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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방송 SBS CNBC는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가 진행하는 명사 토크 프로그램 '제정임의 문답쇼, 힘' 2019 시즌방송을 3월 14일부터 시작했다.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부터 1시간 동안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사회 각계의 비중 있는 인사를 초청해 정치 경제 등의 현안과 삶의 지혜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간다. <단비뉴스>는 매주 금요일자에 방송 영상과 주요 내용을 싣는다. - 기자 말

"내가 어느 날 조계사에 볼 일이 있어서 스님을 만나러 갔는데, 열심히 교회 다니는 분이 조계사에 와서 이렇게 절을 해. 어디 가면 (발달장애아 치료에) 좋다, 저기 가면 좋다 그러니까...그냥 바다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그 심정, 그걸 우리 건강한 사람들이 좀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인천시 강화도의 발달장애인 재활시설 '우리마을'에서 촌장을 맡고 있는 김성수(89) 전 대한성공회 대주교가 20일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 장애인 문제에 대한 사회적 각성을 촉구했다. 김 전 대주교는 발달장애인 교육시설인 성베드로학교 초대 교장을 지냈고 도시빈민을 위한 '나눔의 집'과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샬롬의 집'을 설립하는 등 사회복지 활동에 앞장서 왔다. 

여학교 동창 두 엄마가 소풍날 함께 운 사연

그는 장애인 부모들이 하나 같이 '자식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 달라'고 기원할 만큼 교육·재활·요양 시설이 부족하고 사회적 편견이 심한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성베드로학교 교장 시절 하루는 소풍을 갔는데, 어머니 두 명이 한 구석에서 울고 있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여학교 동창인데, 그동안 동창회 등에서 만나면서도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사실을 피차 숨겼다가 이날 대면하게 돼 얘길 나누다 보니 눈물을 쏟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김 전 대주교는 "(과거에 비해서는 장애인 시설이 늘었지만) 아직 부족해서 기다리는 순번이 많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련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강서구에서 특수학교(서진학교) 설립을 주민들이 반대해 장애아 어머니들이 무릎까지 꿇고 호소했던 일과 관련 "만들면 안 된다고 나서는 사람들, 그거 대한민국 사람들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집값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집값이 왜 떨어지냐"고 반문했다.  
 
 김성수 전 대주교는 ‘집값이 떨어진다’며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두고 “세상에 이런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성수 전 대주교는 ‘집값이 떨어진다’며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두고 “세상에 이런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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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주교는 "외국에는 아파트 1층과 지하실을 장애인 근로시설, 주간 보호시설로 만드는 곳도 있다"고 소개하고 "장애인 학교를 만들겠다는데 반대하는 것은 1인당 소득 3만 달러 나라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노년층 발달장애인, 일반 요양원에선 '물과 기름'   

"장애인들을 위한 노인복지법을 만들어줘야 돼요. 발달장애인 시설에서 나이 먹은 사람들을 일반 요양원에 데려다 놨어요. 이건 완전히 물과 기름이야. 이런 거를 감독관청에서 나와 보고 어떻게 법적으로 빨리 만들어 주셔야지. 이게 10년, 20년이 걸린다고 그러면 그동안 우리 발달장애인들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김 전 대주교는 우리마을과 같은 재활시설에서 나이 들어 은퇴한 발달장애인이 현재로선 갈 곳이 없다며 정부가 장애인을 위한 노인복지법을 만들어 노후를 보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이 든 발달장애인들을 연로한 부모 등 가족이 돌볼 형편이 안 되기 때문에 이들이 모여서 안정적으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요양원 등을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수 전 대주교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요양원 설립으로 ‘자식보다 하루만 더 살았으면’하는 장애인 부모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 전 대주교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요양원 설립으로 ‘자식보다 하루만 더 살았으면’하는 장애인 부모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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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의 경우 발달장애인들이 은퇴 후 함께 살 수 있는 요양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김성수 전 대주교가 선친에게서 물려받은 2천여 평 땅에 정부지원과 모금 등으로 콩나물 공장과 생활시설을 지은 우리마을에서는 현재 발달장애인 직원 20여명이 80만 원에서 130만 원까지 월급을 받으며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김 전 대주교는 "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것은 직업"이라며 "직업을 주어서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나라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양극화 줄이려면 부자가 '복지비' 더 내야

"세상이 있는 한 가난이 있겠죠. 부자도 있어요. 그런데 인간은 하나님이 지혜를 주셨기 때문에 그 폭을 줄일 수는 있겠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서 묘사한 우리 사회의 소득불평등과 관련, 김 전 대주교는 인간 사회에서 불평등은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서양에 비해 우리나라 부자들은 '복지비'를 덜 내놓는다고 지적했다.
  
 김성수 전 대주교는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 우리나라 부자들도 서양 부자들처럼 복지비(세금)을 많이 내야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전 대주교는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 우리나라 부자들도 서양 부자들처럼 복지비(세금)을 많이 내야한다고 말했다.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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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주교는 부자와 빈자가 협력해서 격차를 줄이려 하는 대신 "넌 게을러서 가난해" "네가 좀 더 내놓으면 되잖아"하면서 반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치는 정치인이, 종교인은 '사랑과 나눔'을  

최근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독재자 히틀러에 비유하는 등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김성수 전 대주교는 "사회적으로 잘못된 게 있으면 잘못이라고 얘기는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전 회장이 과거 '기독교당'을 만들어 대통령 후보를 냈던 것을 지적하며 "정치는 정치인에게, 국방은 군인에게 맡기고 종교인은 '사랑과 나눔'에 전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주교는 성공회대 총장 시절 판공비를 모두 반납해 장학금으로 썼고, 학생들과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하며 자주 식권을 나눠줘 '식권 할아버지'로 불리기도 했다. 월급은 거의 기부하고 집에 가져가지 않아 영국인 선교사 출신의 부인 김후리다(86) 여사가 생계를 도맡았다고 한다. 김 전 대주교는 1987년 성공회 서울주교좌 성당에서 6.10민주항쟁의 신호탄이 된 '4.13 호헌철폐를 위한 미사'를 집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이 만드는 비영리 대안매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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