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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들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광복 74주년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대회’를 마친 뒤 일본 정부의 강제동원 배상판결 이행과 사죄를 촉구하며 일본대사관으로 행진을 벌이고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들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광복 74주년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대회’를 마친 뒤 일본 정부의 강제동원 배상판결 이행과 사죄를 촉구하며 일본대사관으로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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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주년 광복절이다.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과 함께이니 나라를 되찾았다는 의미를 새기는 것이 더욱 각별하다. 더군다나 7월 1일 시작된 일본 아베 정권의 수출규제 조치는 경제전쟁 선포에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일방적이고 충격적이었다.

지금 한국사회는 사상 최대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보이콧 재팬)'이라는 자발적 시민 캠페인 열기로 뜨겁다. 1907년 일제 차관을 갚기 위해 대구에서 시작되었던 국채보상운동, 1997년 국가외환위기를 극복하고자 전국적으로 벌였던 '금 모으기 운동'의 역사적 맥락을 잇는 국민운동이라 할만하다.

이번 한일경제 분쟁의 단초가 되었던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비롯하여 일본군 위안부 문제, 독도 영유권 분쟁은 광복절을 앞두고 항상 양국 간의 외교 쟁점이었다. 과거사 해결과 역사정의 문제는 첨예한 외교 갈등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런데 분쟁 과정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바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과 '도쿄올림픽 방사능 안전성'에 관한 것이다. 광복절에 즈음하여 향후 한일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외교 변수로 떠오를 두 가지 이슈의 의미와 전망을 살펴보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폐기될 것인가?

지소미아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은 7월 18일 대통령과 원내 5당 대표 회담 자리에서였다. 당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할 경우 맞대응 카드로 지소미아를 폐기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금은 (지소미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재검토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8월 2일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지소미아 파기에 이른다면 결국 역사갈등, 경제갈등, 안보갈등까지 가져올 것이고,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대는 현실에서 대한민국의 무모한 안보 포기가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소미아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오는 8월 24일은 지소미아 자동 연장 여부를 확정하는 마지노선이다. 지소미아는 1년마다 갱신되는데, 양국 간 특별한 이의 제기가 없을 때는 '자동연장'되는 협정이므로 오는 24일을 앞두고 한국 정부는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밝혀야 한다. 8월 28일이 일본이 단행한 '한국 화이트국가 배제 시행일'이니 지소미아에 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이 일본의 초강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향후 대응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소미아는 과연 어떤 나라에게 가장 이익이 될까? 놀랍게도 협정 당사국인 한국도 일본도 아닌 미국이다. 한국과 미국은 이미 1987년 88올림픽을 1년 앞두고 지소미아를 체결했다. 이후 2000년대 들어 일본 정부는 꾸준히 협정 체결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한일 간 지소미아 체결은 궁극적으로 북한을 안보적대국으로 공인화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정권이 바뀌고 북한과의 적대정책에서 호흡을 같이하던 이명박 정부는 일본의 집요한 요구를 수용하기에 이른다. 2012년 6월, 이명박 정부 당시 국무회의를 통해 지소미아를 의결했지만 곧 밀실협정, 졸속추진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에 시행하진 못했다. 그만큼 국민정서에 반하는 조치였던 셈이었다.

그로부터 4년 뒤 박근혜 정부가 탄핵 국면에 처한 2016년 11월 23일, 협상 추진을 선언한지 27일만에 지소미아 협정은 졸속적으로 처리되었다. 우스꽝스럽게도 협정 서명 주체가 당시 한민구 국방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일본대사였으니 얼마나 앞뒤 가리지 않고 처리했는지가 짐작된다. 서명된 문서를 비공개로 조치하자 일선 기자들이 '밀약협정'에 대한 반대의사로 취재를 거부할 정도였다.

이 배경에는 미국이 있다. 미국은 점점 확대되어 가는 중국의 군사안보력을 견제하고 '대중국 안보포위망'을 위해 지소미아와 사드배치를 박근혜 정부에게 압박했다. 한미일 군사동맹체제를 손에 쥐려는 것이었다. 이로써 지소미아는 한일 간에 체결된 군사협정이지만, 북한과 중국을 안보적대국으로 상정하고, 안보 정보를 한미일 3국이 공동 교환하고 보호함으로써 한국을 중국 견제의 첨병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사드배치로 틀어진 한중 외교관계가 더욱 손상을 입게 된 것이다. 결국 미국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된 셈이었다.

궁극적으로 지소미아 폐기의 명분은 충분하다. 일본이 한국의 안보 신뢰 저하를 이유로 화이트리스트 배제 국가로 지정했으니, 역으로 안보 불신국에게 최상위급 군사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당장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맞대응 카드라는 점을 차치하고서라도, 과연 지소미아가 한국의 외교안보 측면에서 얼마만큼의 실익과 손해가 있는지는 검토가 필요하다.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설계도에 따라서 '중국을 포위하는 한미일 안보동맹체제'에 한국이 어정쩡하게 끼어들어가는 것은 중국의 막대한 영향력 부상이 예측되는 동아시아 질서재편에서 매우 위험스러운 요소이다. 우리는 과거 미국 압력에 의한 사드배치 과정에서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에 난감함을 넘어 경제적 손실을 감내해야했던 우려스러운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전 세계의 관심과 지지 속에서 진전되어 가고 있는 때에 북한과 중국을 잠재적 안보적대국으로 상정하는 지소미아가 과연 국익과 평화 정착에 도움이 될 것인지는 면밀히 검토되어야 한다. 또한 일제강점기 이후 일본과 맺은 최초의 군사협정인 지소미아는 동아시아에서 군사대국화의 국정목표를 향해 충실히 이행해 가는 아베 정권에게 '한반도 문제의 개입과 영향력 확대'라는 명분과 빌미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작동할 것이다.

호시탐탐 한반도 진출을 노리는 아베 정권에게 역사왜곡, 경제보복을 당하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안보 정보까지 제공해야할 이유가 정말 있는 것일까? 만약 지소미아 체결의 명분과 실익이 확실했다면, 왜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국민들에게 들킬세라 졸속적이고 은밀하게 이 협정을 체결하려 하였을까?

지소미아는 파기의 문제가 아니라 협정 체결의 정당성마저 검토해야 하는 중대한 국가 사안임이 분명하다. 작금의 한일 간 역사분쟁과 경제전쟁의 시원이 박정희 정권의 밀실협약이었던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국민 앞에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고, 절차마저 왜곡하는 외교협정이 국익과 국민 의사에 적합할리 만무하다.

한국에 대한 안보 신뢰를 저버린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이번 기회에 지소미아를 폐기하고, 새로운 한일 간 외교안보 관계 수립을 위한 국민 앞에 당당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국민의 정부다운 태도일 것이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찬반 여론조사

ⓒ오마이뉴스2019.08.07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찬반 여론조사 ⓒ오마이뉴스2019.08.07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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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도쿄올림픽, 과연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가?

최근 들어 부쩍 '도쿄올림픽 보이콧'에 관한 국내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일경제분쟁이 국제적인 이슈가 되고, 도쿄올림픽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본격적으로 올림픽 안전성에 대한 검증 요구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다. 문제는 도쿄올림픽을 국정과제의 최우선 순위로 추진 중인 아베 정권이 도쿄올림픽의 방사능 안전성에 관한 신뢰할만한 정보 공개와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3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원전 지하에 보관된 100만 톤의 고준위 방사능 오염수는 기준치 이하로 통제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4월에는 한국의 환경단체가 일본 후생노동성의 '2018년 일본전역 농수축산물 방사능 오염결과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일본에서 유통 중인 농수축산 식품의 18%가 방사능 물질인 '세슘'에 감염되었을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7월 호주 라인네트워크 방송은 후쿠시마 지역 현지 촬영 결과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위험한 국가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본의 방사능 오염 통제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8월 13일 LA타임즈는 "부정적으로 보자면 정부차원 사기극"이라며 "후쿠시마에서 경기를 치를수록 암을 비롯한 건강 위험은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세계의 언론과 환경단체, 그리고 일본 내부의 양심있는 의사와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문제제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아베 정권은 지금까지 충격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를 포장하려고 하고 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일본정부가 공인하는 방사능 오염 지도와 구체적인 피해 현황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아베 정권은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사망과 질병 피해자들을 제대로 확인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연간 방사선 노출 허용량 기준을 제 멋대로 1밀리시버트에서 약 20배에 달하는 20밀리시버트로 격상한 채, '후쿠시마는 안전하다'고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다는 점이다. 이 뿐만 아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지하에 보관 중인 115만 톤의 고준위 방사능 오염수를 도쿄올림픽을 전후하여 태평양에 투기할 계획을 검토하기도 했다.

도쿄전력은 최근 오염수 보관 용량이 곧 한계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동시에 방사능 오염수를 기준치 이하로 통제하는 데 실패 했음을 암시했다. 즉 '방사능 오염수를 더 이상 보관하기 어려우니, 이제 곧 태평양에 버려야 함'을 시인한 셈이다.

아베 정권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부흥올림픽을 위한 국제사회 홍보작업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붓고 있다. 특히 '각국의 올림픽 선수단에게 후쿠시마산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메시지는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더군다나 후쿠시마의 안전성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후쿠시마 인근 70km 지역에서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를 치루게 하고, 성화봉송 또한 후쿠시마 인근 지역을 출발지로 선정하는 매우 위험한 도박판 같은 올림픽 설계를 강행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후쿠시마에서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름으로써 '10년 만에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깨끗하고 안전하게 처리되었다'는 것을 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함일 것이 분명하다. 그리하여 이름 붙인 '재건올림픽' '부흥올림픽'이 이번 도쿄올림픽인 것이다.

그런데 일본의 부흥올림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차세계대전 패망 이후 절치부심하던 일본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특수를 활용하고, 미국의 동아시아 질서 구축의 카드로서 전범정치인을 그대로 등용하는 것을 계기로 경제 강국의 지위를 획득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1964년 도쿄올림픽을 통해 최초의 위성중계, 컬러TV 제공, 신칸센 고속철도 등을 세계에 과시하며 일본의 경제 부흥을 톡톡히 알리는 수단으로서 올림픽을 적극 활용했고 그것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이 부흥회의 시작이 바로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인 A급 전범정치인 기스 노부스케였고, 아베 총리는 반세기만에 다시 한번 도쿄올림픽을 통해 일본의 부흥과 재건을 도모하고 있다. 이번엔 '전쟁'이 아닌 '방사능'으로부터의 말이다.

하지만 단지 올림픽 성공을 통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복원 홍보가 그 목적일까? 그렇지 않다. 아베 총리는 이미 약관의 나이에 아버지의 요절로 승계 받은 지역구인 메이지유신의 본향 야마구치현에서 당선될 때 '개헌이 필생의 정치적 목표'임을 선언한 바 있다. 아베 정권은 도쿄올림픽이 4000만 명의 관광 특수, 1600백 조의 경제 효과를 가져올 것임을 홍보하면서 국민들에게 도쿄올림픽의 성공 신화를 심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

이로써 추락하는 아베노믹스의 부활을 꿈꾸고, 더 나아가서는 도쿄올림픽의 성공을 발판으로 그의 필생의 숙원인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전쟁을 할 수 있는 정상국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그에게 있어서도 이번 도쿄올림픽은 마지막 총리 임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아베 총리는 그의 모든 정치적 자산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월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기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월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기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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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일본의 부활' 주장하려는 아베

하지만 그것은 아베 정권의 목표이지 한국과 세계인의 염원과는 결코 상반된다. 후쿠시마를 비롯해 일본 전역이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신뢰할 만하고 투명하게 통제되고 있다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국제사회에 제공된 적은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일본올림픽조직위원회가 제공한 보고서에만 의존하여 도쿄올림픽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을 반복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후쿠시마 아즈마 야구경기장을 변경할 가능성이 없다고 못 박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위험하고 무책임한 조치로 해석된다.

전 세계 200개국의 선수단, 4000여 만 명의 시민들과 관계자들, 그리고 생애 첫 올림픽을 관람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게 될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한다면, 방사능 안전성 문제는 철저하고 신뢰할만한 검증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일본의 방사선 노출 허용 기준은 최근 연간 1밀리시버트에서 20배나 상향된 20밀리시버트로 조정됐다고 한다. 의학계에서는 암과 유전자에 관련된 질병의 경우, 방사능 물질이 0.01%만 있어도 방사능 발병 가능성이 시작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즉 방사능은 그 자체로서 발암 물질이자 유전자 변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한다는 의미인 셈이다.

아베 정권의 집권 연장과 일본의 경제부흥을 위해 세계 시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과 인권이 무시된 채, 그리고 방사능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채 도쿄올림픽이 강행된다면 이는 인류 최악의 올림픽 흑역사로 기록될 여지가 다분하다. 도쿄올림픽은 안전성 문제는 반드시 재검증 되어야 한다. 올림픽은 일본만의 것이 아니라 세계 시민 모두의 것이자, 인류의 축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이슈가 한일경제분쟁의 대응 카드로서만 인식된다면 그 문제의 심각성을 반감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소미아는 현재 미국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는 세계자유무역 질서의 재편, 그리고 전통적인 미국주도 안보군사동맹 체제의 구조 변화와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미중무역분쟁, 한일경제분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여기에 북한 비핵화와 중국-러시아의 국익추구 노선이 맞물리면서 그야말로 16세기 동아시아의 명청교체기, 그리고 구한말 세계열강의 각축전이 되었던 한반도의 상황과 비교될 수도 있다. 

방사능 올림픽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도쿄올림픽 개최의 이면에는 '올림픽정신'이나 '후쿠시마 오염 세탁'이라는 목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베 정권의 국정 목표인 개헌 로드맵과 일본회의 등과 같이 동아시아 패권국의 옛 영광을 되찾고자 하는 극우세력의 계획이 함께 그려지고 있음을 간파하고 대응책을 마련해 가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 안에서도 아베 정권과 한 목소리를 내는 듯한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는 7월 4일부터 "닫힌 민족주의, 감상적 민족주의에 갇혀 한일외교를 파탄냈다"며 문재인 정부 흔들기를 시작했다. 지난 22일 급기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지금은 우리나라가 마땅히 친미, 친일을 해야지 친북 친공을 해서 되겠습니까?"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거세게 비판했다.

이런 경향을 따라서인지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아베 총리에게 사죄합니다'라는 공개 성명을,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는 '위안부 성 노예화는 없었다', '일제가 쌀을 수탈한 것이 아니라 수출한 것'이라는 역사 왜곡까지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420여 년 전의 임진왜란, 100여 년 전의 일제 강점의 시작에도 소위 기회주의적인 정치관료와 지식인들이 몰려오는 외부의 적이 아닌 내부를 향해 총구를 디밀어서 적의 척후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기록이 있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광복절 74주년을 맞아 한번 더 곱씹어 볼 말이다. 이것은 하나의 전쟁이 아니다. 역사전쟁, 경제전쟁, 안보전쟁의 세 국면이 교착되어 있고, 작정하고 시작한 일본 아베 정권의 일방적인 보복 조치다. 또한 이것은 하나의 국면이 아니다. 세계경제질서와 안보군사체제, 그리고 에너지공급망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러시아를 위시한 세계 각국의 국익추구 갈등이 본격화되는 실험무대에 대한민국과 한반도가 본의 아니게 올라탄 셈이 되었다.

올해 광복절에는 광화문 광장에 시민들이 다시 촛불을 들고 모인다고 한다. 지혜롭고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외교위기를 헤쳐가는 든든한 뒷배가 되고 있다. 폭군은 국민을 지배하려 하고, 현자는 국민의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한다. 다시금 광장의 소리를 귀 기울여야 할 광복절이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미래당(우리미래)에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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