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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오전 8시(현지시각)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항소심 법정에서 열린 캄코시티 시행사 월드시티(대표 이상호)를 상대로 낸 주식반환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예보가 결국 패소했다.
 지난 9일 오전 8시(현지시각)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항소심 법정에서 열린 캄코시티 시행사 월드시티(대표 이상호)를 상대로 낸 주식반환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예보가 결국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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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 사장 위성백)가 파산한 부산저축은행이 투자한 캄보디아 채권 회수를 위해 캄보디아 현지 시행사와 진행해 온 주식반환청구 최종 항소심에서 결국 패소하고 말았다. [관련기사 : 또 미뤄진 캄코시티 재판]

지난 9일 오전 8시(현지시각)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예보측이 회수하려던 부산저축은행 및 계열사 지분 60%를 월드시티측에 되돌려주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예보가 인수한 부산저축은행의 지분 60%가 실제로는 사업투자 관련 지분이 아닌, 프로젝트 성공시 사례 차원에서 월드시티 측이 부산저축은행에게 주기로 한 대가성 약정에 불과하다는 월드시티측의 주장을 재판부가 그대로 인정한 셈이다.

예보측 관계자들, 예상과 다른 결과에 당황

이날 판결은 캄코시티 문제의 해결 실마리를 풀 중대한 분수령이 될 재판임에도 불구하고, 월드시티측에서는 2명만 참석했으며, 예보측 역시 현지 사무소 직원들과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 관계자들만 참석, 다소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재판이 진행됐다.

앞서 열린 두 차례의 재판에선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국회의원(부산 북구강서갑)과 위성백 예보 사장을 비롯, 부산시 관계자 등 수십 여명이 참석, 재판정이 비좁아 앉을 의자가 없을 정도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캄코시티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현지 언론들도 이날 만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재판에서 주심 판사는 양측 변호사들의 최종변론을 경청한 뒤, 정회를 선포했다. 잠시 후 다시 열린 판결에서 셍 시부타 재판관이 예보측 패소를 담은 판결문을 낭독하자, 예보측 관계자들은 이 같은 결과를 예상치 못한 듯 당황한 빛을 감추지 못했다. 재판이 끝나자마자, 예보측 관계자들은 담당 변호사와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황급히 재판정을 빠져나갔다.

이번 판결로 인해 부산저축은행 채권 약 6500억원을 회수하려고 노력해온 예보측은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60% 지분 확보를 통해 월드시티 이상호 전 대표측의 부동산을 매각하고, 이 대표가 국내외 숨겨온 은닉자산을 찾아내는 등 채권회수에 박차를 가하려던 예보측 계획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날 재판 결과를 접한 캄보디아 교민사회 역시 놀라움과 함께 충격을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과가 무척이나 아쉽다는 반응부터, 캄보디아 사법부의 공정성을 비판하는 등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캄코시티 문제, 최종 항소심 판결을 내린 이날(9일) 법정은 예상외로 조용했다.  취재나온 현지기자들도 거의 없고, 참석자 수도 적어 썰렁함마저 느낄 정도였다.
 캄코시티 문제, 최종 항소심 판결을 내린 이날(9일) 법정은 예상외로 조용했다. 취재나온 현지기자들도 거의 없고, 참석자 수도 적어 썰렁함마저 느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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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정부 최고위층이 월드시티측을 비호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함께, 상당수 교민들은 금융피해 서민들의 처지를 언급하며 동정론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예보측의 '자업자득'이란 냉소적인 반응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캄코시티 사태를 잘 아는 한 교민은 "예보가 현지에 사무소까지 개설했지만, 그 동안 캄보디아 현실 정치와 현지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가운데, 안일하게 대처했다"면서 "정부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법조계와의 소통을 소홀히 한 채, 예보가 지분 반환 소송에만 수년간 목을 매는 바람에 다른 대처방안은 준비하지 못하고 결국 패소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과 달리 예보가 채권회수를 위해 그동안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캄보디아 정부와도 나름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는 옹호 입장도 존재한다.

국내 언론보도에 따르면. 위성백 예보사장이 캄보디아를 방문해 정부당국과 접촉을 시도, 여러 차례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 또 캄보디아 총리실과 항소심 법원장에게 '현명한 판단'을 요청하는 국회 정무위원장 명의의 서신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문 당시 우리 정부측이 캄보디아 정부에 캄코시티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협조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런 한국 정부의 움직임 탓에 이날 판결을 앞두고, 일각에선 예보에 유리한 결론이 날지도 모른다는 희망섞인 전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판결을 앞두고 재판정에서 잠시 만난 예보측 관계자들의 표정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예측과 달랐다.

불리한 약정서 내용이 패소 원인?

이번 패소판결과 관련해 현지 관계자는 "당시 부산저축은행측과 월드시티간 맺은 사업약정서가 월드시티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성되어 있는 바람에, 재판부가 1, 2심 판결 결과를 뒤집고 예보측에 손을 들어주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캄코시티 프로젝트는 지난 2012년 파산한 부산저축은행 및 계열 저축은행 투자금 2369억원이 들어간 캄보디아 부동산 개발사업이다. 부산저축은행 고위 임원진과 광주일고 고교동문인 한국인 사업가인 이상호씨는 자신의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은 채, 투자 명목으로 거액을 대출 받았다.

그는 캄코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국내에는 '랜드마크와이드'(LMW)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월드시티'라는 시행사를 세웠다. 알려진 바로는 당시 월드시티측이 지분 40%로, 부산저축은행 및 계열사가 지분 60%를 가졌다.
 
 최근 캄코시티 아파트 모습. 복합비즈니스센터를 짓겠다는 대형 홍보입간판이  도로변에 붙어있어 시선을 끈다.
 최근 캄코시티 아파트 모습. 복합비즈니스센터를 짓겠다는 대형 홍보입간판이 도로변에 붙어있어 시선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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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0년 미국발 경제위기 속에 월드시티측이 추진한 캄코시티의 분양실적이 저조해 나머지 공사가 중단되었고, 설상가상으로 2012년 부산저축은행마저 파산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당시 예보는 파산한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채권을 인수해, 예금자보호 한도액인 5천만원 이하 피해자들에게는 보상해줬다. 하지만, 3만 8000여명에 달하는 5천만원 이상 예금자나 후순위 채권자들은 피해금을 보전받지 못한 상태다.

이후 프놈펜 현지에 사무소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채권회수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예보측은 우선 월드시티가 보유한 부산저축은행 지분 60% 회수를 위한 작업에 나섰다. 그러자, 월드시티 측은 이에 크게 반발해 지난 2014년 2월 예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예보가 부산저축은행의 월드시티 지분 60%를 가져가는 것에 반대해, 이를 되돌려 달라는 내용의 지분반환소송이었다. 이후 월드시티와 예보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무려 5년간이나 소송을 끌었다.

월드시티 측이 예보의 자산 회수에 협조하지 않는 사이, 월드시티로부터 받아야 할 예보측 채권은 원금에 지연이자까지 합쳐, 약 6500억원으로 불어난 상태다. 하지만, 끝내 항소심 재판부가 월드시티의 손을 들어주면서 부산저축은행 채권 회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고 말았다.

한편, 이번 캄코시티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인 월드시티 이상호 전 대표는 현재 인터폴 적색 수배자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상태다. 현지 교민들은 지난 3월 이후 이씨가 프놈펜에서는 종적을 감췄다고 전했다. 그동안 재판은 이씨 대신 월드시티측 관계자들이 대리로 진행해왔다.

항소심 재판 결과가 예보의 패소로 끝났지만, 채권회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현지의 한 법률전문가는  "지분을 둘러싼 법적 다툼은 비록 예보가 졌지만, 예보측의 채권회수가 법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다"면서 "다만 채권 회수절차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며 이번 판결이 갖는 의미를 축소 해석했다.

또 다른 현지 전문가 역시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예보측이 채권회수를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는 만큼, 소송을 재기할 것이며, 따라서, 6500억원 채권회수를 둘러싼 지루한 양측간 법정 다툼이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예보 "상고할 것...인터폴 적색수배자 이씨 송환 적극 추진하겠다"

이번 판결에 대해 예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판결문을 송부 받는 즉시 2심 재판부의 판결 사유를 면밀히 분석, 반박 할 수 있는 주장과 법리를 명료하게 밝혀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보는 이어 "동 재판 결과와 별도로 대검찰청의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 등과 협조하여, 인터폴 적색수배자인 이상호씨의 국내 송환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현지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최대한 방지토록 노력할 계획이며, 이번 소송에서 예보측의 패소가 월드시티측에 대여한 대출채권이 소멸하거나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지 전문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선 양국 정부간 정치적 합의와 물밑 조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올 11월 말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훈센총리간 정상회담이 문제해결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채권회수를 둘러싼 끝을 알 수 없는 양측의 지루한 법적 다툼이 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애꿎은 3만 8000명의 금융피해자들만 속을 태우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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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프라자 뉴스 편집인 겸 재외동포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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