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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웅 신임 광복회장이 강동구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인터뷰에서 '친일찬양 금지법' 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원웅 신임 광복회장(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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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의 현충원 안장? 절대 안 될 말이다. 현충원에 잠든 친일파부터 이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원웅 신임 광복회장은 21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기자가 백선엽 예비군 대장의 '현충원 안장' 가능성을 묻자 단호하게 일갈했다.

앞서 김 회장은 16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백선엽 예방을 꾸짖는다"라는 제목의 공식 광복회 성명을 통해 "순국선열의 독립정신을 되새기는 보훈의 달에 황 대표의 백선엽 예방은 국가 정체성을 부인하는 행위"라면서 "항일독립정신을 외면하는 것은 반역이며, 황 대표는 이런 몰역사적인 행위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백선엽은 일제의 독립군 '토벌'시 가장 악명 높은 간도특설대에서 헌신한 자이며, 윤봉길 의사가 처단한 일본군대장의 이름 '시라카와 요시노리'로 창씨개명했다"며 "일제패망 전의 행위에 대하여 참회한 바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성명이 공개되자 재향군인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성명을 규탄하고 "대국민 사과와 사퇴를 촉구한다"면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날 김진호 재향군인회 회장은 "(김 회장이) 대한민국 국군이 독립운동가의 법통이 아닌 일제 앞잡이의 법통을 이어받은 조직이라고 한 것"이라며 "북한 김일성의 6·25 남침을 부정하고 국군의 뿌리를 뒤흔드는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마이뉴스>는 재향군인회의 광복회 항의 집회가 진행된 다음날(21일) 김원웅 광복회장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간도특설대 출신 백선엽이 영웅 대접받는 나라"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재향군인회 주최로 광복회 김원웅 회장 규탄 집회가 열렸다. 향군은 '창군 원로 모욕하는 것은 국군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재향군인회 주최로 광복회 김원웅 회장 규탄 집회가 열렸다. 향군은 "창군 원로 모욕하는 것은 국군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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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향군인회의 항의 집회가 있던 당일 "향군의 자기성찰을 기대한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재향군인회가 친일·반민족의 썩은 뿌리를 잘라내고, 민족을 지키는 조직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말했다. 백선엽의 친일·반민족 행적을 거론한 것이 그들 말대로 '국론분열'이라면, 일제에 빌붙어 독립군을 살육한 백선엽을 국군의 아버지로 모시는 것이 '국론'인지 의심스럽다. '국군의 아버지 백선엽', 만약 이것이 국론이라면, 백선엽이 헌신했던 간도특설대의 총칼에 목숨을 잃은 수많은 독립군들은 뭐란 말인가. 말이 안 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로라면 백선엽 예비역 대장은 사후 국립현충원에 안장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절대 안 될 말이다. 현충원에 잠든 친일파부터 이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백선엽은 간도특설대에서 헌신한 자다. 간도 특설대는 '조선독립군은 조선인이 다스려야 한다'는 미명하에 설립됐다. 가장 악질적이고, 가장 철저한 친일파인 간도특설대 출신이 영웅 대접을 받는 나라? 그들의 총칼에 희생된 독립투사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백선엽은 호국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백선엽 예비역 대장 예방한 황교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군사편찬연구 자문위원장실에서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백선엽은 만주국(일제가 세운 괴뢰국)의 봉천군관학교를 졸업하고 독립군 토벌부대로 알려진 간도특설대 출신으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등재되어 있다. 일부에서는 대한민국 창군 주역이며, 한국전쟁 당시 제1사단장으로 공을 세운 '전쟁 영웅'이라고 추앙하기도 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군사편찬연구 자문위원장실에서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백선엽은 만주국(일제가 세운 괴뢰국)의 봉천군관학교를 졸업하고 독립군 토벌부대로 알려진 간도특설대 출신으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등재되어 있다. 일부에서는 대한민국 창군 주역이며, 한국전쟁 당시 제1사단장으로 공을 세운 "전쟁 영웅"이라고 추앙하기도 한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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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광복회장이 비판한 백선엽 예비역 대장은 1920년에 태어나 올해 100살이 된 퇴역 군인으로, 만주국 육군군관학교를 졸업한 뒤 만주국 간도특설대 장교로 복무했다. 해방 후 남조선국방경비대에서 활동했고, 1949년 제5사단장이 되었다. 1950년 한국 전쟁이 발발하자 장군으로 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지만, 동시에 한국전쟁 당시 제1사단장으로 공을 세웠다는 이유로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금성태극무공훈장과 을지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등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받았다.
  
"광복회가 대한민국의 정신적 지주 역할 하겠다"

- 지난 7일 취임 후, 광복회 발 개혁의 바람이 만만치 않다. 내부 반발은 없나?
"내부 반발은 없다. 처음부터 '개혁'을 21대 광복회장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종찬 후보를 이긴 것도 이 공약이 통해서였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우리 광복회는 친일·반민족 세력의 눈치나 보고 들러리나 섰다. '배반의 길'을 걸었던 것이다. 제 공약은 우리가 단순 보훈 단체의 역할을 벗어나 대한민국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변모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것이 8600명 광복회 회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

- 공약 중 '친일찬양금지법' 제정이 있다.
"가장 중요한 공약 중 하나다. 일부에서 일제강점기를 미화하고 있다. 마치 식민지배가 없었다면 우리가 근대화를 못 했을 것처럼 말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친일찬양금지법은 프랑스와 독일의 나치 찬양금지법과 비슷한 취지다. 돌아보면 우리 광복회가 친일 미화 교과서에 침묵했다. '일제의 조선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한 문창극씨를 총리로 임명하는데도 눈치만 봤다. 앞으로의 광복회는 국가가 옳은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이 돼야 한다."

- 광복회를 지금의 보훈처 산하에서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 주장하는 이유는?
"독립유공자는 국가유공자와 다르다. 현재 국가유공자 안에는 재향군인과 월남전 참전용사, 6·25참전용사 등 모두 포함된다. 유신정권 때 독립유공자에게 불리하게 개정된 연금 지급 관련법부터 원상회복해야 한다."

"김원봉은 순수한 민족주의자, 좌파도 아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 것을 놓고, 야당을 중심으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나는 현장에 있었다. 문 대통령의 말은 조선의용대와 광복군이 합쳐져서 우리 군대가 탄생했다고 말한 것이다. 그리고 민족의 대표성을 강조하기 위해 김구와 김원봉을 언급한 거다. 과정을 말했을 뿐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우리 국군이 광복군에 뿌리를 뒀나? '독립군 토벌대'에 뿌리를 둔 거 아닌가? 그런데도 대통령은 우리 국군의 명예회복을 위해 우리의 출발이 좌우 합작에 의한 광복군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눈물겨운 애국심의 표현이다."

- 하지만 20일 재향군인회 집회에서도 약산이 계속 언급됐다
"약산 김원봉은 순수한 민족주의자다. 좌파라고 보기도 어렵다. 해방 직후 왜 남쪽으로 왔겠나? 광복군에 몸담은 뒤, 광복군 부사령 자격으로 온 거다. 그런데 그 사람을 여기에서 못살게 하고, 생명의 위협을 가했다. 친일파들이 테러하고 쫓아냈다. 결국 남쪽에서 쫓겨난 거다. 자진월북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한민국이 친일파가 득세하니 절망 속에 간 거다.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한 자기 성찰을 우선해야 한다."

- 부친이 의열단과 조선의용대 출신이라, 약산을 다소 우호적으로 보는 것 아닌가?
"아버지(애국지사 김근수)가 약산 김원봉이 이끌던 의열단 출신이고, 모친(애국지사 전월선)은 의열단이 확대 개편된 조선의용대에 16살의 나이로 들어간 여성 대원이었다. 그런데 두 분은 김구 선생의 중매로 결혼했다.

광복 후에 부모님이 돌아와서 보니 독립운동가는 단하에서 박수 치고 친일파들은 단상에서 박수 받는 상황이 발생했다. 우리집도 독립운동한 사실을 50년대와 60년대까지 감추고 살았다. 왜 그랬을까? 경찰서 같은 곳에 가면 친일경찰들이 앉아 있으니 불이익 당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약산을 가깝게 본 게 아니라 그가 우리 민족을 위해 김구 선생처럼, 단재 신채호 선생님처럼 행동했으니 사실을 말한 거다."

1944년 중국 충칭에서 태어난 김원웅 광복회 회장은 14대, 16대, 17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이후 2014년 강원도 인제에 내려가 비영리 사회적 협동조합인 '허준약초학교'를 설립했다. 그곳에서 약초를 재배하고 약초관리사 교육을 하며 지냈다.

김 회장은 올해 21대 광복회장 선거에 출마해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4선 의원 출신 이종찬 전 국정원장과 겨뤄 승리했다. 광복회장의 임기는 4년이다. 김 회장은 2023년 5월까지 광복회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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