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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가 아주 존경하는 나이는 저보다 적은 아주 믿음직한 친구 문재인이를 제 친구로 둔 것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나는 대통령감이 됩니다. 나는 문재인이를 친구로 두고 있습니다. 제일 좋은 친구를 둔 사람이 제일 좋은 대통령 후보 아니겠습니까?"

2002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연설이다. 

흐믓한 미소를 짓고 있는 문재인. 옆에는 굳은 표정의 권노갑이 묘한 대조를 이뤘다.

세계 어느 역사에 이처럼 드라마틱한 정치 스토리가 있었을까.

지지율 2%에 불과했던 노무현의 도전부터 노사모의 탄생, 대선 전날 지지를 철회한 정몽준, 당선, 탄핵, 사대강 이명박, 서거, 상주가 된 친구 문재인, 앵무새 박근혜, 촛불혁명, 탄핵 그리고 대통령이 된 친구.

정치인 노무현의 당돌한 연설

2002년 당시 대선후보 노무현의 연설을 듣노라면 지금도 전율을 느낀다.

"조선 건국 이래로 600년 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단 한 번도 바꾸지 못했다. 비록 그것이 정의라 할지라도 비록 그것이 진리라 할지라도 권력이 싫어하는 말을 했던 사람은 또는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들은 전부 죽임을 당했다. 그 자손들까지 멸문지화를 당했다. 패가망신 했다.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어떤 불의가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척하고 고개숙이고 외면했다. 눈 감고 귀를 막고 비굴한 삶을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면서 밥이라도 먹고 살 수 있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제 어머니가 제게 남겨 주었던 제 가훈은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바람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눈치보며 살아라.'

이 비겁한 역사를 가르쳐야 했던 우리 역사, 이 역사를 이제는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 번 쟁취하는 우리의 역사가 이루어져야만이 이제 비로소 우리의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얘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정치는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있다지만 이 한(寒) 많은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굴곡진 우리네 역사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일본의 도발로 시작된 '한·일 무역분쟁'.

문재인 대통령이 버티고 있는 이 시기에.
자유한국당이 야당이 된 지금.

한국 대법원이 일본 전범기업 배상 판결로 시작됐다지만 아베가 단지 이거 하나때문에 이 엄청난 일을 벌였을까?

한국 국적은 가진 극우단체 사람들이 도리어 일본에다 사죄 하라고 외치고,
왜 해마다 서울 한복판에선 '천황 생일 축하 파티'가 성대하게 열리는지,
그때마다 정·관·제계 인사들은 왜 그렇게나 우루루 몰려 드는지,

경제대국 일본이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제재를 고집하는 이 황당한 상황을 이해하려면 어떤 거대한 흐름부터 봐야하지 않을까?

한국 사회 깊은 곳까지 뿌리깊게 박혀 있는 일제의 잔재들이 어떤 '위기감'이 이들을 똘똘 뭉치게 만든 건 아닌지.

10년 간 이어진 김대중·노무현 정권임에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그들 천하였다. 정권 재탈환으로 기도만장했던 친일수구세력은 그들 밥그릇을 지켜준 이명박·박근혜가 되레 콩밥을 먹는 '깽판'을 친 상황에서도 여전히 건재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의 등장과 친일수구세력 내부 분열 등으로 '불안감'은 어느새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온 듯 하다. 아니 생존위기 보다는 손해를 죽음보다 싫어하는 본능적인 반응이 지금의 상황을 만든 것 같다.

일본이 조국 법무부장관 발탁에 주목하는 이유

"대한민국이 진정 바뀌고 있구나"

청와대 개각 인선을 보자마자 든 생각이다.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고 강조했던 노 대통령의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조국 전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기용은 문 대통령의 개혁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일본 언론은 연일 대일강경파 조국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됐다며 특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외교부장관도 아닌 법무부장관 기용에 일본이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가 뭘까?

2월15일자 중앙일보 기사를 보면 그들의 불안감을 어느정도 엿볼 수 있다.

"권력기관 개혁한다면서…일제 '칼 찬 순사' 꺼내든 文"이란 제목의 이 기사는 문제인 대통령이 국정원ㆍ검찰ㆍ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한 발언에 주목했다.

문 대통령은 "일제 강점기 검사와 경찰은 일제의 강압적 식민통치를 뒷받침하는 기관이었다"며 "조선총독에 의해 임명된 검사는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도록 규정됐고, 경찰은 의병과 독립군을 토벌하고 독립운동가를 탄압하고 국민의 생각과 사상까지 감시하고 통제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칼 찬 순사'라는 말처럼 국민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던 공포의 대상이었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경찰에 대해 "광복 후에도 일제 경찰을 그대로 편입시킴으로써 제도와 인적 쇄신에 실패했다"고 규정한 뒤 "올해 우리는 '일제시대'를 거치며 비뚤어진 권력기관의 그림자를 '완전히 벗어버리는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력기관 등 제도 개혁을 통해 일재 잔재를 완전히 청산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친일하면 3대가 흥하고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는 한국인의 기형적인 관념을 제대로 뿌리 뽑겠다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특히 문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며 그들(친일수구세력)의 불안감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에서 "친일의 역사는 결코 우리 역사의 주류가 아니었다"고 언급한 것을 '교체할 구(舊)주류를 친일 세력으로 처음 규정했다'고 해석했다. 

문구는 '친일이 역사의 주류가 아니었음'을 강조하는 것처럼 읽히지만 중앙일보는 '구(舊)주류가 친일 세력'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이를 두고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하는 모양이다. 

어린 시절 역사학자가 꿈이었을 정도로 역사를 좋아했던 문재인 대통령.

정치를 누구보다도 싫어했던 그였지만 노무현을 만난 '운명'으로 정치에 발을 들였다.

한·일 무역분쟁이 한창인 지금. 어쩌면 그는 대한민국 태어난 '운명'으로 대통령이 될 '준비된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