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6월의 마지막을 알리는 들녘은 이제 모심기가 끝나고 온통 초록색으로 물들어 간다. 오랜만에 천년고도 경주를 벗어나 인근 도시 울산으로 향했다. 공업도시에서 생태도시로 변모해가고 있는 울산의 또 다른 모습을 보기 위해서이다. 지난 23일 주말 오후, 울산의 상징인 태화강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태화강 100리길을 찾아보았다.

울산 태화강 100리길은 제1구간 시작점인 태화강 억새군락지 명촌교를 출발하며 마지막 제4구간인 백운산 탑골샘으로 이어지는 총 길이 48km의 둘레길이다. 오늘은 제1구간인 명촌교에서 망성교 선바위까지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저번에 제1구간에 포함된 십리대밭은 봄꽃축제 기간에 다녀왔기 때문에 삼호교부터 출발했다.

멀리 울산의 상징인 문수산이 보이고 부산에서 포항으로 가는 고속도로 위로 차량들이 시원하게 달리는 모습을 본다. 이런 모습만 보아도 막힌 가슴이 확 뚫리는 기분이다.

태화강을 끼고 걸어가면 다른 지자체 둘레길과는 다른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어 좋다. 바로 옆 태화강이 흐르는 곳에서 팔뚝만 한 물고기들이 강 위로 점프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을 보며 아내와 함께 걸어가는 첫 느낌이 너무 상쾌하다.
 
 울산 태화강 100리길 주변의 둘레길 모습
 울산 태화강 100리길 주변의 둘레길 모습
ⓒ 한정환

관련사진보기

   
 울산 태화강 100리길, 배리끝 전설이 전해지는 곳 주변의 둘레길 모습
 울산 태화강 100리길, 배리끝 전설이 전해지는 곳 주변의 둘레길 모습
ⓒ 한정환

관련사진보기

 
태화강 100리길 제1구간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그러나 제1구간은 좁은 길에 설치된 나무테크들이 많아 중간중간 자전거에서 내려야 하는 불편이 있다. 그래서 대부분 걸어 다니며 산책한다. 한참을 걸어가니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 있다. 바로 배리끝 전설이다. 비가 내리는 장마철이 되면 더욱 애절하게 들린다고 한다. 배리끝 전설의 내용은 이러하다.
 
큰 홍수가 나 집과 사람이 모두 떠내려가는데, 오빠는 누이동생보다는 부인부터 먼저 구한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살려달라는 누이동생을 애써 오빠가 외면한다. 누이동생을 외면하고 부인한테로 헤엄쳐 가는 오빠가 너무 야속하게 생각된다. 이러한 누이동생의 한(恨)이 쌓이고 쌓여 모심기 노래로 구전되어 전해오고 있는 전설이다. 노래 가사를 들어보면 전설이지만 재미있고 의미가 깊다. 남창남창 배리 끝에/무정하다 울 오라배/나도 죽어 후생(後生)가면/낭군부터 정할래라

배리끝은 벼랑 끝의 사투리이다. 낭떠러지 끝 모서리의 형상을 말하는 보통명사이며, 울산 모심기 노래의 첫 소절인 '남창남창 배리 끝에~'의 유래가 된 고유명사이다.

배리끝 전설을 읽어보고 조금 걸으니 부근에 태화강을 바라보며 앉아 쉴 수 있는 쉼터 겸 전망대가 있다. 여기서 한참을 머물면서 주변을 보며 즐기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부들이 아이들과 함께 태화강 물속에서 노니는 잉어들을 가리키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다.

다른 도시 같았으면 물고기를 잡는다고 난리도 아니었을 텐데 여기 태화강은 고기를 잡을 수 없다. 낚시금지구역으로 일찌감치 정해놓아 시민들이 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바라다보며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즐긴다. 이런 모습을 가까이서 바라다보니 너무 좋다.

쉼터 대나무 숲을 지나니 이제 시원하게 뚫린 자전거 도로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자전거 질주가 시작된다. 자전거길 바로 옆 산책길로 걸어가며 태화강 주변에서 주말을 즐기는 시민들의 표정을 보니 너무 밝고 즐거워 보인다.

2010년 이후 한동안 열리지 않던 태화강 수영 대회도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고 한다. 그만큼 이제 태화강은 살아있는 자연의 강이라 해도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을 것 같다. 태화강 100리길 제1구간을 산책하면서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명실공히 울산의 랜드마크로 부상한 태화강변이다. 태화강변을 일찌감치 살려 후세에 훌륭한 자연환경유산을 물려줄 수 있게 노력하는 울산시의 정책이 돋보이는 하루였다.

▶ 해당 기사는 모바일 앱 모이(moi) 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모이(moi)란? 일상의 이야기를 쉽게 기사화 할 수 있는 SNS 입니다.
더 많은 모이 보러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신라천년고도 문화관광도시 경주의 이미지와 크고 작은 뉴스를 여러분들에게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오마이 뉴스만의 신선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전해 드리겠습니다(오래된 어릴 적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