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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신안군 암태도에 세워져 있는 '암태소작인항쟁기념탑'. 암태도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신안의 섬에서는 일제의 수탈 구조에 항거하는 농민운동이 뜨거웠다.
 전남 신안군 암태도에 세워져 있는 "암태소작인항쟁기념탑". 암태도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신안의 섬에서는 일제의 수탈 구조에 항거하는 농민운동이 뜨거웠다.
ⓒ 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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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동안 325명이 참여해 123명이 구속....'

일제강점기 전남 신안군 섬 지역의 농민운동이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치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성환 목포대 사학과 교수 연구팀은 "1924년부터 1928년까지 5년 동안 신안군 지도, 자은도, 암태도, 도초도, 매화도, 하의도 등 모두 6개 섬에서 농민 총 325명이 참여해 123명이 구속된 농민운동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일제가 농민운동 참여자들에게 적용한 법률은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소요, 상해, 주거침입, 공갈, 협박죄 등이었다"면서 "형량은 징역 2년, 징역 1년, 징역 8월 등 실형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등 집행유예형, 벌금 80원, 40원, 20원 등 벌금형 등 다양한 형량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굶어 죽을 각오로... "잊혀지지 않도록 명예 복원해야"
 
 일제강점기 신안의 농민운동 참가자들이 체포돼 받은 판결문 일부.
 일제강점기 신안의 농민운동 참가자들이 체포돼 받은 판결문 일부.
ⓒ 최성환 목포대 교수 연구팀 자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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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농민운동을 촉발시킨 직접 원인은 역시 소작료였다. 신안 섬지역 농민들은 논 소작료 4할과 밭 소작료 3할 등을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 그리고 123명이 구속되는 희생을 견뎌내면서 각 섬마다 투쟁 성과를 만들어냈다.

21명이 구속된 암태도에서는 논 소작료 4할을 관철시켰다. 말 그대로 굶어 죽기로 작정한 '아사동맹(餓死同盟)' 투쟁의 성과였다. 32명이 구속된 자은도에서는 소작료 5할로 협의하기로 성과를 냈다.

26명이 구속된 도초도에서는 일부 지주가 소작료 4할을 수용했고, 마찬가지로 26명이 구속된 매화도에서는 소작료 5할을 협의하기로 하고 소작인에 대한 경영자금과 비료 지원을 얻어냈다.

흥미로운 점은 신안군 섬 지역의 농민운동 발생 전후로 다양한 농민단체들이 결성됐다는 것이다. 1923년 12월 4일 암태소작인회가 결성된 것을 시작으로, 지도소작인공조회, 매화도노농공조회, 하의소작인회, 임자노농회, 자은소작인회, 도초소작인회, 비금소작인회, 안좌소작인회 등이 차례로 결성됐다.

신안군 섬 지역의 농민운동이 우연한 사건이 아닌 식민지 수탈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섬 주민들의 조직적 움직임이 뒷받침되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사실은 신안군(군수 박우량)이 최성환 교수팀에게 <일제강점기 신안군 농민운동 연구>를 의뢰해 밝혀졌다. 최 교수팀은 당시 신문기록과 판결문, 수감기록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해 입증해냈다.

안타까운 사실은 사실상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을 한 신안 섬 지역의 농민운동 참여자들 대부분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같은 일제강점기 농민운동인 전남 강진군의 '소작쟁의단 사건', 영암군의 일명 '영보정 사건', 완도군 소안도의 '살자회 사건' 관련자들이 독립유공자로 지정됐다.

최 교수팀은 "일제강점기 신안 농민운동 구속자 123명 가운데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은 이는 단 4명에 불과하다"면서 "지속적인 조사와 검증, 재조명 등을 통해 신안 농민운동 참여자들이 독립유공자로 지정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잊혀진 역사'가 돼가고 있는 일제강점기 신안 농민운동의 진실과 명예를 반드시 복원시켜야 한다"면서 "신안 각 섬에서 항일 농민운동에 참가한 모든 분이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군수는 특히 "신안 농민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학술연구에 대해 지속적인 지원을 하겠다"면서 "또한 가칭 '일제강점기 신안 농민운동기념사업회'를 만들어 하의도와 암태도뿐만이 아닌 신안 전체의 항일농민운동 역사를 기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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