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13일 저녁 고베시 히가시나다구에 있는 고베슈신간(酒心館)에서 현대무용 공연이 열렸습니다. 고베시 롯코야마 산 아래 쪽 히가시나다는 오래 전부터 일본 술 산지로 유명합니다. 산에서 흘러내린 물과 둘레 쌀 산지와 오사카 시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술도가를 개조해서 만든 공연장입니다. 기둥이나 천장 뼈대를 보강했습니다.
  술도가를 개조해서 만든 공연장입니다. 기둥이나 천장 뼈대를 보강했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요즘도 고베는 여러 가지 일본 술을 많이 빚고 있습니다. 다만 공정을 단순화, 효율화시키면서 좁은 장소에서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술도가에서는 오래 전부터 사용해온 넓은 공간을 전시장이나 공연장으로 바꿔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이 열린 슈신칸 홀 역시 수복주조(壽福酒造) 술을 빚던 곳을 개조하여 공연장과 휴게 시설로 만들었습니다. 한 가운데 무대를 두고 앞과 양 옆 등 세 곳에 객석을 갖추었습니다.

이번 기누타 리듬(砧のRHYME) 현대 무용 공연은 일본, 한국, 파리에서 활동하는 일본 사람들이 참가하였습니다. 음악은 일본 교겐 고츠츠미, 색소폰, 발성 등을 사용했습니다. 먼저 얇은 천으로 가려진 무대 위에는 히사다(久田舜一郎) 씨와 신은주 선생이 서고 앉고 움직이면서 자신을 나타냈습니다.

이어서 여러 명이 음악에 맞춰서 몸을 흔들기도 하고, 긴 천을 감아서 풀기도 했습니다. 빠르고 느린 장단과 리듬이 반복되기도 하고, 색소폰의 선율이 긴장을 감아서 풀기도 했습니다.
 
           얇은 천으로 가려진 벽 안밖으로 움직이며 춤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얇은 천으로 가려진 벽 안밖으로 움직이며 춤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네 벽으로 둘러쳐진 얇은 베일 속에서 서로 두 무용수가 몸을 움직입니다. 서고, 앉고, 눕고, 손과 발을 흔듭니다. 처절한 못짓은 현대 사회의 베인에 가려진 우리 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서로 SNS로 이어진 것 같으면서도 자신의 외로움과 내면의 고독을 피할 수 없습니다. 무용수의 몸짓은 그 자체로 현대인을 보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길고 당기던 음악이 새로운 차원으로 넘어갑니다. 각기 검정 옷으로 치장한 새로운 무용수 네 명이 각기 네 구석에서 무대로 나와 핑크빛 얇은 천을 두르고, 감았다가 풀면서 춤을 춥니다. 흩어지고 모아지는 움직임은 각기 독립된 듯, 연결된 듯 흐느적거립니다.

이제 모두 마무리를 향해 달립니다. 베일에 가린듯 흐느적거리는 몸뚱이는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다가 마직막 무대 위에 누워버립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서 박수를 치면 공연을 마무리했습니다.            

슈신간은 원래 술을 빚던 공간이었습니다. 가녀리게 술냄새가 스며나오는 듯도 했습니다. 술에 취한 것지 춤에 취한 건지, 어둠에 취한 건지 발걸음이 건들거렸습니다. 술도가가 공간과 술 향기로 현대 무용 예술을 품을 수도 있다고 새삼 느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출연자들이 모두 나와서 관객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출연자들이 모두 나와서 관객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참고누리집]

고베슈신칸,https://www.shushinkan.co.jp
신은주 무용단, http://blog.naver.com/shineunju14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