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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김진석 사진작가가 지난 2월 26일 '고려인의 길' 취재에 나섰다. 우즈베키스탄을 시작으로 타지키스탄, 키르기즈스탄, 카자흐스탄을 거쳐 고려인의 기차 이동 경로를 거꾸로 달려 블라디보스토크로 갈 예정이다. 이후 모스크바, 우크라이나, 조지아, 벨라루스를 거친 뒤 러시아 사할린과 캄차카의 고려인을 만날 예정이다. 김진석 작가의 '고려인의 길' 연재기사는 <오마이뉴스>에 단독으로 게재한다.[편집자말]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살고있는 김 게나지 할아버지와 최 루드미라 할머니의 다정한 모습.ⓒ 김진석
 
오늘의 이야기는 우연히 만난 고려인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사진 한 장. 취재를 마치고 타슈켄트의 시내를 걷고 있었다. 브로드웨이라는 곳인데 길거리 화가들이 모여 그림을 그리고 팔기도 하는 곳이다. 우즈베키스탄의 풍경과 사람들을 그림으로 볼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약 18만 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다. 수도인 타슈켄트뿐만 아니라 각 도시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간혹 길에서 고려인을 우연찮게 만나기도 한다.

브로드웨이를 지나 한적한 공원을 지나가고 있을 때였다.

"안녕하세요."

스치듯 귓가에 들리는 한국말,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반가운 마음에 뒤를 돌아봤다. 의자에 앉아 환하게 웃으며 나를 보고 있었다. 

두 분은 모두 고려인이다. 김 게나지(80) 할아버지와 최 루드미라 (68) 할머니. 고려인 2세대로 서툴지만 한국말을 할 줄 안다.

날씨가 좋아 공원으로 데이트 나왔다며 서로를 바라보며 수줍게 이야기 하는 최 루드미라 할머니의 표정에는 할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길거리에 앉자 두 분의 고향에 대한 이야기, 자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브로드웨이, 거리의 화가들 그림.ⓒ 김진석
  
"우리 내년에 결혼해요." 

두 분은 내년에 결혼을 한단다. 두 분 다 10여 년 전 혼자가 되셨다. 4년 전에 만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기로 하고 연인이 되었다. 그리고 내년에 가족과 친척, 친구들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을 하기로 결정했다.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짧게 남았겠지만, 남은 시간 서로를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겠다는 두 분의 모습에 가슴 속 한켠이 뭉클해졌다.

"두 분 사진 찍어 드릴게요. 더 많이 사랑하고 행복하세요."

난 두 분의 결혼 축하 사진을 찍어드렸다. 웨딩드레스와 정장은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의 모습을. 난 기쁜 마음으로 두 분의 다정한 모습을 찍어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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