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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좋아하지만 한편으로는 동물의 생명을 빼앗는 데 대해 죄스러운 마음을 떨칠 수 없습니다." 주변에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최근 들어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공장식 축산과 이로 인한 가축 전염병의 대규모 확산 사태가 빈발하면서 육식을 찜찜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형국이다. 채식이나 준 채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게 이를 방증한다.
 
 스테이크으로 흔히 조리되는 소고기 부위. 섬유형태로 근육(고기)이 자라기 때문에 일종의 결이 있다.
 스테이크으로 흔히 조리되는 소고기 부위. 섬유형태로 근육(고기)이 자라기 때문에 일종의 결이 있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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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아예 키워 버리는 것은 어떨까?' 미국 하버드 대학교 키트 파커 교수도 이런 생각을 한 사람 중의 하나였다. 이 학교 공학 및 응용과학 대학교수인 파커 박사팀은 최근 '실험적이나마' 고기를 키우는 데 성공, 그 결과를 네이처 음식 과학 (Nature Science of Food)에 논문으로 기고했다.

파커 박사팀은 소고기든 돼지고기 혹은 닭고기든 대부분 사람이 즐겨 찾는 고기 부위는 근육과 약간의 지방조직이라는 점에 착안해 근육, 즉 고기를 실험실에서 키워냈다.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이들 부위는 뼈에 들러붙어 크는 근육(고기)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버드대 연구팀이 인공으로 근육세포를 키워내기 위해 만들어 낸 배지. 젤라틴 성분으로 돼 있다. 이 젤라틴은 근육이 들러붙어 크는 뼈와 같은 역할을 한다.
 하버드대 연구팀이 인공으로 근육세포를 키워내기 위해 만들어 낸 배지. 젤라틴 성분으로 돼 있다. 이 젤라틴은 근육이 들러붙어 크는 뼈와 같은 역할을 한다.
ⓒ 하버드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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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뼈 대신 젤라틴이라는 물질을 이용했다. 끈적끈적해서 '고기 씨앗'(간세포 stem cell)이 성장하기 좋은 바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예상대로 젤라틴에서 고기는 잘 자랐다. 하지만 실제 소고기 등과 비교해보니 섬유상이 성긴 탓에 맛은 차이가 있었다. 뼈에 붙어 자라는 거의 모든 고기는 섬유의 형태를 가지게 되는데 즉, 결은 있지만 결과 결 사이가 촘촘하지 못했다.
  
 콩으로 만든 단백질 덩어리. 이른바 '콩 고기'가 도축 고기의 대안으로 종종 거론되지만 맛이 진짜 고기에 크게 못미치는 단점이 있다.
 콩으로 만든 단백질 덩어리. 이른바 "콩 고기"가 도축 고기의 대안으로 종종 거론되지만 맛이 진짜 고기에 크게 못미치는 단점이 있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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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 박사는 "실험실 내에서 키워 낸 고기가 도축한 실제 고기와 근사한 맛을 내게 하려면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학·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게 연구팀의 판단이다.

다만 기술적으로 완벽한 고기를 길러낸다 해도 또 다른 문제가 남는다. 그 유통 비용이 축산이나 도축 등을 통해 나온 고기보다 더 클 경우 시장 안착이 무망한 탓이다.

그런데도 공장(실험실)에서 길러낸 고기가 도축된 고기와 엇비슷한 맛과 영양을 보일 수 있다면 장점은 너무도 크다. 인도적이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육식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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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이 코앞. 그러나 정신 연령은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승차 유랑인으로서 시한부 일상 탈출.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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