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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김진석 사진작가가 지난 2월 26일 '고려인의 길' 취재에 나섰다. 우즈베키스탄을 시작으로 타지키스탄, 키르기즈스탄, 카자흐스탄을 거쳐 고려인의 기차 이동 경로를 거꾸로 달려 블라디보스토크로 갈 예정이다. 이후 모스크바, 우크라이나, 조지아, 벨라루스를 거친 뒤 러시아 사할린과 캄차카의 고려인을 만날 예정이다. 김진석 작가의 '고려인의 길' 연재기사는 <오마이뉴스>에 단독으로 게재한다.[편집자말]
노런 갤러리 대표인 김 아나토리씨와 그의 딸 김 다리아씨. 김 다리아씨의 작품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김진석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노런 갤러리. 이 갤러리는 고려인 화가들의 작품 5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김진석

고려인의 삶이 담겨있는 '노런(NURON) 갤러리'.

고려인 사업가 김 아나토리씨는 며칠 전 취재 도중 소개받은 사람이다. 처음 소개받을 때 자신의 딸(김 다리아)이 그림을 그리고, 작은 갤러리에 딸의 그림이 걸려 있다는 이야기만 듣고 나는 약속 장소로 향했다. 약속 장소에서 김씨와 그의 딸을 만났고, 함께 딸의 그림이 걸려 있는 갤러리로 향했다. 김씨는 올해 57세, 딸은 20세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어느 회사의 사무실이었다. 김씨는 자신의 사무실이라고 소개했다. 사무실을 지나 뒷편 다른 공간으로 들어가니 페인트 냄새가 짙게 밴 갤러리가 나타났다.

갤러리에는 아직 그림들이 제대로 걸려 있지 않았다. 마치 전시를 준비하는 시간처럼. 그러나 갤러리에 있는 그림들이 예사롭지 않았다. 마치 오래된 영화를 보는듯이 시간이 거꾸로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김씨는 나에게 그림을 하나 하나씩 설명해주었다. 설명을 듣고 있는 나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뜻밖의 공간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화가로 활동하는 고려인은 사람은 약 70여 명이라고 한다. 그들은 각자의 스타일대로 고려인의 삶과 생각을 표현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사람과 자연을 그린 작가도 있고, 멀리 떠나온 고향을 아련하게 표현한 작가도 있다.
 
김 아나토리씨가 작업을 하는 목공소. 갤러리 지하에 목공소를 만들어 그림에 사용되는 액자를 직접 제작한다.ⓒ 김진석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노런 갤러리. 이 갤러리는 고려인 화가들의 작품 5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김진석

갤러리 한켠에서 낯익은 그림이 눈에 띠었다. 바로 '아시아의 피카소'로 불렸던 신승남 화백의 그림이다. 책자나 뉴스에서만 봤던 신승남 화백의 그림을 실물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또 다른 벽에는 신 화백의 며느리 신 이스크라 화백의 그림이 걸려 있었다. 신 이스크라 화백은 독립운동가 전일 선생의 외손녀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화가들의 그림이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김씨는 30여 년 전부터 그림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사업을 통해 돈을 벌면 화가들의 그림을 샀다. 그리고 몇몇 화가들에게는 선물을 받기도 했다. 김씨에게 그림을 선물한 화가들은 고려인 후손들에게 고려인의 그림을 알려달라고 그에게 주문했다. 그렇게 모은 그림이 지금까지 약 500여 졈.

"이 곳에서 고려인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 고려인의 삶과 생각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려운 화가들을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그림을 모았지만, 지금은 이 그림들을 통해 젊은 고려인들이 많은 생각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는 올해 말 갤러리를 오픈할 생각이다. 그래서 카페를 만들고, 휴식 공간과 이야기 공간도 만들었다. 갤로리의 이름은 '노런 갤러리'. 

김 아나토리씨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난 조용히 갤러리를 둘러봤다. 그림 하나 하나마다 화가들이 내게 말을 걸어오는 듯 했다. 그리움이 가득한 아련한 풍경에 멀리 고향 땅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났다. 주름 가득한 할아버지의 초상화는 오랜 기억을 꺼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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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노런 갤러리. 이 갤러리는 고려인 화가들의 작품 5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 김진석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노런 갤러리. 이 갤러리는 고려인 화가들의 작품 5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김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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