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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횡단하던 소가 붕 날아와 내 차 앞에 떨어져 깜짝 놀랐다. 일행과 함께 몽골동부도시 초이발산을 떠나 울란바토르로 돌아오던 중 목격한 광경이다.

몽골은 대개 초원 가운데 도로가 나있다. 따라서 동물들이 도로 건너편 초지로 이동하는 경우가 흔하다. 몽골 도로 옆에는 로드킬을 당해 죽은 동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동물을 사랑하는 몽골 운전사들은 동물이 비켜 가도록 미리 경적을 울리고 동물이 없을 때 도로를 지나간다.

하지만 갑자기 뛰어드는 동물 때문에 피하다가 사고를 당하기도 하고 차에 치여 동물이 죽기도 한다. 로드킬이 발생하면 예전에는 운전사가 동물값을 변상해줘야 했지만 지금은 법이 바뀌었다고 한다. 주간에는 동물 주인에게 책임이, 야간에는 운전기사에게 책임이 있다고 한다.
  
 앞서가던 차가 아스팔트가 패인 곳을 피해 왼쪽 가장자리로 달리고 있다. 몽골 도로는 열악한 곳이 많다. 이런 도로를 가는데 갑자기 가축이 뛰어들면 커다란 낭패를 볼 수 있다
 앞서가던 차가 아스팔트가 패인 곳을 피해 왼쪽 가장자리로 달리고 있다. 몽골 도로는 열악한 곳이 많다. 이런 도로를 가는데 갑자기 가축이 뛰어들면 커다란 낭패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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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은 초원 중앙에 도로가 많이 놓여 있어 반대쪽 초지로 가기 위해 이동하는 가축을  주의해야 한다
 몽골은 초원 중앙에 도로가 많이 놓여 있어 반대쪽 초지로 가기 위해 이동하는 가축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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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건너는 가축마다 특성이 있다. 동작이 빠른 말은 차가 나타나 경적을 울리면 재빨리 달려간다. 몸무게가 나가는 소는 느리다. 양과 염소는 구름처럼 몰려가다 차가 빵빵거리면 길을 비켜준다. 하지만 동작이 가장 느린 동물은 낙타다. 낙타는 길을 비켜나서도 흘끔흘끔 쳐다보며 멋진 모델이 되어 주기도 한다.

다음은 로드킬이 발생했던 순간을 기록한 글이다. 필자가 몽골초원의 강자 푸르공 조수석에 앉아 초원을 응시하고 전방을 향해 달리고 있는데 소 한 무리가 도로를 횡단하고 있었다.
        
일행의 차가 앞서가고 반대쪽 차선에서는 하얀색 승용차 한 대가 횡단하는 소 가까이에서 속도를 줄이고 있었다. 우리 일행이 탄 차량들은 소들이 길을 비켜달라는 의미로 경적을 울렸다. 하지만 몇 마리의 소는 계속 반대편 초지를 향해 도로를 건너가고 있었다.

하는 수 없어 필자가 탄 푸르공이 차를 세워 소가 지나가길 기다리는데 반대쪽에서 오던 승용차가 소를 받았다. 세상에! 천천히 오는 작은 승용차가 그렇게 힘이 센지는 몰랐다. 승용차에 받힌 소가 붕 떠서 내가 탄 차 앞에 떨어졌다. 소가 발버둥쳤다. 일행의 입에서 동시에 "앗!"하는 신음소리가 나왔다.

소가 발버둥쳤지만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쓰러진 건 사람이 아니다. 일으켜 세우려다 소가 무슨 짓을 할지도 몰랐다. 어찌할 수 없었다. 

세상에는 동물들이 인간과 가까이 지내는 나라들이 많다. 소를 사랑하는 인도의 도시에는 아예 소들이 거리를 어슬렁거린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의 남미 국가에서도 동물을 많이 기른다. 하지만 인구수에 비해 몽골처럼 동물을 많이 기르는 나라가 있을까? 남미에서 기르는 동물들은 도로를 가로지르는 경우가 많지 않다.

1인당 약 20마리의 가축을 기르는 몽골

2016년도 몽골 통계청이 밝힌 가축 수는 6150만 마리다. 몽골인구가 약 310만 명이니 1인당 약 19마리의 가축을 기르고 있는 셈이다. 그것도 몽골인들이 '5축(소, 말, 양, 염소, 낙타)'이라 부르는 가축에 관한 통계이니 돼지나 닭, 개까지 포함하면 더 늘어날 것이다.
   
 2016년 몽골 통계청이 발표한 몽골 농업통계 자료 내용
 2016년 몽골 통계청이 발표한 몽골 농업통계 자료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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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행이 달리는 도로변 꽃밭에는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기도 했다
 일행이 달리는 도로변 꽃밭에는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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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몽골을 여행하는 내내 어마어마한 크기의 초원이 부럽기만 했다. 초원에는 수많은 동물이 풀을 뜯어 먹고 있었다. 끝없는 초원에는 듬성듬성 풀이 자라고 있었다. 몽골에 초원이 생긴 원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몽골 초원은 기후변화로 인해 비가 내리지 않아 물이 부족해졌다. 하지만 수많은 동물이 풀을 뜯어 먹어버려 사막화는 더욱 심해져만 가고 있었다.

산업구조를 바꾸고 육식을 줄여야

제레미 리프킨이 쓴 <육식의 종말>에는 육식의 폐해가 잘 나와 있다. 소 한 마리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4t으로 승용차 한 대가 내뿜는 2.5t의 1.5배이다. 전 세계 가축이 내뿜는 메탄가스는 연간 1억t으로 이는 전체 메탄가스 발생량의 15~20%에 달한다.
   
 도로 위를 천천히 걸어가는 소들 모습
 도로 위를 천천히 걸어가는 소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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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사막의 배 역할을 했었던 낙타들이 도로를 건너고 있다. 도로를 건넌 후 흘끔흘끔 돌아보며 멋진 포즈를 취해주기도 해 사진 모델이 되기도 한다.
 몽골사막의 배 역할을 했었던 낙타들이 도로를 건너고 있다. 도로를 건넌 후 흘끔흘끔 돌아보며 멋진 포즈를 취해주기도 해 사진 모델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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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만 사료를 주는 몽골 유목민의 경우는 다르지만 소고기 1인분을 줄이면 22명이 곡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축산 농장과 사료생산을 위해 아마존 70% 벌목. 20%의 목초지가 황폐화 된다. 가축은 수자원 오염의 가장 큰 원인이자 산성비를 만드는 암모니아 배출의 60%를 차지한다고 한다.

몽골 곳곳에는 서울시와 지자체, 시민단체 등이 몽골정부와 함께 사막화방지를 위해 심어놓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식목한 나무 위에는 철조망을 쳐 동물들의 접근을 방지하고 있었다. 철조망에 둘러싸여 푸르게 자라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몽골초원의 바람직한 변화를 기대해보았다.

몽골인들 스스로 산업구조 개편과 육식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면 어떨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


태그:#몽골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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