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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6.2 지방선거 평가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등 당발전전략안을 발표하고 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6.2 지방선거 평가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등 당발전전략안을 발표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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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에게 매서운 질책이 따랐다. 집권세력의 비난이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되지만 우호 인사들의 비판에는 마음이 아팠다.

자성과 자계의 계기로 삼는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명숙 후보가 낙선한 것이 마치 노회찬이 야성향의 표를 잠식한 때문인 것처럼 몰아간 것은 억울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선거 국면에서 군소정당은 자신들의 존재와 정책을 국민에게 알리고 활동하는 절호의 기회다. 이 같은 기능을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와 연결시켜 비난하는 것은 복수정당제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은 내각제도, 연립정부 상태도 아니었다. 더욱이 한명숙 후보 측에서 후보단일화의 협상을 제안하지도 않았다.

질 거야 알았지, 당연히. 하지만 질 껄 뻔히 아는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아. 그걸 모르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나. 그로 인해 야기될 정치적 데미지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 거, 그게 바로 그 진영의 문제지. 완주해서 얻을 정치적 이익과 그로 인한 비용, 혹은 사퇴해서 얻을 것과 그 때문에 잃게 될 것을 따지는 셈법이 정치적이지도 대중적이지도 않았다는 소리니까. 어느 쪽으로도 남는 장사가 아니었으니까. 정치적 선명성을 지켜냈다는 소리 따위를 누가 한다면 일단 그 사람부터 내다버려야 해.(주석 6)

노회찬의 특장(特長) 중에는 어떤 경우에도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는다는 기질도 포함된다. 학생운동으로부터 시작되는 그의 저항정신은 성패와는 상관없이 꾸준히 이어지고 그때마다 난관을 극복하면서 한단계씩 전진한다. 책임의식도 강한 편이다.
 
일반적으로 정치인들의 생태가 권리는 행사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거나 전가하는데 비해 그는 선거결과나 당내 문제에서 책임이 따를 때이면 회피하지 않았다. 10월 15일 진보신당 대표를 사임했다.
 
 15일 저녁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진보신당 당 대표 선출대회에서 조승수 신임 대표 등 새 지도부가 노회찬 전 대표와 나란히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15일 저녁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진보신당 당 대표 선출대회에서 조승수 신임 대표 등 새 지도부가 노회찬 전 대표와 나란히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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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직을 사임한 것은 책임감과 더불어 진보진영의 통합을 위한 자기희생적인 처신이었다. 대표직을 내려놓음으로써 다른 정파와 협상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믿은 것이다.
 
노회찬은 2011년 7월 13일부터 8월 11일까지 한 달간 덕수궁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내걸었다. 한진중공업이 전체적인 흑자구조에도 불구하고 대량해고를 단행하여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동자 권리확보를 위해 노동자들과의 연대투쟁의 일환이었다.
  
 16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고 경찰 강경진압을 규탄하며 단식농성중인 노회찬, 심상전 진보신당 상임고문이 농성천막앞을 지나는 '슬럿워크(Slutwalk) 잡년행진 - 벗어라 던져라 잡년이 걷는다' 참석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슬럿워크(Slutwalk)'란 야한 옷차림을 하고 거리에 나서는 시위를 말하며, 캐나다 경찰관의 '성폭행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여성은 매춘부 같은 야한 옷차림을 피해야 한다'는 발언이 전 세계적인 캠페인의 발단이 되었다.
 16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고 경찰 강경진압을 규탄하며 단식농성중인 노회찬, 심상전 진보신당 상임고문이 농성천막앞을 지나는 "슬럿워크(Slutwalk) 잡년행진 - 벗어라 던져라 잡년이 걷는다" 참석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슬럿워크(Slutwalk)"란 야한 옷차림을 하고 거리에 나서는 시위를 말하며, 캐나다 경찰관의 "성폭행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여성은 매춘부 같은 야한 옷차림을 피해야 한다"는 발언이 전 세계적인 캠페인의 발단이 되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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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뙤약볕 아래서 한 달 동안의 단식농성은 여느 정치인들의 '단식 쇼'와는 격과 결이 달랐다. 최소한의 음료수로 건강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인내심을 실험하고 함께하는 동지들을 격려하였다.

단식 농성장을 찾아온 시민ㆍ노동자들의 진정어린 격려에 힘을 얻고, 남은 날들을 그들을 위해 헌신할 것을 거듭 다짐한다.
 
단식농성을 마친 노회찬은 다시 진보진영의 통합운동에 발 벗고 나섰다. 
 
진보진영이 하나로 뭉쳐도 보수와 중도라는 두 거대 정당의 틈바구니에서 헤어나기 어려운 실정인데도, 진보세력은 그동안 선거과정과 이념노선을 둘러싸고 사분오열 상태였다. 2011년 1월 20일 진보신당ㆍ민주노동당ㆍ사회당ㆍ민주노총은 국회에서 '진보정치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1차 연석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진보진영의 통합운동을 전개하였다.
 
곡절이 따랐다. 사회당이 진보대통합에서 이탈하고, 그 대신 유시민 전 사회복지부 장관이 리드하는 국민참여당이 진보통합 논의에 참여했다. 이런 와중에 9월 4일 진보신당은 임시당대회를 열고 진보대통합 논의에서 예상과는 달리 이탈할 것을 결의한다.

노회찬의 리더십에 큰 상처가 되었다. 노회찬은 9월 23일 고심 끝에 진보신당을 탈당한다.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던 당을 떠나는 것이 가슴 아팠으나, 진보진영의 대통합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위한 결단이었다. '윤리적 결단'이라 할 것이다.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고문, 조승수 진보신당 전 대표, 임성규 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세균 진보교연 공동대표 등이 22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 추진을 비판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고문, 조승수 진보신당 전 대표, 임성규 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세균 진보교연 공동대표 등이 22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 추진을 비판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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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일에는 권영길ㆍ강기갑ㆍ천영세 등 민주노동당의 비당권파가 국민참여당의 진보대통합 참여에 반대하고, 당권파인 이정희 대표는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에 찬성했다. 진보진영 대통합운동이 정파간의 이런저런 사유로 다시 분열상을 드러낸 셈이다. 노회찬의 고심은 깊어갔다. 돌이켜보면 진보진영 내부에는 달팽이식 고정관념에 갇혀 그야말로 '진보'의 가치를 뭉개는 그룹이 없지 않았다.
 
노회찬은 이제까지 앎과 삶을 일치시키며 살아왔다. 여기에 저항성과 실천성이 따르면서 진보진영의 선두그룹으로 성장하였다. 개인적인 소소한 행복을 접고 대의와 공공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이 즈음 진보진영의 평론가는 노회찬에 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지난 6ㆍ2지방선거에서 입은 데미지가 커도 너무 컸어. 지금 노회찬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뭔가 새로운 걸 기획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과거에 누렸던 정치적 영향력을 회복하는 거라고. 일단 다행인 것은 진보 진영의 최대  조력자, M 실장, 이명박이 있다는 거.(웃음) 이명박은 노회찬의 필요성을 깨닫게 해 주니까. (주석 7)


주석
6> 김어준, 『닥치고 정치』, 230쪽, 푸른 숲, 2011.
7> 앞의 책, 229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진보의 아이콘' 노회찬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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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