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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의 막말이 하루가 멀게 들려온다.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고, 화해와 통합을 이뤄내는 것이 정치인들의 임무라고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여기서 멀리 있다. 험한 말로 사람의 마음을 후비고, 기어이 생채기를 내고야 만다. 과거의 잘못된 행태를 반성하고, 달라진 모습으로 오늘을 살아가기를 기대하지만, 그들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증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듯하다. 막말로 떠난 민심, 가중되는 정치혐오의 폐해는 결국 평범한 국민의 몫으로 남게 될 것이다.

막말에 순위를 매길 기준은 없지만, 상대적으로 심각한 막말은 분명 존재한다. 말이 향하는 대상이 구체적이고, 사람의 생명과 관계된 경우가 그중 하나가 아닐까. 얼마 전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의 발언을 접하고 든 생각이다.

민 대변인은 지난 5월 31일, 한국 여행객들이 대부분인 헝가리 유람선 침몰로 인한 실종자 수색작업이 진행 중일 때 "안타깝다,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구조가 가능한) 이른바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민 대변인의 발언에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민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구조대를 지구 반 바퀴 떨어진 헝가리로 보내면서 '중요한 건 속도'라고 했다"는 말을 추가하여 페이스북 글을 수정했다. 이 또한 논란이 됐다.

민 대변인의 이런 발언은 어떻게 가능할까? 실종자의 수색 작업과 사고 수습에 협력하고, 가족들을 위로해도 부족한 상황에 어떤 생각으로 소통의 공간을 오염시켰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누구도 그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테지만, 그동안 드러난 정치인의 행태에 비추어 몇 가지로 추측해보자.

해외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이 긴급하게 대책을 지시하고, 관계 부처와 기관이 공조해서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대응팀을 급파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까지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현장을 찾아 상황을 점검하고, 헝가리 정부의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비록 사망자가 있고,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이 있어 안타깝지만, 정부의 발 빠른 대응에 안심이 되기도 했다.

먼저 민 대변인은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거나 행동하기에 앞서 정부의 대응 중에 문제가 되고, 비난할 지점만 찾고 있었던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정치적으로 상대 진영을 공격할 때도 어느 정도 선과 기준을 가져야 할 것이다. 반대편 흠집 내기에만 매몰되면 막말은 언제든지 등장하게 된다.

둘째, 가족들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족, 친구가 즐겁게 여행을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난데 없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해보라. 자신이 가서 현장을 확인하고 싶고, 물에라도 뛰어들어서 찾고 싶은 그 심정. 국내에서 일어난 사고가 아니지만, 그래도 정부가 뭐라도 해줬으면 하는 간절한 그들의 마음. 정치하는 사람이라면 1분 1초가 피를 말리는 아픔으로 뉴스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가족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이런 공감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정치인의 언행에 국민은 분노한다. 정부의 노력과 대응팀의 수고에 지지를 보내는 국민의 정서를 감지하지 못한 정치인의 무감각에 가족들은 더 서럽다. 자신이 정치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판단되면 그냥 조용히 있어도 된다. 작은 의무감이라도 생긴다면 경황이 없는 가족들을 위해 따뜻한 위로의 말만 건네도 좋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더 큰 기대 하지 않는다.

셋째, 국가의 역할에 대한 몰이해 때문이다. 이번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에 대한 정부 대응은 너무나 당연하다. 정부는 비용과 확률을 따지기 전에 가용한 자원과 인력을 총동원하여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상식이다. 여기서 '골든타임' 운운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무책임하다. 우리는 누구나 사고를 당할 수 있고, 그때마다 필요한 정부의 행동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국민이 당한 사고에 정부가 대응하는 상황을 두고 딴지를 거는 정치인을 두둔할 국민은 없다.

막말이 난무하는 이 시절을 우리 사회가 잘 극복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정치인의 막말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스럽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답을 찾을 수도 있겠다.

"... 특권을 누리는 데에 너무 익숙해서 상습적으로 막말을 내뱉는 개체들에게 '사람의 자질'을 가르치는 방법은,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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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사회 이슈, 사람의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 많은 시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