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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 죄를 저지른 사람은 복귀하고 잘못을 지적한 학생과 교수만 처벌받는 황당한 상황을 설명하는 데 이보다 적합한 단어가 있을까. 대구예술대학교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이다.

'학위장사' 의혹이 있는 보직교수가 학교로 복귀했다. 그런데 정작 '학위장사'의 부당함을 지적했던 교수는 목숨을 끊었다. 그의 죽음은 학교 당국의 압박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현실에 분노해 저항했던 학생들은 학교 당국으로부터 고발은 물론 징계 위협을 받고 있다.

경찰도 인정한 '학위장사', 대학만 모르쇠
 
 학생들은 대학 당국의 학위장사를 규탄하며 매일같이 침묵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학생들은 대학 당국의 학위장사를 규탄하며 매일같이 침묵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대구예술대학교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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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4년 3월, 대구예술대 시각디자인과로 중년의 한 학생이 편입한 일에서 발생했다. 그 학생은 2016년 졸업했는데, 그가 졸업할 때까지 강의 시간에 학생을 봤다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그 학생은 학점도 받고 졸업전시회도 하지 않았지만 학위를 받았다. 당시 학과장이 졸업작품심사요지서에 교수들의 서명을 적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그 학생은 시각디자인과 학과장 교수의 인척이었다. 수업에 나오지 않은 것을 뻔히 알면서도 보직교수가 학점과 졸업심사를 조작해 학위를 수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보다 못한 같은 과 한덕환 교수는 2018년 시각디자인과에서 '학위장사'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지금이라도 잘못을 바로잡고 대학을 쇄신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학 당국의 생각은 달랐다. 당국은 오히려 학위장사를 폭로한 한덕환 교수를 탄압했다. 지난해 10월 대학 측은 고교생의 기능대회 수상과 관련해 한 교수가 금품수수를 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조사에 시달리던 한 교수는 유서를 통해 부당한 탄압과 '학위장사' 의혹 등을 언급한 후 결국 자신이 일하던 학교 건물에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12월의 일이다. 당시 한 교수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이 사실을 모른 채 사망했다.

하루아침에 믿고 따르던 스승을 잃은 대구예술대 학생들. 결국 '학위장사' 의혹 사건은 경찰에 넘겨졌다. 사건을 담당한 칠곡경찰서는 조사과정에서 "수업을 받지 않았는데도 학점을 줬다"는 관련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해당 여성을 비롯해 시각디자인과 교수 3명과 강사 11명 등 총 15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대학 당국은 여전히 모르쇠를 고집하고 있다. 당장 학위장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학과장은 이번 2학기 강단에 복귀했다.

저항하는 학생과 교수는 짓밟히고

한편 학생들은 학위장사를 주도한 학과장 교수 퇴출과 고 한덕환 교수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총학생회를 비롯해 학생들은 사태 해결을 위한 총장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총장은 사태 해결은커녕 학생들을 만나주지 않았다. 학생들이 총장을 만나기 위해 총장실을 점거했지만, 총장은 학생들을 형사고발 하는 걸로 응수했다. 또 학생들을 징계하기 위해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한덕환 교수를 추모하고 학위장사를 규탄하던 집회에는 교수들도 참여했다. 그런데 지난 1월 해당 시위에 참여한 실용음악과 교수 2명의 재임용이 거부되었다. 분명 교원인사위원회가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단, 재임용을 승인했으나 이사회에서 재임용을 거부한 것이다.

재임용 탈락 사유는 학내소요에 따른 학생지도 미흡, 교수회의 무단불참, 학내 불법 현수막 게시 등이었다. 그러나 학내소요는 대학 당국이 촉발한 일이다. 교수회의 불참이나 학내 불법 현수막 게시가 잘못이라고 하더라도, 생계를 박탈할 만큼 중대한 범죄인지도 의문이다. 이런 일들로 재임용을 거부 당한다면, 아마도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교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번 재임용 탈락이 표적 징계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재임용을 거부 당한 두 교수는 학과 내 담당 악기를 지도할 수 있는 유일한 교수였다. 해당 악기를 전공하던 학생들은 자기를 가르칠 수 있는 교수님을 잃은 셈이다. 

학교 측 "검찰에서 조사할 것"

이와 관련, 허용 대구예술대 총장은 28일 <오마이뉴스>에 학위장사와 관련해 "학과 문제다. 시각디자인과 교수 4명 중 1명이 사망했기 때문에 3명의 교수와 12명의 강사 등 15명이 검찰에 기소돼 있다. 검찰에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총장은 또 이들 교수들에게 계속 강의를 맡기는 것과 관련해 "학교법으로는 3년의 시효가 있어 처벌할 수 없다"며 "교육부 감사 결과 교수 3명에게 경고했고 당시 강사들에게는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학생 징계에 대해서는 "불법 현수막을 내걸고 총장실을 점거하는 등 학사가 마비돼 경찰에 고발했다"며 "징계를 당한 학생들 중 일부는 학교를 졸업하는 등 징계는 이미 끝난 일"이라고 강조했다.

연대의 손길 절실

학생들은 학위장사 교수 퇴출과 학습권 보장을 위해 2학기 개강 이후 침묵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대학생 연석회의 등 전국 12개 대학 총학생회, 예술대 학생회 등에서 공동성명을 채택, 빠른 사태 해결을 위해 연대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사태의 심각성과 학생들의 눈물겨운 노력에 비해 사회적 주목도는 낮은 편이다. 소위 명문대 학생들의 조국 장관 반대 시위가 매스컴을 뒤덮는 사이, 대구예술대 학생들은 낮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들의 연대와 관심이 절실하다. 잘못된 대학을 바로잡겠다는 학생들의 행동이 틀리지 않았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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