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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중 물을 마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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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원내대표에 대한 이 의혹이 왜 갑자기 이렇게 나왔겠습니까? 장애인 딸을 위한 맞춤형 전형을 신설했다는 둥, 엄마 신분을 밝혀서 부정입학이라는 둥, 대학 재학 시 부당하게 성적을 정정했다는 둥, 모두 터무니없는 허위주장들입니다."

자연스레 '자살골', '엑스맨'이란 평가가 뒤따랐다. 지난달 28일 3시간 40분여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섰던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의 나경원 의원 '강제 소환' 말이다. 다음날 JTBC <뉴스룸>은 이를 두고 "도움 같은 자살골?"이라 꼬집기도 했다.

이날 강 의원이 나 의원의 자녀부정입학 의혹, 원정출산 의혹을 거론한 것은 부자연스러웠다. 강 의원은 KBS 보도 등으로 알려진 나 의원 아들의 예일대 부정입학 의혹에 대해 "예일대 입학이 그렇게 쉽게 이뤄지냐"며 "거짓말하는 것을 미국 사회는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수처 설치법과는 하등 관계없는 주제가 아닐 수 없었다.

또 강 의원은 조국 전 장관 딸의 표창장 위조 의혹을 언급하며 "미국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도 했다가, 이어서 나 의원의 원정 출산 논란, 이중국적 논란에 대해선 "터무니없는 허위 주장"이라 일축했다. 이에 대해 <뉴스룸>은 아래와 같은 누리꾼 반응을 전했다. 나 의원 자녀 관련 의혹을 공개 석상에서 거론한 강 의원에게 감사(?)를 전하는 내용이 적지 않았다.

"하나씩 나열하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주장의 요지는 조국 전 장관 관련 의혹들을 이른바 '물타기'하기 위해서 나경원 전 원내대표 자녀 관련한 의혹들이 제기가 된 것이고 모두 근거가 없는 것들이었다라고 주장을 한 겁니다. 그런데 오히려 관련 기사를 본 네티즌들은 이런 반응을 내놨습니다. 좀 가져오면, '맞다. 나 의원 자식 문제가 있었지. 강 의원 땡큐'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이런 반응도 있었습니다. '꺼진 듯이 보였던 불씨를 엉큼하게 되살리는 수법이다'라는 반응이 있었고 또 '자살골이다', '팀킬이다'라는 반응들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불씨가 되살아났다
 
 25일 오후, 안진걸 소장이 검찰에 '나경원 원내대표 고발장'을 접수시키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을 찾았다.
 25일 오후, 안진걸 소장이 검찰에 "나경원 원내대표 고발장"을 접수시키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을 찾았다.
ⓒ 민생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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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원이 꺼진 불씨를 되살려서였을까. 나 의원을 수차례 고발한 사립학교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와 민생경제연구소는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강효상 의원에 대해 "나 의원 딸·아들 관련 비리 의혹들을 자세히 길게 다시 부각시켜 줘 참 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검찰은 9월16일(1차 고발일)로부터 장장 106일이 지났지만 나 의원과 공범들에 대한 아무런 수사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단언컨대 이 같은 검찰의 최악의 직무유기와 중대 범법자 비호행위는 올해의 최악의 사건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성토했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달 13일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마쳤다. 검찰은 안 소장을 포함해 총 네 차례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지만, 피고발인인 나 의원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11월 29일 유튜브 채널 '황희두 TV'와 인터뷰한 안 소장은 지금껏 진행된 나 의원에 대한 고발 진행 상황을 이렇게 설명하기도 했다.

"9월 16일 1차 고발을 시작으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검찰에 맞서 현재 국민들과 함께 9차 고발까지 마쳤다고 보고드립니다. 전교조가 어쨌든 교육 현장에서 사학비리, 입시비리 문제점을 가장 잘 아는 분들이니까, 나경원 의원, 하나고 의혹을 같이 고발했는데 그게 10개째 고발이에요. 사법적폐 청산 운동하시는 신승목 선생님도 별도로 (나경원 의원을) 고발했더라고요.

(...) 민생경제연구소와 사립학교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가 주도해서 국민들과 함께 고발한 게 9건이고, 전교조, 신승목 선생이 고발한 건이 각각 1건씩. 그리고 불법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각각 고발돼 있잖아요. 나경원씨는 확인된 것만 무려 13건이 넘게 고발돼 있습니다. 너무 통탄할 일이... 그런데도 검찰이 아무런 수사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더불어 지난달 24일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가 낸 추가 고발장에는 지난달 3일부터 나 의원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최성해 동양대 총장 등을 상대로 '온라인 범국민 고발운동' 서명운동에 참여한 1만996명의 시민의 서명이 담겼다.

민생경제연구소 등 이들 단체는 30일 보도자료에서 "더욱이 최근 법원 판결들과 성신여대 감사보고서 등이 나 의원 관련 전형비리·입시비리·성적비리 등을 모두 지적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검찰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나 의원 사건에 대해 아무런 수사를 하지 않는 검찰의 문제점을 보면 왜 공직자비리수사처가 우리 사회에 절실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 지적하기도 했다.

왜 그들은 수사하지 않는가?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임기 연장 불가 결정을 내린 전날 최고위원회의 의결 수용의사를 밝히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임기 연장 불가 결정을 내린 전날 최고위원회의 의결 수용의사를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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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었습니다."

무척이나 비장한 문장이 아닐 수 없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던 지난달 27일, 나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이날 나 의원은 선거법 개정안을 "불법사보임과 날치기 표결로 점철된 선거법"이자 "기형적 괴물이 된 선거법, 정체불명 선거제, 민심왜곡 선거제, 위헌적인 선거제"라 규정하며 "국민들께서 함께 대한민국을 지켜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또 강 의원이 필리버스터에서 자신의 자녀를 언급했던 28일엔 이런 글도 적었다.

"연동형 비례제보다 더한 악법! 지금 대한민국은 대국민 사찰기구 설치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권력의 검은 비리를 감추기 위한 공수처! 온 국민을 상대로 없는 죄도 만들어낼 무소불위 사법기관 공수처! 절대 막아야 합니다!"

1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단 3주 만에 나 의원 관련 비리를 수사해 달라고 서명에 동참했다. 그리고 해당 시민단체는 "공수처가 하루빨리 설치되어서 최고위 권력층 공무원들의 비리를 일벌백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한 단체와 시민들로부터 고발당한 나 의원은 반대로 공수처를 "온 국민을 상대로 없는 죄도 만들어낼 무소불위 사법기관"이라 비난하는 중이다.

나 의원은 자신의 고발 사건에 침묵 중이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4차례에 걸친 고발인 조사를 진행한 검찰의 행태는 예사롭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 수사를 제대로 하고 싶지 않다는 공개적 표시거나, 고발인들을 지치게 만들려는 검찰의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강효상 의원과 함께 28일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왜 나경원 전 한국당 원내대표의 아들·딸 특례입학 문제에는 눈을 감고 수사 하지 않느냐"며 "제한된 검찰권이 어떠한 가치에 따라 힘이 배분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검찰 출신인 같은 당 백혜련 의원 역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에 대한 수사는 전광석화처럼 진행된 반면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 대한 수사는 더디게 진행된다"며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국민들이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조 전 장관의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혐의(직권남용)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이 전직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청구한 직권남용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윤석열 검찰'이 확인시켜준 '선택적 법과 원칙'에 대한 직무유기는 오늘도 계속되는 중이다.

기어코 해를 넘기게 된 패스트트랙 사건은 어떤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고발당했고, 참사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서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왜 수사하지 않는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문건 작성자들과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고발한 공문서 위조 검사는 또 어떠한가.

이들 중 '윤석열 검찰'이 2020년 가장 먼저 조사해야 할 인물을 꼽자면, 사실상 1만 명이 넘는 시민들로부터 고발된 나경원 의원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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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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