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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장 바꿨다는 소식에 분개한 장제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이던 회의장을 봉쇄하고 있던 자유한국당 장제원, 정유섭 의원 등이 29일 오후 회의장이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고 몰려와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고 있다.
▲ 회의장 바꿨다는 소식에 분개한 장제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이던 회의장을 봉쇄하고 있던 자유한국당 장제원, 정유섭 의원 등이 29일 오후 회의장이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고 몰려와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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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넷째 주부터 자유한국당과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의 국회 내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여야 4당이 선거제도, 공수처설치,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패스트트랙 처리에 합의하자 자유한국당은 소속 국회의원과 보좌직원, 당직자를 동원해 물리력으로 회의 개최를 방해하는 활동을 펼쳤는데, 주요한 활약상은 대체로 아래와 같다.

첫째, 자유한국당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아래 사개특위) 위원으로 새로 보임된 채이배 의원의 사개특위 회의 참석을 방해할 목적으로 6시간 넘게 감금했다.

둘째, 사개특위에서 합의한 공수처 설치 및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등이 발의안을 제출하지 못하도록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의안과 사무실을 점거하고 법안 제출과 접수 업무를 방해했다. 의안 제출용 팩스와 제출되던 법안을 훼손했다.

셋째, 사개특위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아래 정개특위)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국회 본청 내 회의장 곳곳을 점거하고 봉쇄해 해당 위원회 위원들의 출입을 저지하고 회의를 개최하지 못하도록 저지했다.

종이 입법 시대에서 전자 입법 시대로

자유한국당의 조직적인 회의 방해는 몇 가지 인상적인 결과를 낳았다. 우선 무용지물인 줄 알았던 '전자입법발의시스템'이 사용가능한 것임이 확인되었다. 도입된 이후 아무도 사용한 적 없어 누구도 사용가능한 것인지를 몰랐으나, 자유한국당의 의안과 봉쇄로 인해 '실제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갑자기 종이 입법 시대에서 전자 입법 시대가 된 것이다. 심지어 적법하기까지 하니 '돈 먹는 하마'로 불리고 '쓸데없는 곳에 세금을 낭비한다고 욕먹기 바빴던 국회사무처는 뜻밖의 1승을 하게 됐다.

다른 하나는 국회법상 '회의 방해 금지 조항'이 실제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온 국민이 지켜본 것이다. 녹색당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자유한국당의 조직적인 회의 방해에 대해 국회법 166조 위반과 감금,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벌금 500만 원 이상의 처벌을 받을 경우 국회의원은 피선거권이 박탈되고, 보좌직원은 당연퇴직 해야 한다.

국회는 왜 회의 방해에 대해 이런 처벌을 규정했을까? 우선, 이 조항이 생긴 과정과 배경을 살펴보자.
 
바닥에 드러누운 나경원 "원천무효"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2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도 차수를 변경해 30일 새벽 선거제 개혁안을 패스트트랙 지정을 의결하자, 회의장 앞 복도에 모여있던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바닥에 드러누워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 바닥에 드러누운 나경원 "원천무효"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2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도 차수를 변경해 30일 새벽 선거제 개혁안을 패스트트랙 지정을 의결하자, 회의장 앞 복도에 모여있던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바닥에 드러누워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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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의원 대표발의한 국회 폭력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

2012년, 당시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당신이 아는 그분 맞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법사위원장이시다.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갔다)은 국회 폭력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권성동 의원은 특별법의 제안 이유로 '국회법 상의 질서유지 규정만으로는 국회에서 발생하는 폭력사태를 방지하기에 근본적으로 많은 한계가 있어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폭력 등을 행사할 경우 강력하게 제재하여 국회에서의 회의 질서를 유지하고 성숙한 의회민주주의의 근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성동 의원이 해당 법안을 발의했던 것은 2012년 7월 20일이고 당시는 국회법 제85조의2(안건의 신속 처리), 148조의2(의장석 또는 위원장석의 점거 금지), 제148조의3(회의장 출입의 방해 금지)로 통칭되는 '국회선진화법' 조항이 신설(2012년 5월 25일)된 이후다. 국회선진화법 조항과 별개로 국회 회의를 방해할 경우, 강력한 처벌 규정을 명시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이다.

이 법안은 2013년 6월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된다. 당시 회의록을 살펴보면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정치쇄신의 의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야 한다'는 이유로 해당 조항의 신설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국회 폭력 사태 방지는 국회선진화법으로 충분하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에 '개혁적이지 않다'고 반박하는 발언도 있다.

보좌직원이 국회의원을 보좌하기 위해 회의 방해 장소에 있다는 것만으로 당연퇴직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민주당 의원이 반대하자 새누리당 신동우 의원은 '이런 조항이 있어야 당이 보좌직원에게 회의 방해를 지시하는 일이 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가 계속되자 법안심사소위는 당연퇴직에 해당하는 벌금형 금액을 당초 3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상향하여 논의를 종결한다.

그 결과가 바로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제9조의3(당연퇴직)이다. 또한 제9조의2(결격사유)에는 국회 회의 방해 금지를 위반하는 등의 경우에 보좌직원으로 임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국회 회의 방해를 하여 벌금형 500만 원 이상의 확정판결을 받은 보좌직원은 즉시 퇴직해야 하며 향후 5년간 다시 임용될 수 없다는 뜻이다.

국회의원의 경우도 회의방해죄로 처벌될 경우 국회의원직을 내놔야 한다. 공직선거법 제19조(피선거권이 없는자)를 보면, 국회법 제166조(국회 회의 방해죄)를 위반하여 5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국회 본청 회의장소를 점거했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보좌직원 뒤쪽에 서 있었다. 우연이었을까?

'국회 회의 방해 금지 위반에 대해 이렇게 강력한 처벌 조항을 두는 것은 어떤 논리적 근거를 가질까?' 라는 의문이 생긴다. 그저 '국회 회의'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말이다.

국회의 본질적인 권한, 입법권 훼손하는 중대 범죄

여기서 '국회 회의 방해'는 단순한 회의 방해가 아니다.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를 제외한 본회의, 상임위원회, 소위위원회 등 기본적인 국회의 회의는 모두 발의된 법안을 심사하고 논의하는 '입법'을 위한 회의이다. 국회의 회의는 국회에 부여된 입법권을 실현하는 과정이다. 즉 자유한국당이 조직적으로 국회 회의를 방해한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훼손하고 의회민주주의의 근간을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다. 

자유한국당은 선거제도는 합의처리가 원칙이므로 공직선거법의 패스트트랙 회부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합의처리'는 법적 절차가 아니다. 공유하는 '가치'를 뜻한다. 지난 2018년 12월 15일 여야 5당의 합의를 파기한 것과 별개로, 자유한국당이 합의처리라는 '가치'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권한이자 책임인 입법권을 훼손하고 있는 것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자유한국당의 개혁 발목잡기와 국회 회의 방해에 염증을 느낀 시민들이 국민청원으로 올린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이 100만을 넘어서고 있다(30일 오전 9시 기준). 자유한국당은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 결정이 아니라,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아 민주적으로 '해산'될 수 있음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본 기사에서 설명한 '국회 폭력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 등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참여연대 이슈리포트 「자유한국당의 국회법 15장 <국회 회의 방해 금지> 위법의 심각성」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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