 밝은 분석들이 무색하게 주가는 계속해서 떨어졌다. 

이제 그 처참한 투자 성적표를 공개할 시간이다. 지난달 24일부터 9일 동안의 총 수익률은 -7.94%다. 이 짧은 시간 안에 4100원이 먼지처럼 사라졌단 얘기다. 지난주 투자했던 LG디스플레이로는 2850원(-17.32%)을 잃었으며, 최근 투자한 하나금융지주로도 1250원(3.55%)을 허공으로 날렸다. 다음 주에는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 솜털만큼도 기대되지 않았다. 그저 증권사를 따라 투자하겠다고 선택한 지난 날이 후회스러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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