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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거리는 분홍색 베일을 쓰고 서클춤을 춘다. 김미경 화가는 오월의 신부를 연상케 하는 하얀 드레스에 동백꽃 한 송이를 가슴에 달고 열정 어린 아름다운 몸짓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4일 양평군 아신역 근처 폐공장에서 벌어진 노마드 춤서클 공연 모습이다. 노마드 춤서클은 관객들과 함께 하는 서클 춤으로 공식 행사의 첫 순서를 열었다. 도시의 노마드는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에서 만난 시민들의 춤서클 팀으로 이번 공연에 함께 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잠재적 댄서라고 생각하며, 자유롭게 움직이고 춤출 수 있어야 사랑도 혁명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거리에서 춤을 추고, 전쟁과 학살이 있는 자리에서는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춤을 춘다. 발달장애 작가들이 표현하는 생의 에너지에 춤으로 열렬히 화답하고 싶다."
 
노마드서클춤 노마드서클춤팀이 서클춤을 추며 전시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 노마드서클춤 노마드서클춤팀이 서클춤을 추며 전시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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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해서신나는문화예술협동조합 틈은 오래전 방직공장으로 쓰였다가, 이제는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공간으로 버려진 폐공장에서 전시를 열기로 했습니다. 협동조합 틈에서 활동하는 발달장애 작가 5명의 작품들과 함께, 제주도 등 기타 지역에서 활동하는 발달장애 창작자와 어린이들 작품까지 초대전으로 꾸밉니다.

전시 외에도 풍성한 볼거리가 준비돼 있습니다. 발달장애인들로 구성된 밴드 미라클성악앙상블팀 공연과 퓨전사물놀이패 땀띠의 공연, 도시의 노마드 춤 공연, 그 외 옛정서발굴밴드 푼돈들의 공연이 예정돼 있으니,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가리지 않고 누구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네트워킹 파티가 될 것입니다. 특히 발달장애 부모를 대상으로 한 정혜신, 이명수 박사의 공감 워크샵 등도 마련돼 있어서, 깊은 봄을 만끽하며 치유와 에너지를 나누는 알찬 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시장으로 쓰인 폐공장은 경의중앙선 아신역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어서, 대중교통으로도 편안하게 찾아갈 수 있어요. 폐공간을 살려내는 기쁜 잔치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초대의 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이번 전시는 발달장애 작가들의 작품 전시,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미라클앙상블팀공연, 정혜신 이명수의 공감 워크숍, 퓨전사물놀이, 가래떡 나눔, 유기농 재료로 차린 밥상 등 가족, 연인, 친구가 삼삼오오 짝을 지어 공연과 전시를 보고 토크쇼에 공감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풍성한 축제 형태로 준비됐다.

발달장애인들로 구성된 밴드 미라클성악앙상블팀은 오 쏠레미오, 넬라판타지아,유 레이즈 미 업 등 이태리 가곡, 아일랜드 민요 등을 넘나들며 멋진 화음의 공연을 보여주어 관객을 감동시켰다.

폐공장 곳곳에 정은혜, 한승민, 황선우, 성지예, 이찬우, 고동우, 이명선, 한지수, 토토의 아이들 등 발달장애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폐공장에 사람꽃이 가득 핀 것이다.
  
정은혜 작가의 '니얼굴' 전시  2천여 명의 커리커쳐를 그린 정은혜 작가의작품이 전시 되어 있다.
▲ 정은혜 작가의 "니얼굴" 전시  2천여 명의 커리커쳐를 그린 정은혜 작가의작품이 전시 되어 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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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참여 작가 중 유난히 눈길을 끄는 이는 정은혜씨다. 은혜씨의 작품 수는 무려 2천 점이 넘는다. 발달장애를 지닌 은혜씨는 대학에서 바리스타를 전공했지만 졸업 후 함께 어울려 생활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간이 마련되지 않았다.

사람을 좋아하는 은혜씨지만 지하철 안에서 혹은 일상에서 발달장애인을 바라보는 차별어린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사람을 좋아하지만 관계와 소통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은혜씨는 색색의 털실로 좋아하는 뜨개질을 했다. 넓은 목도리, 좁은 목도리, 긴 목도리, 짧은 목도리, 목도리를 끊임없이 뜨고 또 뜨던 은혜씨가 어느 날 사람의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다. 동생의 얼굴, 은혜씨가 만나는 사람들 얼굴, 얼굴을 그리며 은혜씨는 행복했고 은혜씨에게 자신의 얼굴을 그려받는 이들도 행복했다.

은혜씨의 '니얼굴' 그리기는 그렇게 시작되어 어느덧  2천 명 이상의 얼굴을 그려냈다. 정혜신 박사에 의하면, 은혜씨가 얼굴 그림을 그리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과 교감하고, 그들의 공감을 받는 것으로 사회성이 향상되고 자기 성장과 치유도 함께 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딸 은혜씨가 전시장을 찾은 이들을 맞이하고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멋지게 주인 역할을 감당해 내는 것을 보는 만화가 장차현실씨와 영화감독 서동일 감독은 얼마나 가슴이 벅찼을 것인가.

발달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던 시절, 장차현실씨는 어디든 은혜씨와 함께였다. 은혜씨가 사회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갈 권리에 선을 긋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가르는 사회적 통념과 맞서는 눈물겨운 노력이었다. 서동일 감독과 장차현실씨는 이제 은혜씨가 가족 중에 제일 유명해져서 유일하게 저축을 하는 작가이고 자신들은 은혜씨의 보조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혜씨의 활동을 자랑스러워 하는 마음이 전해졌다.
  
은헤작가가 그린 커리커쳐   은헤 작가가 그린 정혜신, 이명수, 김선주. 이유명호, 박재동 화백의 얼굴 그림이다,
▲ 은헤작가가 그린 커리커쳐  은헤 작가가 그린 정혜신, 이명수, 김선주. 이유명호, 박재동 화백의 얼굴 그림이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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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씨는 사람들 만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고 싶어한다. 은혜씨가 사람을 만나는 통로는 바로 '니얼굴' 그리기다. 지금까지는 직접 대상을 만나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누며 그린 그림이 더 많지만, 앞으로는 SNS를 활용해 전 지구촌으로부터 '니얼굴' 고객을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은혜씨가 일만명 '니얼굴' 그리기에 도전을 했기 때문이다.
 
은헤 작가와 장차현실과  멀리 제주에서 여성학자 오숙희씨가 전시장을 찾았다.
▲ 은헤 작가와 장차현실과  멀리 제주에서 여성학자 오숙희씨가 전시장을 찾았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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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과 나무 깎기, 양희은과 김광석 노래부르기, 립스틱 바르고 나들이 하기를 좋아하는 낭만적인 은혜씨가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것은 그림 그리기와 사람들과의 만남이라고 한다.

은혜 작가에게 멋진 자기 얼굴을 그려받고 싶은 분은 얼른 줄을 서면 자신의 얼굴이 전시되는 행운도 덤으로 누리게 될 것이다. 은혜씨는 현재 잠실창작스튜디오 10기 입주 작가로 당당하게 활동 중이다.
 
'장애는 단순히 신체적 손상이나 결여가 아니라, 다른 지각세계 다른 생활세계를 만드는 가능성의 영역이다.' - 올리버 색스
 

전시는 함께해서신나는문화예술협동조합 틈,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양평지회,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주관으로 경기도 양평군 아신역 근처 폐공장에서 지난 5월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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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