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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관계자 등으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26일 법무부(장관 박상기)는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에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 기준을 소위원회에서 재논의하는 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이는 5일 한 심포지엄장에서 박상기 법무장관이 "변호사시험 합격결정 방법에 대해서 장기적으로 가장 적합한 기준을 재논의하겠다"고 발언한 것의 연장으로 보인다.(관련기사 - http://omn.kr/1igja)

법무부의 '재논의' 계획에 대해 로스쿨 관계자들은 그 내용이 모호해 혼란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26일에 소위원회를 여는 것이 아니고 '소위원회를 열 것인지' 자체를 그 날 열리는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에서 논의한단 것인데, 그렇다면 소위원회를 열기로 결정될 경우 본래 26일로 예정되었던 제8회 변호사시험의 합격자 결정도 추후 소위원회에서 있을 것인지 등이 모호하다는 것. 5일 박 장관의 '재논의' 발언 당시에도, '장기적으로 가장 적합한 기준'을 재논의한다는 것인지 기준을 '장기적으로 재논의'한다는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소위원회는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구성원 15인 중 일부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소위원회는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구성원 15인 중 일부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시험 제14조의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변호사와 판사, 검사 등이 총 8인, 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 교수와 학식과 덕망 있는 자 등이 총 7인이다. 변호사업계와 교육·시민계로 나누면 8:7로, 변호사업계의 의견이 더 반영될 수 있는 구조다. 소위원회도 같은 방식의 3:2 정도로 구성될 수 있다.. 한편 로스쿨 교수들인 관리위원들에게는 재논의 관련 연락은 아직까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규 변호사 수' 결정의 원칙적 모습은?

'소위원회의 재논의'가 도마에 오르면서 지금까지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가 사실상 신규 변호사 수를 결정해온 것은 문제였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련 규정들과 헌법재판소 결정례들을 보면 지금까지의 방식엔 문제가 있다는 것. 

'신규 변호사 배출 수'는 일단 "교육부장관"이 '사회적 합의'를 고려하여 결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법학전문대학원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이하 법전원법) 제7조는 "교육부장관"이 '국민에 대한 법률서비스의 원활한 제공' 과 '법조인의 수급상황' 등을 고려하여 입학정원, 즉 신규 변호사가 배출될 총수를 결정하도록 규정한다. 로스쿨 설립 당시 변호사단체와 로스쿨·시민단체 간 강한 의견대립 속에서 입학정원은 2천 명으로 결정되었다. 2천 명이, 교육부장관이 사회적 합의를 고려하여 정해 놓은 '신규 변호사 배출 수'의 원칙적 모습인 것.

헌법재판소도 "'수급상황에 맞게 법조인력의 배출규모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우리나라는 바람직한 법조인력의 수와 연계하여 법학전문대학원의 '총 입학정원 자체를 제한하면서 변호사 시험의 합격률을 높이는 방법(인가주의 및 총 정원주의)'를 택하고 있다"고 했다. 또 우리나라가 위와 같은 방식을 택하는 이유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법학교육과 법조인 선발의 연계를 통해 법학교육을 정상화하고 인력의 효율적 분배를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였다.(기자주 - 2008헌마370 결정)

법전원법 제7조와 헌법재판소 결정례로 미루어보건대, 우리나라의 신규 변호사 수 제한은 입학정원 결정, 즉 로스쿨 입구 단계에서 "교육부장관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변호사시험 합격 결정, 즉 로스쿨 출구 단계에서 "법무부장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무엇일까.

변호사시험법(이하 변시법) 제10조 제1항은, "법무부장관"이 그 2천여 명 중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도입 취지를 고려하여' 변호사 자격에 미달하는 이들을 추려내 변호사시험에 불합격시키도록 규정한다. 여기서 '로스쿨의 도입 취지를 고려한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의 의미가 문제되는데, 로스쿨 도입 당시의 사법개혁위원회 자료집이나 법무부 배포의 변호사시험법 제정안 설명자료와 홍보책자 등을 보면 이는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실시하는 것'의 의미임이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다른 자격시험에서와 달리 현행 변시법에는 '자격시험에 적합한 합격총점이나 합격률'에 관한 직접적 규정이 없다. 다만 지난해 서울법학연구소와 아시아태평양연구소는, 연구 결과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운용하려면 '최소한 응시자 대비 75% 이상의 합격률'이 필요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왜 회의록에 '대국민 법률서비스' 얘기는 없나

그렇다면 실제 신규 변호사 배출은 원칙에 부합하게 있어온 것일까. 매년 합격자 결정・발표일이면 법무부는, '법무부장관'이 아닌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가 00명으로 결정하고 장관이 이를 수용했다고 발표한다. 법문상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역할은, 법무부장관이 변시법 제10조 제1항에 따른 관련 결정시의 '의견 제시' 기관에 불과하지만 지금껏 사실상의 '결정권자'였던 셈이다.

지난 5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주최로 열린 한 심포지엄장에서 법학전문대학원원우협의회(회장 최상원, 이하 법원협)에서 기자들에게 배포한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어떻게 결정되는가"라는 제목의 자료에서는 이러한 위원회의 변호사시험 운영을 두고 '위법 내지 월권 행사'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한 로스쿨생이 재판 과장에서의 받았다면 회의록이 첨부되어 있었다. 

이를 보면, 법무부장관의 명을 받는 법조인력과장(검사)은 법조인 수급 상황을 3차례 언급한 뒤 "1500명 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게 합격인원을 결정함이 상당하다고 생각하였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위원들이 1안 1532명, 2안 1540명, 3안 1550명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것을 제안한다. 
 
 지난 5일 법학전문대학원원우협의회가 배포한 <제3회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회의록>에서 '법조인 수급','변호사시장 상황'이 언급된 부분과 '미리 준비한 3개 안을 제시하고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결정'하도록 하는 부분.
 지난 5일 법학전문대학원원우협의회가 배포한 <제3회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회의록>에서 "법조인 수급","변호사시장 상황"이 언급된 부분과 "미리 준비한 3개 안을 제시하고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결정"하도록 하는 부분.
ⓒ 출처 : 법학전문대학원원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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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전원법 제7조와 달리 변시법 제10조 제1항에선 '법조인의 수급상황' 등이 쓰여 있지 않는 만큼 이는 법 위배 여지가 있어 보인다.  위 회의록 어디에서도 법조인력과장이 법무부 연구 결과나 여론조사 등에 근거해 '국민에 대한 법률서비스의 원활한 제공을 위해 변호사 수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언급하는 부분은 찾을 수 없다.
   
또 이경수 법조문턱낮추기실천연대(이하 법실련) 대표에 따르면, 위 회의록에서 발견되는 사실 중 하나는 '변시법 제10조 제1항과 구 사법시험법 제4조가 판박이'라는 점이다. 그는 "양자 모두 법조계의 이익만 대변하는 시험 관리위원회가 신규 변호사의 수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변호사시험법 제10조 제1항과 구 사법시험법 제4조의 비교
 변호사시험법 제10조 제1항과 구 사법시험법 제4조의 비교
ⓒ 출처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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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살펴보았듯 위원회의 구성을 볼 때 '법조인의 수급상황'을 강조하면서 변호사 수를 제한하는 안이 받아들여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제3회 변호사시험에서의 합격자 수는 위 회의록의 2안과 동일한 1500명이었다. 또 지난해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시의 법무부 보도자료를 보면 "법무부장관이 위원회의 심의 내용을 받아들여 결정했다", "제8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시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등이 쓰여 있다.
 
 2018년 4월 20일자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ㆍ발표'에 관한 보도자료 일부
 2018년 4월 20일자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ㆍ발표"에 관한 보도자료 일부
ⓒ 출처 : 법무부 법무실 법조인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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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변호사 수 결정권자'는 누구일까

한편 이경수 법실련 대표는 "여기엔(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의 시험 운영엔) 법무부장관이 교육부장관의 권한을 침해하는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법전원법 제7조에 따라 "교육부장관이" 신규 변호사 수가 2000여 명이 배출되도록 정해놨는데 "법무부장관이" 2000여 명 중 미자격자만 탈락시키는 게 아니라 변호사업계를 고려해 임의대로 신규 변호사 수가 1500여 명만 배출되도록 하고 있으니, 이는 '법무부장관에 의한 교육부장관의 권한 침해', 즉 일종의 '월권'이란 설명이다.   

이에 법실련은 오는 22일 관련한 헌법소원 청구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법학전문대학원원우협의회, 법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 등과 연대하여 '교육부장관에 대한 로스쿨생들의 요구'를 언론광고와 편지 등을 통해 전달한다면서 이제라도 로스쿨의 또 다른 축인 교육부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였다. 

이런 가운데 오는 26일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의 '소위원회'의 '재논의'가 과연 제8회 변호사시험  및 이후의 변호사시험들과 로스쿨 교육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법조계와 교육계, 그리고 시민사회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법무부는 '재논의', '재검토'를 수회 언급하며 면피에만 급급했고 꼼수만 부려왔다. 정말 재논의 생각이 있으면 당장 오는 26일부터 재논의해야 한다.

당장 이번 제8회 변호사시험부터 자격시험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로스쿨의 한 관계자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덧붙이는 글 | 기사를 쓴 박은선은 <법조문턱낮추기실천연대> 소속으로, 기사의 수익금은 전액 로스쿨 교육 및 법조문턱 낮추기 운동에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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