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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응천 의원님과 금태섭 의원님이 공수처 법안에 대해 이런저런 이론이 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두 분 의원님은 검찰 선배로 검찰의 오늘에 책임이 없지 않습니다. 선배님들을 뽑아준 주권자 국민들을 위해, 검찰에 남아 힘겹게 버티고 있는 저를 비롯한 후배들을 위해 대승적 견지에서 법안에 찬성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의 호소는 절절했다. 특히 검사 출신이자 임 검사의 선배 기수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금태섭 의원을 직접 거명하며 "검찰 선배로 검찰의 오늘에 책임"을 거론한 대목은 일종의 검찰 조직의 내부고발자로서 외롭게 투쟁 중인 '후배'의 진심이 묻어나기에 충분했다. 
 
현직 부장검사, 경찰청 국감 출석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현직 부장검사, 경찰청 국감 출석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가 지난 10월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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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호소문에서 임 검사는 "윤(석열 검찰)총장님에 대한 일말의 기대는 취임 초기에 접었었습니다"라며 "좋아했던 선배의 한계를, 제가 사랑하는 조직의 현실을 뼈아프게 보고 있습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임 검사는 공수처 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 통과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었다. "공룡과 같은 우리 검찰"의 "반대를 위한 반대"를 질타하면서.
 
"검찰은 자정능력이 없습니다. 검사들의 비리를 누가 수사할까요. 검사들에 대한 제 고발 사건은 중앙지검에 1년 7개월째 방치되어 있고, 부득이 검사들을 경찰청에 고발했더니 검찰은 경찰의 자료제공 요청을 거부하고, 경찰의 압수수색영장 신청을 반려하며, 검찰에 대한 경찰 수사를 막고 있습니다.

수사의 성역과 같았던 검찰을 수사할 견제기관을 제발 만들어주십시오. 검찰은 자정능력을 이미 잃었습니다. 검찰의 이중잣대를 이제는 처벌해주십시오. 그래야 검찰 수사가 공정해집니다.

공수처는 누가 견제하냐구요? 우리 검찰의 막강한 인력, 수사와 언론 플레이 노하우를 보고 있지 않습니까? 저 적은 인력으로 첫 발을 내딛을 공수처가 자리를 제대로 잡을까... 걱정스럽습니다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겠지요. 너무도 아쉽지만, 공수처가 이렇게라도 출범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윤석열의 '뒤통수'와 두 달 전 다짐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0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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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지금 완전히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한다."

26일 <중앙일보>가 "청와대·민주당 공수처법 배신···윤석열 '뒤통수 맞았다' 격앙" 기사에서 윤 총장 주변 인사의 전언임을 전제로 소개한 워딩이다. 공수처 법의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는 검찰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언론이 윤 총장의 '격노' 발언을 주목하고 나선 셈이다. 검찰은 고위 공직자 수사에 착수시 공수처에 통보 하도록 한 조항을 '독소 조항'이라 반발하고 있다. 자, 그럼 시계를 두 달 전으로 돌려 보자.

"검찰권의 분산과 공수처 설치에 관해서 국회의 논의가 결론이 나서 입법화가 되면, 저희가 그 법을 충실히 집행하고 또 법 개정이 필요 없는, 검찰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선제적으로 개혁을 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10월 1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한 윤석열 검찰청장의 다짐이다. 당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직접 수사를 줄이고 수사 과정이 적법하도록 통제하는 기능, 그리고 기소와 관련된 권한 행사 등 검찰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그런 주장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물었고, 윤 총장이 "선제적 개혁"이란 표현을 써가며 이에 화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은 "수사 총량을 줄이면서 저희 검찰의 역량을, 이런 소추를 결정하는 데 더 많이 할애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당시가 어떤 시점이었나. 연일 법무부 개혁안을 내놓았던 조국 법무부장관이 35일 만에 내놓은 사직서에 잉크도 마르지 않을 시점이었다. 이때만 해도, 윤석열 총장의 검찰개혁에 대한 다짐을 신뢰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또 다른 두 달 전 '윤석열의 말'을 주목해 보자.

"현재 진행되는 조국 법무장관 수사에 대해서 여전히 또다시 과거 검찰처럼 검찰이 아닌 인사, 검찰 개혁 주장하는 인사, 대통령만 바뀌었지 국가 전체 권력 형태가 안 바뀐 형태에서 구체제의 반발이구나라고 느끼시는 그런 피해자 심리,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떠나서 그런 심리가 형성될 수 있다라는 것을 이해하시겠습니까?"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렇기 때문에 제가 아까 저희들이 하는 일이 저희들은 온당하다고 생각하지만, 비판하시는 분들의 의견을 겸허하게 저희가 받아들이겠다고 말씀을 드린 겁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선제적 개혁"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던 두 달 전과 "격노"하는 지금의 윤석열 총장의 변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오죽했으면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감정싸움이 생겨서 대노할 순 있는데 국회 입법 과정에 대해 불만이 있다고 대노할 권한은 옛날 왕밖에 없다"며 한탄을 했을까.

윤 총장은 "뒤통수 맞았다"고 '격노'할 것이 아니라 두 달 전 자신이 온 국민 앞에 한 다짐을 복기하실 때다. 이에 대한 임은정 검사의 분석은 이랬다. 
 
"윤 총장님 역시 국정농단, 사법농단, 삼성 수사로 검찰개혁을 늦추며,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고 패스트트랙 수사와 집권세력에 대한 공격으로 (공수처 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너끈히 막아낼 수 있으리라고 자신한 게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국회 입법권을 존중한다, 검사들이 국회의원들을 만나 반대의견 개진하지 못하게 하겠다... 뭐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발언하다가, 다급해지니 독소조항 운운 트집을 잡고 있으니까요."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박주민 "정말 눈물로 호소드린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수처법' 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수처법" 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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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보조항 신설로 검찰을 통제한다는 오해입니다. 공수처법 어디에도 공수처가 검찰을 통제할 수 있는 내용이 없습니다. 있다면 한 글자 당 100만원씩 드리겠습니다. 이 조항은 오히려 원안이 가진 무제한적 이첩권을 제한하기 위해 도입된 조항입니다. 만일 원안 그대로였더라도 또 검찰은 문제 삼았을 것입니다."

29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호소문이다. 박 의원은 "공수처법에 대한 제대로 된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구잡이식 비판과 보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라며 "정말 눈물로 호소 드립니다. 법안 한 번 제대로 읽어보고 보도해 주십시오"라며 공수법에 대한 오해를 조목조목 짚었다.

특히 검찰이 반발한 독소조항에 대해 "한 글자 당 100만씩 드리겠다"며 자신 있게 반박한 박 의원은 "공수처가 대통령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권력기구라는 오해" 역시 "공수처장은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 찬성해야 후보가 될 수 있는 등 야당이 절대적인 비토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도 찬성하는 상설특검법의 후보추천위보다 더 강화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내일(30일) 공수처 신설 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검찰과 보수야당의 반발'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가 맞선 형국이다.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심상정 대표는 "'4+1'의 굳건한 공조로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법들이 통과될 것"이라며 "이미 수차례 가결정족수에 대해서는 확고한 점검이 끝난 상태"라고 확신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두 가지다. 과연 공수처 설치가 '공룡같은 검찰'의 개혁에 실제 영향을 미칠 것인가. 또 그것이 국민들의 실생활에 어떤 변화를 줄 것인가. 임은정 검사의 말마따나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하지만 검찰 개혁의 필요성은 전무후무한 '조국 수사'를 통해 '윤석열 검찰' 스스로가 드러낸 바 있다.

또 검찰의 검찰권 남용과 조직이기주의를 보며 "나도 조국 일가처럼 당할 수 있다"는 공포심이 확산되기도 했다. 검찰 개혁의 당위는 이미 국민들 모두가 동의하는 바요, 그 시작이 공수처 설치라는 사실 역시 '윤석열 검찰'의 반발로 충분히 확인 가능하다.  "너무도 아쉽지만, 공수처가 이렇게라도 출범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라는 임 검사의 호소를 곱씹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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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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