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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스 사라세노 I '에어로센(Aeroscene)' 시리즈 2019. Courtesy the artist and Aeroscene Foundation
 토마스 사라세노 I "에어로센(Aeroscene)" 시리즈 2019. Courtesy the artist and Aeroscene Foun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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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사라세노(Tomás Saraceno 1973년생) 작가는 올 베니스비엔날레에도 참가했다. 그는 인류가 생태학적 격변기 환경친화적 신에너지 개발이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본다. 그래선가 지구촌에서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작품을 많이 발표하고 있다.

그는 인류가 공해 없는 하늘에서 살자는 착안인지 '공중풍경(Aeroscene 에어로센)'이라는 새 장르를 만들고 그걸 작품화했다. 건축가인 그가 MIT 공과대학, 막스 플랑크 연구소,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 등 공학 분야의 유명대학과 협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예술가란 시대의 고민을 작품에 반영하는 사람이다. 사라세노는 누구보다 지구에서 화석연료사용을 멈추게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인류가 다른 생명과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 주제가 그렇다. 이런 작품은 대중에게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는 효과가 크리라.

거미와 협력하는 작가 
 
 '갤러리현대' 입구에 붙은 '토마스 사라세노' 전 대형 포스터
 "갤러리현대" 입구에 붙은 "토마스 사라세노" 전 대형 포스터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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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세상을 보는 사람들 시선의 안일함을 꼬집는다. 그 주제는 뭔가? 역시 지구 환경문제다. 이 문제에 있어 작가는 급진적이다. 이런 문제를 주제로 삼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 작가 '토마스 사라세노' 전이 갤러리 현대에서 12월 8일까지 열린다.

사라세노는 거미 작가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모든 작품을 거미와 함께한다. 그는 거미에 집중한다. 그는 거미가 죽으면 인간도 멸종한다는 강박을 가진 것인가. 거미와 공존할 때 인류가 구원받을 수 있다고 본다. 거미는 작가에게 하나의 협력자다.

기자간담회에서 작가가 거미에 그렇게 집착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나왔다.
  "거미가 나를 도와주기에 이런 작업이 가능하다. 거미는 2천 년 전부터 살았기에 지구에 대해 더 많이 안다. 거미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배울 것이 많다. 난 어려서 다락방에 거미를 보면서 '과연 집주인이 진짜 누굴까?'생각했다. 인간 아닌 존재도 사는 것을 깨달았다. 거미를 청소의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말기를 인간이 멸종하지 않으려면 거미와 공존해야 한다." 
 
 토마스 사라세노 I '거미 콘서트(Arachno Concert)' Cosmic Dust and Breathing Ensemble. 2016
 토마스 사라세노 I "거미 콘서트(Arachno Concert)" Cosmic Dust and Breathing Ensemble. 2016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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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렇게 거미의 시선을 중심에 두고 작품을 만든다. 이번 간담회 모임 장소에서도 거미줄을 발견했다. 그는 갤러리에 혹시 거미줄이 있어도 생명친화적이라는 면에서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권한다. 거미가 없으면 그 공간은 죽었다고 보기 때문일까.

우선 '2층' 작품을 보자. 이거 진짜 거미줄이다. 여기 거미도 산다. 작가는 거미가 날마다 아름다운 건축물 짓는다고 본다. 그걸 예술화한 것이다. 이 거미가 짓는 집의 조형성은 환상적이라 놀라운 판타지를 연출한다. 작가는 여기서 관객의 발소리, 숨소리, 거미줄이 진동하는 소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게 합쳐져 오케스트라가 된다고. 그래서 제목이 <거미 콘서트>다.

그는 거미를 통해서 세상의 모든 걸 다시 본다. 이렇게 가는 거미줄을 작가는 상상력을 통해 무한대로 확장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다. 그걸 구체화한 것이 바로 20미티 높이의 그물망과 뭉게구름 모양을 한 초대형 설치회화이다.

'천지인'이 공존하는 길, 시각화 
 
 토마스 사라세노 I '궤도진입(In orbit)' 독일 뒤셀도르프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K21 미술관. 2017년 사진
 토마스 사라세노 I "궤도진입(In orbit)" 독일 뒤셀도르프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K21 미술관. 2017년 사진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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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과 관련해 해외에서 경험한 에피소드 하나를 전한다. 2017년 백남준 작품을 보기 위해서 독일 '뒤셀도르프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미술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근데 백남준 작품은 없고 뜻밖에도 사레세노의 거대한 설치작품 <궤도진입(in orbit)>과 마주하게 되었다.

20미터 높이에 거미줄 모양의 그물망으로 된 비행 건물과 태양열 풍선이 설치되어 있었다. 관객이 작품 위로 올라가야 감상이 가능하다. 아찔하고 신선한 경험이었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세상이 달라 보인다. 세상을 보는 우리의 시선을 수정해야만 한다고 느꼈다. 

그런데 작가는 이런 거미와 작품에 머물지 않고 거미보다 더 미물인 먼지와도 작업한다. 그에게 먼지는 또 다른 상상력의 원천이다. 그는 이걸 '우주먼지'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거미콘서트>를 봐도 빛을 통하면 먼지가 살아 움직이는 게 보인다. 화엄불교에서도 "먼지 속에 우주가 있다"고 설파했는데, 이와 상통한다. 예술가란 이렇게 안 보이는 걸 보게 한다.

작가는 대중이 환경에 대한 잘못된 태도나 생각의 흐름을 제자리로 돌려놓기를 바란다. 그는 사회적 흐름에 편승하지 말고, 건축이니 예술이니 하는 경계를 없애고, 우주 만물이 서로 긴밀한 연결 속에서 소통하고 공존할 방안을 고민하고 그걸 형상화해 작품으로 내놓는다.

동양에는 자연과 우주와 인간이 하나라는 '천지인'이라는 개념이 있다. 작가도 마찬가지로 우주만물이 상호 공존하고 긴밀하게 소통하는 게 인류에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 발상법이 유사하다. 다만 동양에선 이런 사상과 철학을 과학적 시각언어로 구현하지 못했다. 물론 백남준의 <야곱의 사다리>라는 작품이 있지만 이런 경우는 사실 드물다.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 큰 자극을 준다. 
 
 토마스 사라세노 I '고요한 동작(Stillness in Motion)' Metal, mirror panels, polyester rope. 2017
 토마스 사라세노 I "고요한 동작(Stillness in Motion)" Metal, mirror panels, polyester rope. 2017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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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 지하 전시장에서는 '구름도시(클라우드 시티즈 cloud cities)' 시리즈를 펼쳐보인다. 전시장 양 벽면을 감싼 벽지 작품에는 '서울'이 추가되었는데 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서울풍경과 작가가 오랫동안 연구해온 '구름도시'가 결합한 것이다.

이 시리즈를 20여 개의 생물권(biosphere)으로 구성된 구름도시 시리즈는 환상적이다. 관객이 SF영화 같은 이런 작품을 보고 있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작품 속으로 빨려들게 된다.

작가는 3D웹을 사용해 대안적인 형태의 도시성과 무대처럼 부유하는 거주지를 시각화했다. 거미줄 모양을 회전시켜 다양한 큐브를 만든다. 이런 작품에는 결국 우주 만물이 공존해야 하고 상호 간 치밀한 소통이 긴박하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깔려있다. 
 
 토마스 사라세노(Tomas Saraceno) I '숨(Pneuma)' 2019
 토마스 사라세노(Tomas Saraceno) I "숨(Pneuma)" 2019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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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1층 작품을 보자, 여기서도 '공중구름 시리즈'처럼 부피의 거품을 최소화해 다각형으로 만든 '숨(Pneuma)'과 외행성을 모티브로 해 전시장 벽과 바닥에 놀라운 빛과 그림자의 굴절을 만든다. 관객을 또다시 뜻밖의 멋진 우주 풍경을 보도록 해 명상에 빠지게 한다.

토마스 사라세노는 이렇게 거미에서 먼지로, 먼지에서 구름으로, 구름에서 도시로, 도시에서 빛으로, 빛에서 어둠으로, 어둠에서 우주로 나가고 있다. 그렇게 관객을 행성 지구의 너머, 안과 밖의 세계로 초대한다. 그리고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나는 행성 지구 그 너머에 살며 작업한다(I live and work in and beyond the planet Earth)"

작가의 상상력 진화는 어디까지인가? 화석연료 없이 움직이는 비행기가 가능할까? 그는 이번에 한국에 올 때 비행기 탄 것을 미안해했다. 공해 없는 하늘에 떠다니는 주거 형태는 어떤 모습일까? 국가의 경계와 지역의 한계를 벗어난 초국가적 공간이 있다면 어떨까? 인간이 구름 사이에 부유하는 생태계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그의 예술적 상상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아니다. 환경학, 건축학, 천체 물리학, 열역학, 생명과학, 항공 엔지니어 등과 협업하기 때문이다. 예술이 과학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지하전시장 작품 앞에서 포즈를 위한 작가 사라세노
 지하전시장 작품 앞에서 포즈를 위한 작가 사라세노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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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이 작가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 토마스 사라세노는 1973년 아르헨티나 투쿠만에서 출생했으며, 그곳은 정치적 상황이 불안정했다. 부모를 따라 유럽으로 망명했다. 왜냐하면, 농협에서 일한 아버지가 코뮤니스트로 의심받았기 때문이다.

그의 가족은 아르헨티나를 피해 이탈리아 베니스 근처에서 11년을 살았다. 12살에 다시 아르헨티나로 이주했다. 1992년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대 건축과에 입학해 공부했다. 다시 1999년 미술을 복수 전공했다. 2001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에서 유학했다.

2002년에는 '베니스건축비엔날레'에 출전했다. 2003-2004년 NASA 국제우주연구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칼더 프라이즈'도 수상했다. 2011년 베를린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에서, 2012년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야외전에서 '에어포트전'를 선보였다.

2013년 독일 뒤셀도르프 시립미술관에서 거대한 설치작품 '궤도집입(in orbit)'전을, 2016년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서 '구름도시(Cloud Cities)'전을, 2017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행성'전을, 2018년 파리 팔레 드 도쿄에서 대형 개인전을 가졌다.

덧붙이는 글 | 토마스 사라세노 홈페이지 https://studiotomassaraceno.org/
갤러리 현대 홈페이지 http://www.galleryhyunda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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