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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확 전두환은 물러가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전국 모든 대학교의 요구사항이었다. 5.18 광주항쟁이 일어나기 직전 대학교수가 앞서고 대학생들이 뒤따르는 평화시위 모습이다
 "신현확 전두환은 물러가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전국 모든 대학교의 요구사항이었다. 5.18 광주항쟁이 일어나기 직전 대학교수가 앞서고 대학생들이 뒤따르는 평화시위 모습이다
ⓒ 5.18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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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에도 협상을 하고 적군과도 강화를 하는 것이 세상사의 이치에 속한다.

하지만 광주에 진입한 군 지휘관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국민이나 국가보다 군부실세 곧 권력자의 지침 외에는 달리 보이는 것이 없었다. 일제식민지배와 군사정권을 겪은 한국 군부의 비극적 산물이다.

이날 아침부터 광주시민들은 계엄군이 시내에 진입하고 있다는 가두방송을 듣고 도청 앞으로 모여들었다. 3만여 명에 이르렀다. 시민들은 재야 수습위원들이 계엄분소에 가서 협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한 번 일말의 기대를 걸었다.
 
 도청에 모인 시민들
 도청에 모인 시민들
ⓒ 5.18기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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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경 도청 앞에서 제4차 민주수호범시민궐기대회가 열렸다. 시민들은 계엄군의 재진입을 맹렬히 규탄하고  협상 결과를 기다렸다.

오후 3시부터 제5차 시민궐기대회가 열리고 있을 때 협상을 벌였던 재야 수습위원들이 '협상결렬' 사실을 알렸다.

분노와 절망감이 교차한 가운데 시민궐기대회에서는 「대한민국 국군에게 보내는 글」, 「전국 언론 지성인들에게 보내는 글」, 「과도정부 최규하 대통령에게 보내는 글」 등의 성명서가 발표되었다.

대한민국 국군에게 보내는 글(발췌)

국군 여러분!
국토방위를 전담해야 할 군인이 시민을,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게끔 학살을 자행하고 우리의 고향을 짓밟을 수 있단 말입니까?

그것도 일반 부대가 아닌 공수특전단을 민간인에게 투여하여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차마 이루 말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질러 우리 시민은 군인만 봐도 치를 떨 정도가 되어 버렸습니다.

국군 여러분!
우리들은 국군을 상대로 싸우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힘을 합하여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민주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이제 국군 여러분께 다시 한번 전하오니, 더 이상 군사독재에 눈깔이 뒤집힌 살인마 전두환의 시녀가 되지 말고 다 같이 민족의 역적 살인마 전두환 놈에게 총부리를 겨누십시오! (주석 9)

 
 시민들과 대치중인 진압군
 시민들과 대치중인 진압군
ⓒ 5.18기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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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로에서 궐기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대형 태극기와 1천여 고등학생 시위대가 앞서는 가두행진을 벌였다. "계엄령을 해제하라", "피의 댓가를 보상하라", "김대중을 석방하라", "전두환 물러가라", "무기반납 절대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범시민궐기대회에서는 7개항의 성명서를 채택했다.

1)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과도정부에 있다. 과도정부는 모든 피해를 보상하고 즉각 물러나라.
2) 무력탄압만 계속하는 명분 없는 계엄령은 즉각 해제하라.
3) 민족의 이름으로 울부짖는다. 살인마 전두환을 공개 처단하라.
4) 구속 중인 민주인사를 즉각 석방하고, 민주인사들로 구국 과도정부를 수립하라.
5) 정부와 언론은 이번 광주의거를 허위조작, 왜곡보도 하지 말라.
6)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피해보상과 연행자 석방만이 아니다. 우리는 진정한 민주정부 수립을 요구한다.
7) 이상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최후의 일인까지 우리 80만 시민 일동은 투쟁할 것을 온 민족 앞에 선언한다. (주석 10)


주석
9> 『5ㆍ18광주민주화운동자료총서(2)』, 96쪽.
10> 『5ㆍ18광주민주화운동자료총서(2)』, 73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5ㆍ18광주혈사’]는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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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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