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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김진석 사진작가가 지난 2월 26일 '고려인의 길' 취재에 나섰다. 우즈베키스탄을 시작으로 타지키스탄, 키르기즈스탄, 카자흐스탄을 거쳐 고려인의 기차 이동 경로를 거꾸로 달려 블라디보스토크로 갈 예정이다. 이후 모스크바, 우크라이나, 조지아, 벨라루스를 거친 뒤 러시아 사할린과 캄차카의 고려인을 만날 예정이다. 김진석 작가의 '고려인의 길' 연재기사는 <오마이뉴스>에 단독으로 게재한다.[편집자말]
5월 1일 노동절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난 고려인 청년들.ⓒ 김진석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기차역 풍경.ⓒ 김진석

5월 1일 이른 아침인 오전 6시 3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에 내렸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4월 24일 오후 5시 23분에 출발했으니 약 160시간이 걸린 셈이다. 

이로써 '고려인의 길' 프러젝트 1차가 마무리되었다. 6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약 2500명의 고려인을 만났고, 9만장 가까운 사진을 찍었다. 취재노트에는 그들의 이름과 일상에 관한 기록이 빼곡히 적혀져 있다. 

내가 마지막 여정으로 기차를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만난 고려인들 모두 본인, 부모님, 조부모 등이 1937년 이 기차를 타고 강제 이주한 곳으로 갔다. 물론 그 때의 상황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내 자신이 한 번쯤은 그들의 시간을 거꾸로 가봐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기차는 느릿느릿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듯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다. 출발 첫 날 새벽에 잠시 정차한 카자흐스탄 우슈토베는 고려인들의 최초 정착지다. 낯설고 추운 날 어딘지도 모르고 내린 그들의 삶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1937년 강제 이주 당시 카자흐스탄 우슈토베(Ushtobe)는 최초의 정착지로 기록돼 있다.ⓒ 김진석
   
카자흐스탄 기차역 풍경. 기차역 플랫폼에서 음식과 물 등을 구입할 수 있다.ⓒ 김진석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겠지만, 카자흐스탄 국경과 러시아 국경을 통과 할 때는 사뭇 긴장감이 흘렀다. 기차 안에서 이뤄지는 검문과 국경 통과 작업은 약 5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러시아 로보시비르스크까지 가서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어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갈아탔다. 

4월 말의 시베리아는 봄이 오고 있었다. 기차가 지나며 보이는 풍경 속에서 얼었던 강들이 물길을 만들며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덮었던 눈들도 녹아 대지는 짙은 녹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렇게 기차는 시베리아를 6일 동안 달렸다. 150여 개가 넘는 역에서 서고 가기를 반복한 열차는 드디어 최종 목적지인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끝없이 펼처진 초원 위를 달리는 기차.ⓒ 김진석
 
기차 여행을 하고 있는 부부의 모습.ⓒ 김진석
 
1937년 당시의 상황을 고(故) 황 예브게니 할머니(독립지사 황운정 선생의 딸, 2018년에 향년 96세로 소천)는 이렇게 회고한다. "목적지도 모르고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라 동생들과 기차에 탔다. 화물칸이었고 먹을 것도 제대로 없어서 힘들었다. 한달을 꼬박 달려 목적지에 우리를 내려놨다."

물론 내가 거꾸로 온 지금 상황과 당시 상황은 비교할 수 없다. 다만 내 마음 속으로는 그들이 왔던 길을 돌아보고 싶었다. 

'고려인의 길' 프로젝트는 지난 80여 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의 고려인들의 삶을 만나는 작업이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통해 앞으로의 미래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자는 것이 목적이다.

곧 여장(旅裝)을 정비해 '고려인의 길' 2차 프로젝트의 길을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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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안에서의 식사 시간.ⓒ 김진석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 위를 달리는 기차.ⓒ 김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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