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살해당한 사람들을 위한 매핑 인포그래픽.
 살해당한 사람들을 위한 매핑 인포그래픽.
ⓒ TJWG 제공

관련사진보기

"제가 본 피고는 차량에 실려 반죽음 상태로 끌려나왔고, 입에 재갈이 물려 있었어요. 종종 눈가리개를 씌우기도 했습니다." 

"1985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평양에선 일요일마다 한두 명씩 총살됐어요. 교수형 집행도 종종 있었지요. 주로 시장에서였어요. 처형된 사람의 가족은 대개 처형현장에 참석해야 하지만, 시신을 돌려받을 수는 없었어요." 

"한번은 안전부(경찰)가 공개처형 후 3~4시간 동안 누구나 보도록 시체를 전시해둔 것을 목격했습니다. 김정일의 권력승계가 대외적으로 공식화되기 전인 1990년대 초에 김정일이 '사회주의를 허물어 보려는 자들을 향해 총소리를 울릴 때가 됐다'고 전국에 지시했어요. 그 시기부터 공개처형이 급증했고, 배고파서 옥수수 따먹어도 총살하고, 강냉이 훔쳐먹어도 총살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선 어머니가 인신매매 혐의로 처형되고, 아버지는 병으로 사망해 부모를 잃은 2명의 소학교 아동들이 보호자 없이 산골로 추방되기도 했어요."


북한의 공개처형 장소와 시신 암매장지를 기록한 지도가 공개됐다. 해당 지도엔 공개처형에 관련된 문서 증거가 보관될 만한 기관(인민보안성·국가보위성 각급 사무실, 군대·행정기관 사무실 등)들의 위치정보도 함께 기록됐다.  

5개국 출신 인권운동가와 연구자들이 설립한 국제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은 '살해당한 사람들을 위한 매핑: 북한정권의 처형과 암매장' 보고서를 11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4년간 탈북민 610명을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구축한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다. 공개처형을 직접 목격한 탈북민이 위성사진을 통해 지목한 처형장소의 위치좌표를 기록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처형장소 323건을 확인했다.

북한당국이 적용한 처형 죄목으론 절도 및 재산 침해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다음으로는 폭력죄, 정치적 죄, 인신매매, 경제범죄 순서로 나타났다. 

공개처형이 벌어진 곳은 주로 강가, 공터, 밭, 시장, 언덕, 산비탈, 경기장, 학교 운동장 등 공개된 넒은 장소였다. 군중 규모는 수백 명 정도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1000명 이상이 목격했다는 증언도 상당수 나왔다. 심지어 "함북도의 시장 근처 공터에 마련된 공개처형 장소 맨 앞줄에 초등학생과 중고등학교 학생을 차례로 앉혔다"는 진술도 나왔다. 

공개처형은 현장에서 약식 재판이 열렸고, 혐의자를 거의 '반죽음' 상태로 끌고 나왔으며, 변호인의 조력 없이 혐의와 판결이 낭독됐다.

한 응답자는 "변호사는 아예 없는 경우가 많고 판사가 참석하는 것도 매우 드물다"면서 "안전원(경찰)들만이거나 가끔은 보위원(국가정보기관원)들이 참석해 혐의를 낭독하고 판결 선고까지 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밝혔다.    

가장 흔한 공개처형 집행 방법은 총살부대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살 방식으론 3명의 사격수가 3발씩 3회, 총 9발의 총알을 사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보고서는 "2005년 이래로 공개 교수형은 중단되었거나 주목할 만큼 줄었는데, 국제사회의 압력이 교수형 집행 중단으로 이어졌다는 관측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 문제를 제기할수록 북한 당국이 이를 무시하기보다 나름대로 반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몇몇 응답자는 "2013년과 2014년에 보안원들이 공항에서 쓰는 것과 유사한 휴대용 보안검색기로 공개처형 참관자들의 몸을 수색하고 처형 장면을 촬영하지 못하도록 전화기를 탐지해 임시 압수했다"고 진술했다. 이는 공개처형 관련 정보가 북한 밖으로 나오는 것을 북한당국이 신경 쓰고 있음을 시사한다.

설문 응답자의 83%는 북한에서 살 때 공개처형을 목격했고, 53%는 북한당국의 강제로 1회 이상 공개처형을 봤다고 진술했다. 공개처형을 목격한 가장 어린 나이는 7세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16%는 북한정권에 살해되거나 처형된 가족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27%는 북한정권에 의해 강제실종된 가족이 있고, 그중 83%가 여전히 생사나 소재를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답했다.

설문 응답자의 92%는 북한에 체제 전환이 이뤄지면 ▲ 피해자의 신원을 밝히거나 ▲ 가족에게 유해를 돌려주기 위해 ▲ 인권침해 진상을 밝히기 위해 시체 매장지 발굴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한편 보고서는 시체 암매장 및 소각 위치 좌표로 25건을, 구금시설 수감 중 사망한 사건정보로 20건을 기록했다. 특히 민감한 혐의로 '비밀' 처형된 사건정보도 소수 기록했다. 국가 운영 시설이나 국가정책으로 벌어진 사고, 굶주림, 병으로 인한 사망장소 정보도 실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