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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HIV감염인 기숙사 입소 논란에 대해, 논란이 일어났던 해당학교인 한국교통대학교(이하 '교통대')의 대처 방식을 보며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무려 국가가 설립해서 운영하는 국립대의 대처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참으로 무지한 대처였고 그 대처가 인권을 저해하고 있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평등하고 공정해야 할 교육기관이 마치 HIV감염인을 걸러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고 심지어 경찰을 통해 HIV감염인으로 추정되는 자를 추적하고 있었다.

그러한 태도를 보며 교통대를 HIV감염인을 범죄자 혹은 문제덩어리 등 기피해야 할 존재로 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HIV감염인을 사회의 일원으로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배척하기 바쁜 학교. 나의 감정은 너무 복잡했다. 심란함, 분노, 어이없음, 실소.

논란의 질병이 HIV가 아니었다면, 에이즈가 아니었다면 학교의 대처는 달랐을 것이다. 어디가 아파서, 어떤 질병을 앓고 있어서, 어떤 진료기록이 있어서 학교로부터 '거부'당하는 사례가 상상이 되는가? 이번 사태가 논란으로 이슈가 된 것은 에이즈였기 때문이리라. 교통대의 대처 방식은 에이즈에 대한 혐오와 극심한 낙인으로부터 교육의 영역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교가 언제부터 사람을 가려 받는 공간으로 변질이 되었는가? 교통대의 대처방식, 즉 '에이즈 환자가 없으니 안심하라는 태도'는 HIV감염인을 학생으로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지 않는가. 교통대는 HIV감염인의 교육권을 앞장서서 침해하고 있다.
 
HIV감염인과 공동생활이 무섭다고?


이번 사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논란이 되었을 당시, 댓글의 상황은 일명 '댓망진창'이었다. 사람들의 무지한 발언들이, 혐오의 발언들이 장황하게 펼쳐졌다. HIV감염인과 생활관에서 같이 생활하면 혈액을 통해 감염 된다느니, 접촉하면 감염된다느니, HIV감염인이 마음 먹고 피를 뿌리면 다 X된다느니... 한숨만 나오게 하는 루머를 퍼뜨리는 혐오발화자들에게 HIV감염인 당사자로서 친절히 답변하자면.

1. 일상생활 속 접촉으로 HIV에 걸릴 수 있다면 이미 내가 다니는 직장 동료들은 다 HIV감염인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직장을 다니며 일생생활의 접촉으로 HIV감염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2. 피를 뿌려서 HIV에 걸리게 한다고? 애초에 피를 뿌리는 순간 공기에 접촉될 것이고 HIV는 사멸할 것이다. 만약 피를 뿌려 공기를 통해 HIV에 걸리게 할 수 있다면 유명 사이언스지에 실릴 만큼 엄청난 발견이 될 것이다.

3. HIV감염인의 대부분이 게이이고 그런 사람이 입소하면 위험하다? 혐오표현을 통해 상대방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주는 당신이야말로 위험하다. HIV감염인을 위험하다고 이야기하기 전에 주변에 만연해있는 각종 소수자 혐오가 진정 위험한 것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4. 그리고 자꾸 에이즈, 에이즈하는데 HIV와 AIDS의 차이부터 다시 공부하고 오길 바란다. 참…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온다. 에이즈역사 30년, 무엇이 바뀌었는지 의문이다. 의학과 과학은 나날이 발전하는데 혐오와 공포는 30년 전 에이즈가 발견되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니.

무서운 것은 HIV가 아니라 학교당국의 태도와 대처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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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태에서 더욱 엉망진창이었던 것은 교통대의 대처방식이었다. 학부모들이 걱정하며 문의를 했다면, 학부모들에게 HIV감염인이 공동생활에 있어 감염우려가 없다는 것을 설득했어야 했다. 하지만 교통대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오히려 경찰에게 수사를 의뢰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마치 '우리가 HIV감염인을 색출해서 걸러낼 것이니 모두들 안심하고 다녀도 된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학교는 마치 비감염인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HIV감염인을 얼마든지 배척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학교는 심지어 생활관 공지사항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안심시켰다는 뉴스를 공지사항을 메인으로 올려 마치 대처를 잘 한 것처럼 사건을 마무리 했다.

여기서 문제는 실제 해당학교에 재학 중이며 생활관을 이용하는 HIV감염인의 수가 정말 0이냐는 것이다. 우리는 교통대에 HIV감염인이 없다고 확신 할 수 없다. 혹여나 HIV감염인이 재학 중이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어떠한 감정으로 학교를 다녀야 할까. 'HIV감염인이 없으니 안심하라'는 학교에서 말이다.

HIV감염인의 대다수는 본인의 감염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한다. 글을 쓰고 있는 나 또한 내 감염사실이 알려질까 두렵다. 내가 아무리 약을 잘 먹고 있고 감염확률이 없다는 것이 U=U캠페인과 같은 세계적인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 되었다 하더라도 한국 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는 차별과 혐오의 시선을 나 홀로 견뎌내기에는 두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진행한 20/30대 감염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2개월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냐는 대답에 응답자 수의 12.1%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일반인구집단 20/30대의 남성 0.3%의 약 39배가 높은 수치로, 같은 설문 내 자기건강평가에서 긍정적인 상태가 높은 것을 고려할 때 심리적인 압박감이 주요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심리적인 압박감은 주위에서 듣는 혐오와 비하발언을 말한다. 바로 교통대가 부추긴 그 혐오와 비하발언.

대학은, 평생은 아니더라도, 학생이 사회에 나가기 직전 진로, 즉 지금까지 그린 꿈을 확실하게 굳히기 위한 교육기관이다. 그러한 교육기관에서 질병혐오를 자행하고 HIV감염인을 궁지로 몰아넣는다는 것은 문제로 인식 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 사안이 국립대학에서 일어난 만큼 분명하게 책임지고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HIV/AIDS 인권활동가네트워크의 공동기고글입니다. 글쓴이 소리는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의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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