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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홍콩인들이 1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모여 홍콩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시위 및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홍콩인들이 1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모여 홍콩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시위 및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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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광주시민들이 어떤 마음이었을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한국에 4년째 거주하고 있는 홍콩인 채덕혜(Choi Tak Wai·33·여)씨가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시위를 거론하며 한국의 5.18민주화운동을 이야기했다. 영화 <택시운전사>를 통해 5.18을 알게 됐다는 그는 "영화를 본 후 홍콩 친구들과 광주에 있는 5.18 기록관에 갔었다"라며 "(1980년 광주시민들과 지금 우리가)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한국인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지나는 많은 관광객들이 홍콩의 상황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다.

채씨를 비롯한 50여 명의 홍콩인들이 15일 오전 11시부터 DDP 앞으로 모여 손팻말을 들고 서명운동을 받기 시작했다.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홍콩 내 대규모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홍콩인들이 이를 지지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홍콩인들이 1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모여 홍콩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시위 및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홍콩인들이 1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모여 홍콩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시위 및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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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씨는 1980년 광주뿐만 아니라, 2016년 광화문에서 벌어진 촛불시위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저도 광화문 촛불시위에 참석했었다"라며 "평화로운 시위로 정부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실제로 대통령을 바꾸는 것을 보며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홍콩이 점점 자유를 잃고 있다, 지금 이렇게 중국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도 걱정스런 마음이 든다"라며 "(광화문 촛불시위처럼) 우리도 범죄인 인도법이 통과되지 않아서 목표를 이뤘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홍콩 경찰, 부끄럽다"

지난 9일 홍콩에선 이른바 '100만 시위'로 불리는 역대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졌다. 홍콩은 20여 개 국가에 범죄인 인도를 허용하고 있는데, 최근 홍콩 행정부가 여기에 중국을 포함시키려고 하자 큰 반발이 벌어진 것이다.

홍콩인들은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크고 작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왔다. 2014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홍콩 행정장관 입후보 자격을 제한하면서 벌어진 '우산혁명'이 대표적이다. 급기야 반인권적으로 알려진 중국의 사법체계에까지 영향을 받게 될 상황에 놓이자 홍콩인들은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

특히 홍콩 경찰이 최루탄, 물대포, 고무탄, 빈백건(bean bag gun) 등으로 시위대를 강하게 진압하는 모습이 언론과 SNS를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더해 캐리 람(Carrie Lam) 홍콩 행정장관이 시위를 '조직적 폭동'이라고 비난하면서 반발도 커지고 있다.
 
 홍콩 시위대와 경찰의 유혈 충돌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홍콩 시위대와 경찰의 유혈 충돌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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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9일) 출장 차 홍콩에 갔다가 100만 시위에 참여했다"라고 밝힌 채씨는 "그 동안 홍콩에서 많은 시위에 참여했지만 그렇게 큰 시위는 처음 봤다"라며 평화롭게 반대 의견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요일엔 그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지난 수요일 경찰의 모습을 보며 걱정스런 마음에 많이 울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 나온 임완산(Lam Yuen Shan·26·여)씨는 "중국의 법과 제도에 대한 믿음이 없어 범죄인 인도법 개정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라며 "홍콩 사람들에 대한 인권침해를 넘어 홍콩을 지나는 외국인들의 인권도 침해당할 수 있다, 우리를 응원해주면 감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콩 경찰의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하고 마음도 아프다"라며 "홍콩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다 보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부끄럽다, 이성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시위자들을 대하는 홍콩 경찰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 또래 친구들이 시위에 나가고 있고, 더 어린 중학생, 대학생들이 제일 앞에 나서 시위를 하고 있다(홍콩엔 고등학교가 없고 7년제 중학가 있다)"라며 "그 어린 친구들이 매우 걱정된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홍콩인들이 1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모여 홍콩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시위 및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홍콩인들이 1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모여 홍콩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시위 및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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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문균(Choi Man Kwan·24·남)씨도 "시위는 매우 평화롭게 시작됐는데 경찰이 과도하게 사람들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라며 "집에서 홍콩의 상황을 생방송으로 접하고 있는데 마음이 아파 잠도 못자고 밥도 잘 못 먹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세대만 해도 좀 덜하지만 지금 어린 친구들은 강제로 중국의 영향력 하에 교육받는 분위기가 있다,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그에 대한 반감도 쌓여왔고 그런 분위기가 이번 시위에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본다"라며 "비교적 안전한 이곳에 있어 미안한 마음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홍콩인들이 1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모여 홍콩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시위 및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홍콩인들이 1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모여 홍콩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시위 및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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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1시 DDP에 모인 홍콩인들은 오후 8시까지 시위 및 서명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씨는 "홍콩에 있는 분들에 비하면 우리가 하는 건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종로경찰서는 현장 주변에 정보관을 배치하는 등 혹시 벌어질지 모를 중국인들과의 충돌에 대비하기도 했다.

이날 서명에 동참한 한국인 남성(40대)는 "최근 뉴스를 보니 (홍콩에서 벌어지는 일이) 부당한 것 같아서 (서명했다)"라며 "시위하는 홍콩인들이 걱정되는 마음도 있다"라고 말했다. 아래는 이날 DDP에 모인 홍콩인들이 배포한 유인물 전문이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홍콩인들이 1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모여 홍콩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시위 및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홍콩인들이 1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모여 홍콩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시위 및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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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특별행정구정부가 발의한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주한 홍콩시민들이 한국인에게 전하는 공개서한

우리는 현재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는 평범한 홍콩인들의 모임으로 홍콩 행정부가 입법기관에 발의를 제안한 '범죄인 인도 및 형사사법 공조 법안(흔히 범죄인 인도법이라고 불리는 법률안)'에 분명한 반대의 입장을 밝히는 바입니다.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홍콩시민들은 중화인민공화국(중국)으로 부당하게 송환될 수 있습니다. 또한 본 법률안은 차후 외국인에게까지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인들도 향후 법의 저촉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범죄인 인도법안은 식민지 시절을 거쳐 홍콩 반환이 실행될 때까지도 보장됐던 권리와 자유를 심각하게 저해할 것입니다. 이는 홍콩시민 및 외국인 모두가 누리고 있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2019년 6월 9일 이전부터 홍콩에서는 이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에 참여하였으며 홍콩인들의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는 법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홍콩 전체 인구는 740만 명에 불과하지만 전체 시위대 규모는 대략 103만 명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홍콩정부가 과연 홍콩시민들의 이러한 우려에 귀를 기울일 능력이 있는지, 시민권을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중국의 법적 인신구속 영향력 안에 포함되는 외국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도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외국인에는 물론 한국인과 그들의 재산이 포함될 수 있으며 이는 그들이 범죄인 인도법안에 저촉대상이라는 뜻입니다.

자국민들의 거센 항의와 법안 철회 요구에도 불구하고 홍콩 행정장관 캐리 람(Carrie Lam)은 의도적, 공개적으로 홍콩 인민대중의 의사를 무시했으며 정치적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관련 법안 2차 심의를 결정했습니다.

우리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홍콩시민으로서 홍콩 본토인들에 연대와 지지를 표명할 것을 약속하는 바입니다. 이와 동시에 우리는 전세계인들과 민주주의와 시민권의 가치를 건국이념으로 삼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홍콩정부 측이 이러한 악법을 폐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입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홍콩인들이 1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모여 홍콩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시위 및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홍콩인들이 1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모여 홍콩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시위 및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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