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증권회사들은 투자자에게 질 좋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매일 분석 보고서를 냅니다. 그런데 주식을 팔라고 권하는 보고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누리꾼 사이의 소문이 더 '쓸모 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직접 비교해봤습니다. 많은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종목과 누리집 커뮤니티 DC인사이드 주식갤러리에서 많은 누리꾼들이 추천하는 종목에 각각 투자했습니다. 한 달 동안의 투자현황을 매주 1회 날 것 그대로 보여드립니다. <편집자말>[편집자말]
 
 (서울=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코스피가 17.14포인트 오른 1,937.75로 장을 마감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19.8.9
 코스피가 17.14포인트 오른 1,937.75로 장을 마감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증권사] 왜 일부는 올랐고, 일부는 떨어졌나

눈을 의심했다. 오르락내리락하던 롯데케미칼 주가가 투자한지 사흘 만에 1000원이나 오른 것이다. 드디어 기자의 투자수익률에도 볕 들 날이 오는 듯 했다. 지난달 첫 투자에 나선 이후 처음으로 종가기준 빨간색(주가상승 표시) 숫자가 등장했다.

증권사가 추천하는 종목에 투자했다 2차례 연속으로 마이너스(-) 부호와 파란색(주가하락 표시) 숫자만 마주했던 기자에겐 생경한 일이었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환율전쟁,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 배제 조치 등 해외발 악재가 쓰나미처럼 밀려오면서 코스피도 한동안 하락세였기 때문에 더 그랬다.

이번 주 투자종목을 물색했던 지난 6일은 상당히 암울한 날이었다. 1일 2000선을 아슬아슬하게 넘기던 코스피 지수가 2일 1900선으로 내려앉았고, 6일에는 장중 1900선이 붕괴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사들은 도대체 어떤 종목을 추천할 것인지, 그걸 그대로 따라도 되는지 혼란스러운 마음이었다. 반 쯤은 포기한 상태로 네이버 종목분석 게시판을 훑어봤다.

증권사 보고서 제목들을 긁어다 엑셀에 붙여 넣어 볼 필요도 없었다. 17개 보고서 중에 무려 5개 보고서가 롯데케미칼을 언급했다. '시장 기대치 상회', '바닥을 논하다: 2013~2014년 주가 저점의 데자뷰', '미국설비 수익 이제 시작이다' 등 제목들이 달려있었다. 종합해보면 실적도 좋았고, 주가는 싼데다, 미래도 밝다는 정보였는데 희한하게도 중복되는 주제는 없었다. 각각의 증권사들이 어쩜 이렇게 다른 제목을 뽑았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 가운데 키움증권은 "롯데케미칼의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3461억 원으로 시장기대치(3241억 원)를 넘어섰다"고 했다. 이어 키움증권은 "본사 올레핀 부문의 긍정적인 원재료 래깅 효과(유가상승에 따른 이익증가)가 발생하고, 수출주에 우호적인 환율이 지속됐다"며 "(같은 계열사인) 롯데첨단소재의 성수기 효과도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IBK투자증권
 IBK투자증권
ⓒ IBK투자증권

관련사진보기

 
1900선도 붕괴됐는데, 이곳 주가는 바닥이라니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상반기 별도순익이 5000억 원에 육박하므로 배당성향 30%를 감안하면 주당배당금(DPS)은 최소 9000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나금투는 "현 주가기준 배당수익률은 최소 4%다, 2013~2014년 주가 저점의 데자뷰(Deja-vu)다, 적극매수를 권한다"고 했다.

롯데케미칼이 성과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은 다른 증권사에서도 나왔다. IBK투자증권은 "회사의 가치평가는 자기자본이익률(ROE) 8.0배, 주가순자산비율(PBR) 0.6배로 지난번 불황기였던 2012~2014년 ROE 4.0배, PBR 1.3배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석유화학산업 시황개선은 더딘 상황이지만 회사의 미국설비 기여에 따라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주가가 저평가 돼있다"고 IBK투자는 덧붙였다.

지난 6일에도 역시 17개 보고서 중 '매도' 의견을 제시한 보고서는 단 하나도 없었다. 롯데케미칼을 다룬 보고서들은 모두 '매수' 의견을 내놨다. 목표주가는 25만원에서 40만원까지 다양했다. 9일 종가기준 롯데케미칼 주가는 22만1000원이었다. 어쩌면 가장 낮은 목표가인 25만원까지는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는 주가가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다만 롯데케미칼에만 해당되는 얘기였다. 지난번 증권사 추천에 따라 투자했던 LG디스플레이나 하나금융지주의 수익률은 여전히 처참했다. 9일 오후 4시 LG디스플레이의 경우 1만2750원으로 떨어져 기자의 수익률은 -22.49%를 찍었고, 하나금융지주는 3만2700원까지 빠지면서 -6.97%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로는 3700원을, 하나금융지주로는 2450원을 잃었다. 롯데케미칼로 1000원을 벌었지만 역부족이었다. 현재까지 총투자수익률은 -1.89%, 잃은 돈은 5150원이다.
 
 증권사 앱 갈무리.
 증권사 앱 갈무리.
ⓒ 조선혜

관련사진보기

 
중요한 내용은 깨알 크기로 적혀있다

이쯤 되니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똑같이 증권사 추천으로 투자했건만, 왜 일부에선 수익이 나고 일부에선 손실이 났나. 주식은 단지 '운'이라는 냉소가 있을 정도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너무나 많다. 주로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에선 기초체력이 좋은 기업에게도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와 같은 대외변수는 다른 모든 호재들을 집어 삼킬 만큼 거대한 이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침묵했다. 지난달 24일 DB금융투자는 LG디스플레이에 대해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 기대방향으로 잘 가고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4일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요한 핵심소재의 수출규제를 강화했는데, 이런 점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미래에셋대우도, 하나금투도, IBK투자도 그랬다.

해당 보고서들을 읽고 투자를 결심할 당시에는 크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한마디로, 증권사 보고서만 믿고 투자하면 기자와 같은 호갱(호구+고객: 그냥 바보라는 뜻이다) 되기 십상이란 얘기다. 증권사들은 퇴로를 열어뒀다. 모든 증권사는 보고서 가장 아래에 깨알 같은 글씨로 이런 공지사항을 적어놨다. 문구를 소개하기에 앞서 기자도 비슷한 공지를 해보겠다.

'아래 문구를 읽다 보면 혈압이 오를 수도 있으나, 혈압은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므로 이어서 더 읽을지 여부는 자신의 판단 하에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자, 여기에 동의했다면 숨을 한번 고른 뒤 다음 글을 읽어보자.

'본 자료는 고객의 증권투자를 돕기 위한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제작됐습니다. 본 자료에 수록된 내용은 당사가 신뢰할만한 자료 및 정보로 얻어진 것이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본 자료는 고객의 주식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DC주식갤] 하루에 20% 오르내리는 신성통상, 괜찮은 걸까
 
 지난 6일 신성통상의 주가가 폭등했다.
 지난 6일 신성통상의 주가가 폭등했다.
ⓒ 네이버 화면 캡처

관련사진보기

 
분명 오르고 있었다. 장이 열린 직후, 전날 종가인 2495보다 13% 넘게 오른 2830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심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몇 시간 만에 2380까지 곤두박질쳤다. 갑자기 마음이 심란해졌다. 다행히도 주가는 빠르게 회복돼 전날 종가보다 약 18% 오른 2960에 닿았다. 입가에는 다시 웃음꽃이 피었다. 그때 주식은 다시 한 번 추락했고 장이 끝날 무렵, 전날 종가와 같은 2495원에서 움직임을 멈췄다.

지난 7일 신성통상 주주의 하루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하루 만에 주가가 약 20%를 오르내렸던 것이다. 이날이 유독 특별했던 것도 아니다. 신성통상의 주식을 갖고 있던 며칠 내내 그랬다. 주가와 함께 기분도 요동쳤다. 수익이 나는 날도, 나지 않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정신 건강은 한결같이 나빠졌다. 장이 마감되는 오후 4시가 되면 늘 '현타(헛된 꿈이나 망상 따위에 빠져 있다가 자기가 처한 실제 상황을 깨닫게 되는 시간)'가 왔던 이유다.

신성통상은 우리나라의 SPA 브랜드, '탑텐(TOPTEN)'의 보유사다. 모나미와 함께 대표적인 애국 수혜주로 꼽힌다. 국민들이 일본의 SPA 브랜드인 유니클로의 대항마로 탑텐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탑텐이 꾸준히 애국 마케팅을 벌여왔던 덕분이다. 이들은 매년 삼일절이나 광복절, 독도의 날 등에 행사를 열었다. 지난 2월에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100주년' 티셔츠도 만들었다.

'단타'에 집중하는 누리꾼들

시국이 어려운 지금은 '애국주'가 대세라고 했다. 지난 주말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DC inside) 실전주식투자 마이너 갤러리(아래 주식갤러리)에서 인기를 얻었던 말이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이 모두 침체되자 누리꾼들은 "지금 한국 주식 시장은 단타(단기 투자)의 장이다"며 "특히 모나미와 신성통상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누리꾼들이 기업의 가치를 보고 돈을 넣는 장기 투자보다 잠깐의 호재나 감정에 오르내리는 단기 투자에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특별한 이유 없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내리는 주가에 두려움을 느끼는 누리꾼들도 많았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주식 페이지 토론방(아래 토론방)에는 '방금 주식이 왜 올랐는지' 혹은 '방금 주식이 왜 떨어졌는지'를 묻는 글들로 넘쳐났고, 그 누구도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몇몇 누리꾼들은 일단 다음주까지 버텨보라고 주문했다. 12일과 13일에는 군 당국의 독도 방어훈련이 예정돼 있는 데다 15일은 광복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들어갔다. 지난 6일 오전 10시 35께 2425의 가격으로 1주를 사들였다. 2100으로 장을 열었던 시점보다 29.95%오른 2495로 장이 마감됐다. 그 다음날은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최고점과 최저점이 580원 차이를 냈다. 8일에도 일부 수익을 냈다. 종가가 2510으로 마감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9일 갑작스레 2315원으로 추락했다.

삼성전자우, 정말 바닥일까

종가만 놓고 봤을 때 조금씩 수익을 냈던 신성통상과 달리 삼성전자우(아래 삼전우)의 주가는 조금씩 내렸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월요일(5일)은 지난달 29일에 이은 두 번째 '블랙 먼데이'였다. 코스피 지수가 1946.98로 3년1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코스닥 지수 역시 7% 넘게 떨어진 569.79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우와 신성통상의 9일 수익률
 삼성전자우와 신성통상의 9일 수익률
ⓒ 류승연

관련사진보기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삼전우의 주가는 오히려 '선방'한 쪽이었다. 전 거래일의 종가인 36000보다 -0.56% 떨어진 3만5800에 거래가 마감됐기 때문이다. 6일에는 이보다 0.98% 빠진 3만5450에 장을 마쳤다. 7일에는 0.28% 올랐지만 2000원이 넘는 수익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고 8일에는 다시 0.42% 만큼 주가가 떨어졌다. 8일 일본이 지난달 규제 품목으로 지정했던 '극자외선 포토 레지스트'의 수출을 허가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9일 주가는 다시 0.28% 만큼 올랐다.

조금씩이나마 오르고 내리는 삼전우를 보며, 누리꾼들은 '여기가 바닥'이라고 했다. 5일 주식갤러리에서 ㅇ누리꾼은 '이 와중에 삼전우 방어력'이라는 글에서 "겨우 50원 빠진 거 실화인가"라고 했다. 7일 토론방에서도 누리꾼 yum***는 '바닥은 어제 확인했고'라는 글에서 "(삼전우 주가는)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했다.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