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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세월의 더께가 묻어나는 석탑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현숙
  
익산의 핫스폿은 여기다. 흔히들 인스타 명소라 하여 새롭게 만들어 내거나 요즘 사람들의 구미에 맞추어 단장한 곳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그리하여 SNS에 등장하고 무수한 '좋아요'를 누른다. 그런데 아주 아득한 날의 이야기가 그대로인 듯 생생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곳이 있다. 전북 익산엘 가면 1300년 전의 석탑이 너른 터에 우뚝 서서 우리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익산의 미륵사지탑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많이 보아오던 탑이다. 현재 전라북도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에 있는 백제시대의 절터에 남아 있는 탑으로 사적 제150호다. 백제 무왕 때 창건되었으나 조선 중기에 폐찰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미륵사 절터에 처음 가보는 사람들의 눈에도 어쩐지 익숙하다. 어릴 적 역사동화나 매스컴의 기사에서도 자주 보았던 모습이다. 삼국유사의 백제 무왕과 신라 선화 공주와의 설화가 저절로 떠오를 만큼 이미 잘 아는 곳에 와 있는 느낌이다. 
 
산과 하늘과 절터가 더없이 명당임을 보여준다.ⓒ 이현숙
 
절터에 들어서면 먼저 드넓은 면적에 놀란다. 절터를 배경으로 한 삼각산의 남쪽 자락에 드넓게 펼쳐진 옛 절터의 흔적들이 흩어져 있다. 이제는 그동안 20여 년에 걸친 해체. 복원공사를 통해 원형에 가깝게 재현해 낸 현재의 미륵사지 사탑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복원과 고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가까이 다가가 보면 국내 최대 규모의 석탑답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한 규모다.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벌판에 부는 비바람과 햇볕을 맞으며 서 있던 석탑이 이제는 어엿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위용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땅의 흙 한 줌과 돌 하나하나가 이루어낸 미륵사지 석탑이다.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너른 땅에 백제인들의 땀과 정성이 살아 숨 쉬는 듯하다. 그 자연 속에 고여 있는 옛사람들의 정신을 느껴본다면 익산에 왔던 이유를 찾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미륵사지 석탑은 이제 보존과 사후 관리 그리고 활용 방안에 집중할 차례다. 
 
화장실 유적이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왕궁리 유적지. ⓒ 이현숙
 
백제의 역사를 가득 품고 있는 그 땅의 남측에는 왕궁리 유적 전시관이 있다. 백제왕궁 왕궁리유적, 왕궁리유적의 백제 건물, 왕궁의 생활, 왕궁에서 사찰로의 변화, 백제왕궁 등 5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관의 차례에 따라 둘러보면 그 시대의 생활을 이해하기 쉽다. 

이곳에서 특이할 점은 우리나라 최고의 위생시설인 대형 화장실 유적이 조사되어 있다는 점이다. 동서 석축 배수로의 남쪽을 조사하다가 특이한 구덩이가 발견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무 막대와 곡물 씨앗이 나왔고 출토된 흙을 분석했더니 기생충 알이 나와 화장실 유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또한 용도 미상의 반질반질한 나무 막대는 뒤처리용일 거라는 추측으로 그 시절의 위생처리 모습도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왕궁의 건물지와 백제 최고의 정원 유적과 후원, 출토 유물, 금과 유리 등의 백제 최고 귀중품의 전시를 보면서 백제인들의 모습을 파악해 볼 수 있다. 또한 영상으로 백제왕궁의 내용을 관람할 수 있다. 
   
많이 알려진 도심의 핫플레이스도 좋겠지만 문화유적지를 찾는다면 더 멋진 휴식~ⓒ 이현숙
  
왕궁리 유적지는 단지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곳뿐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여행지로도 더할 나위 없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도 그 너른 터에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기에 좋다. 물론 혼자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에도 더없이 좋다. 아이들의 교육현장으로도 좋고 일상에 지친 이들은 휴식을 제공받는다. 과거 백제인들의 삶이 현재 우리 미래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곳, 익산 왕궁리 유적이다.
 
우리의 장맛이 익어가는 정원을 산책하는 힐링의 시간은 어떨지...ⓒ 이현숙
  
이것만으로 익산을 떠나기가 어쩐지 아쉽다면, 3만여 평 대지에 4000여 개 숨 쉬는 항아리가 볕을 받아 반짝이는 곳이 있다. 햇볕 아래서 또는 토굴 속에서 전통 장류들이 익어가고 있는 '고스락 전통장' 정원을 둘러보며 차분한 힐링의 시간을 가져 보자.

정원을 산책하며 느리게 사는 여유를 맛보고 따뜻한 유년기의 추억을 되살려 볼 수도 있다. 곳곳에서 유기농 재료로 만든 장류와 식초, 효소 등이 발효 숙성되고 있고 계절의 아름다움이 펼쳐진 곳이다. 체험활동 프로그램도 있으니 원한다면 미리 신청하면 된다.
 
정갈한 밥상 후에 그 지역의 월매 막걸리 한 잔으로 여행자의 하루를 마무리 한다.ⓒ 이현숙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개인 커뮤니티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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