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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제1회 노원주민대회가 열렸다. 그간 '노원주민대회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인터뷰를 이어왔지만, 수많은 이들의 열정을 짧은 기간 글로 다 담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에 타이틀을 '노원주민대회를 만들어 온 사람들'로 살짝(?) 바꿔 이야기를 이어가려 한다. 그들의 열정이 주민대회에서 어떤 빛을 발했는지, 함께 엿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기자말


권성용씨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빈민운동 활동가다.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에 13년째 살고 있다. 그는 가장 소외된 빈민 지역을 찾아 가난한 사람들의 공동체운동을 활성화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종교가 사회문제, 특히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정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톨릭에는 성직자가 정치인이 되면 안 된다는 규율이 있어요. 하지만 종교인의 정치 활동은 필요합니다. 정치라는 것 자체가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잖아요. 잘못된 정치는 민중을 억압하는 도구가 되기 때문에 저는 종교인이 정치 문제에 민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그가 노원주민대회 조직위원을 맡아 주민대회를 함께 만들어왔다. 그 소회와 '주민 직접 정치'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권성용씨는 노원주민대회가 일종의 '주민직접정치 학교'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이 지역 사회문제가 우리의 문제임을 깨닫고 힘을 모아 변화시키는 경험을 쌓는, 그래서 스스로 정치적 주체로 거듭나게 하는 장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 마을 공동체를 중심으로 주민 직접정치운동이 발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10월 25일 노원 유니온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권성용 씨와 나눈 일문일답.

"억압받고 소외된 '을'들만이 사회 변화 이끌어낼 수 있어"
 
 노원주민대회 조직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권성용 씨
 노원주민대회 조직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권성용 씨
ⓒ 김선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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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대회 조직위원으로 함께 참여하셨습니다.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지난 지방선거 때 민중당 구의원 후보가 벌이던 '주민 정책제안 운동'이 인상 깊었어요. 선거 과정에서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 그 생각들을 정치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기성 정치인에게 볼 수 없던 모습이었거든요. 당시에 그 후보에게 '도심에서 거주할 권리가 지속 가능해야 한다. 재건축 재개발로 서민이 쫓겨나는 일이 없어야 한다'라고 의견을 내고 함께 대안을 모색하자는 얘기를 나눴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노원 주민직접정치 운동을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흔쾌히 동참하게 됐습니다."

- '기성 정치와는 다른 모습'이라고 하셨는데, 기존 정치에 대해서는 어떤 인식이었나요?
"저는 우리 사회가 갑과 을의 세계로 나누어져 있고, 그 중간 지점에서 때로는 을로, 때로는 갑으로 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정치는 갑으로 표현되는 상위 1%가 나머지를 지배하고 노예화하는 사회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 구조를 벗어나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 '변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가진 자인 '갑'이 아닌, 오직 억압받고 소외된 '을'들만이 사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노원주민대회가 그 길의 첫걸음이 될 거라는 희망이 생겼어요."

- '직접 정치', 그게 좋은 것인지는 다 알지만, 아직도 '내가 무슨 정치를 해'라는 인식도 많습니다. 
"그래서 민중이 정치를 하려면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기성 정치의 파벌주의, 지역주의에 익숙해져 있어요. '정치는 정치가가 하는 거야. 국민은 잘 따르기만 하면 돼'라고 세뇌하지요. 그래서 국민 개개인이 '정치가 자신의 문제'라고 인식할 수 있는 의식변화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과거에는 우리 안에 기득권(전문가)이 전달하는 지식을 그대로 쌓아놓기만 했다면, 이제는 (그 지식을)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재생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 정치에도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말이 인상 깊은데요. 그런 교육을 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을 주민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서울시 등 '관' 주도의 마을사업과는 다른, 주민이 주도하고 주민이 주체성을 가진 공동체가 필요하지요. 동별로, 단지별로 주민공동체들이 생기고 그 안에서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깨닫고, 해결할 힘을 모으고 행동하는 겁니다. 그 공동체가 힘을 발휘하면서 우리 스스로의 힘을 알게 되는 것, 그 자체가 교육과 훈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이번 노원주민대회는 훌륭한 교육의 장이었다고 봅니다.  

주민대회도 앞으로는 동별로, 단지별로 주민공동체를 중심으로 발전하길 바라요. 그렇게 모인 공동체가 또 '노원구' 이름으로 개방성을 갖고 연대하고... '주민대회'는 하나의 행사가 아니라 운동성을 지니는, 주민직접정치 운동의 장이 되는 거죠."

- 주민대회가 600여 명의 주민 참여로 잘 치러졌습니다. 아까 '주민대회가 사회 변화의 첫걸음이 될 거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그런 느낌을 받으셨나요.
"오신 분들 면면을 보면서 사회 변혁에 대한 간절함과 기대를 함께 갖고 계신 느낌을 받았어요. 주민 발언, 특히 노점 상인의 발언에서 그런 걸 많이 느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모인 주민들이 당면한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그 문제의식을 본인의 입으로 말하고 투표로 표현한다는 것. 저는 그 지점에서 사회 변화의 힘을 느꼈습니다."

- 끝으로 한마디 하신다면.
"저는 주민대회가 노원 주민들의 힘을 모으는 '볼록렌즈'라고 생각해요. 올바른 사회 변화를 꿈꾸고 희망하는 주민들의 힘을 모은다면, 이 세상은 반드시 바뀔 거라고 확신합니다. 주민이 주인 되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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