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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행범 체포됐다가 2018년 11월 해임처분을 받았던 국회사무처 '몰카공무원'이 소청심사위를 거쳐 강등처분을 받고, 국회에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범 체포됐다가 2018년 11월 해임처분을 받았던 국회사무처 "몰카공무원"이 소청심사위를 거쳐 강등처분을 받고, 국회에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오마이뉴스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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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말, 국회 근처 식당 여자화장실에서 휴대전화로 20대 여성을 불법촬영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국회사무처 6급 공무원 A씨가 4월 현재 복귀해 근무 중인 것으로 <오마이뉴스> 취재결과 확인됐다.

<오마이뉴스>가 국회사무처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위반으로 해임을 처분받았던 A씨가 소청심사위원회(소청심사위) 결과 징계처분이 '강등'으로 감경돼 재직 중이다.

A씨는 2018년 3월 23일 자정쯤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한 식당의 여자화장실에서 칸막이 아래쪽으로 휴대전화를 넣어 옆칸 여성을 몰래 촬영하려 한 혐의를 받고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관련 내용은 대부분의 언론에 보도됐다. 이후 A씨는 서울남부지법에서 약식 기소돼 벌금 300만원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받았다.

당시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공무원의 당연퇴직 사유인 성범죄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으로 한정돼 있어 A씨는 그에 해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국회사무처가 2018년 11월 A씨에 대해 해임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반발해 소청심사위에 소청을 제기했고, 애초 해임이던 징계는 강등으로 감경됐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애초 해임이 결정됐으나 소청심사위에서 (직급) 강등으로 낮춰졌다"며 "(A씨는) 3개월 동안 정직 기간을 보낸 뒤 지난 3월 중순 복귀했다"고 밝혔다.

5명으로 구성된 소청심사위는 '(몰카 불법촬영은) 강간·강제추행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범죄이며, A씨의 평소 근무태도를 볼 때 상습 범죄로 보이지 않는다. 정황 증거는 있으나 결정적 증거는 없다'는 등 이유를 들어 감경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쩌다 저지른' 한 번의 범죄에 A씨를 해임까지 하는 건 과하다고 심사위원들이 봤다는 얘기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소청심사위가 관대한 처분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 또한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국회사무처의) 징계위원회에는 내·외부 인사가 섞여 있지만, 소청심사위는 완전히 외부 위원들로만 구성돼 있다. 게다가 행정심판제도라 법적 강제력이 있어 결과가 나오면 따를 수밖에 없다"며 "국회사무처가 A씨에 패소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A씨의 경우 국가공무원법에 규정된 성범죄 범위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과 추행으로 한정돼 있던 탓에 혜택을 입은 사례로 볼 수 있다.

지난 17일부터 시행된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에 따르면 공무원 임용의 결격과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하는 성범죄의 범위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에서 모든 유형의 성폭력 범죄로 확대됐으며, 퇴직 사유에 해당하는 벌금형 기준도 종전 3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강화됐다.

"국회 운영위는 무얼하고 있나" 
  
 자유한국당에선 왜 '미투(성폭력 피해고발)'가 나오지 않을까. 17대·18대·19대 국회, 구 새누리당 의원실(현 자유한국당)에서 근무했던 30대 중반 여성 C씨는 "자유한국당에선 고발해봤자 달라질 거란 기대가 없다. 좌절감만 맛보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거란 절망감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전경.
 2018년 3월 말, 국회 근처 식당 여자화장실에서 휴대전화로 20대 여성을 불법촬영하다 현행법으로 체포된 국회사무처 6급 공무원 A씨가 2019년 4월 현재 복귀해 근무 중인 것으로 <오마이뉴스> 취재결과 확인됐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 전경.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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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사무처는 행정심판제도에 의한 구제로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국회 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 국회 직원은 '몰카남'의 복귀에 대해 불안감을 드러냈다. 지난 3월 초 '여의도 대나무숲' 페이스북에는 한 직원이 지난해 실렸던 국회사무처 몰카남 기사를 링크하며 "이 몰카남이 다시 국회에 복귀했다고 들었다. 운영위는 무엇을 하고 있나"라며 "밖에선 몰카 근절 정책이니 성범죄 근절이니 하는데"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젠더폭력특위 위원이자 '미투' 1호 법안을 낸 정춘숙 의원(비례대표)은 보다 엄중한 처벌을 주문했다. 그는 "국회가 '몰카', 즉 불법촬영이 피해자 인생을 파괴하는 심각한 범죄라는 걸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며 "얼마 전 미국에선 탈의실을 몰래 촬영하다 체포된 50대 남성이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았다. 우리도 '몰카'를 가벼운 실수쯤으로 볼 게 아니라,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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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