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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배이상헌 교사의 성 윤리 도덕 수업 내용을 성비위로 규정한 시교육청에 “수업권·교권 침해 행정을 중단하라”는 교육계의 항의 시위 장면. <출처=교사 배이상헌 페이스북>
 지난 2일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배이상헌 교사의 성 윤리 도덕 수업 내용을 성비위로 규정한 시교육청에 “수업권·교권 침해 행정을 중단하라”는 교육계의 항의 시위 장면. <출처=교사 배이상헌 페이스북>
ⓒ 광주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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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성 교육 관련 수업 시간 중 학생들에게 상영한 단편영화가 불씨가 된 성비위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이 H중학교 배이상헌 교사의 성 윤리 도덕 수업 내용을 성비위로 규정하고 후속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수업권·교권 침해 행정을 규탄"하는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당사자인 배이상헌 교사는 SNS를 통해 "교육청이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은 채 경찰 수사를 의뢰하고, 학교성고충심의위원회 개최 전 수업 배제 조치를 취하는 등 소명기회를 박탈했다"고 주장하면서 전국적으로도 관심도 큰 이슈로 진화하고 있다.

한편 광주지역 여성단체 등에선 "어떤 단체, 어떤 사람도 '그 학생들이 왜 그것을 왜 폭력으로 생각했을까' 이야기 하지 않는다"며 "왜 교사들의 목소리만 들려오고 경청되는가"라며 다른 차원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논란 확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4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성비위 민원이 접수된 배이상헌 교사가 지난 24일 직위해제 됐다. 시교육청은 부적절한 시청각 자료와 발언에 대한 민원이 접수된 뒤, 취해진 학생과 분리 조치를 해당 교사가 거부한 점 등을 내세워 수사를 의뢰하고 이어 직위도 해제했다.

당사자는 사안의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언론에 실명 공개를 요청한 상태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전국도덕교사모임(전교임)은 지난달 29일 광주시교육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직위 해제 취소와 성 평등 수업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도덕교사 "성 관련 수업을 성희롱이라니"

전교임은 "성 윤리, 성 평등 수업에 대한 불편함을 이유로 성 비위로 규정한다면 (전국의 도덕 교사는) 이러한 수업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이상헌 교사가 수업 자료로 사용한 영상 '억압당하는 다수'는 뒤바뀐 성 구실을 통해 차별적인 젠더시스템을 공론화하고 비판적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수업자료로 충분히 평가받을 만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진영효 대책위원장은 "억압당하는 다수는 여성단체들과 전교조 여성위원회가 추천하는 자료지만 교육청은 수업에서 이를 활용한 교사를 성 비위 교사라고 낙인찍었다"고 분노했다.

그는 "교육청은 이를 야동이나 음란물이라 언급하고 배이상헌 선생을 성 비위 교사로 규정했다"면서 "이는 도덕 교사의 수업 전문성에 대한 모독이자 성 평등 교육 자체에 대한 불순한 공격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배이상헌 교사는 "교육청의 이번 조치는 근대 인권법의 기본 원리를 위반하고 있다"면서 "수업을 성희롱으로 규정한 최초 결정 과정을 세밀히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임은 배이상헌 선생에 대한 성 비위 규정과 직위 해제 등 수사 의뢰 취소를 요구하면서 "전국 도덕 교사들의 수업권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법적 대응 포함)을 통해 저항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전국도덕교사모임은 이날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에게 성 윤리교육, 성 평등 교육에 대한 공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도덕교사들의 입장 발표 다음날인 지난 1일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이하 광주여연)은 '#스쿨미투 1년'과 관련 논평을 내 "최근 광주지역이 뜨거운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배이상헌 교사와 관련한 문제를 언급했다.

광주여연은 "성비위냐? 교사의 고유한 수업권 침해냐?는 질문이 넘쳐나지만 학생들이 왜 그것을 폭력으로 생각했을까, 지금 학생들은 어떤 마음일지 생각해보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이 논의 과정을 지켜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성단체 "학생들 목소리 어디에?"

광주여연은 "왜 교사들의 목소리만 들려오고 경청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이제는 다른 목소리와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겨우 학생들이 말하기 시작했다. 침묵을 깨고 나오기 시작했다. 듣고 또 들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면서 "학교는 얼마나 성평등해졌나? 학생들이 말할 공간은 얼마나 늘어나고 있는가?"라고 덧붙였다.

'피해자 중심'의 관점을 주문한 것으로, "교육청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다른 단체들 입장과는 결을 달리한 것이다.

덧붙여 "학교 현장의 교사들 또한 답답하고 할 말이 많다는 걸 이해한다"면서 "우리는 어느 누구도 학교 현장이 각각의 권리가 충돌하고, 불신하는 공간이 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광주여연은 시교육청, 교사, 학부모, 시민단체, 학생이 함께 모여 #스쿨미투 1년을 평가하고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를 제안했다.

 
 영화 '억압당하는 다수'의 한 장면.
 영화 "억압당하는 다수"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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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학교 도덕 담당인 배이상헌 교사는 성 윤리 수업 중 지난해 9∼10월 1학년, 지난 3월 2학년 학생들에게 프랑스 단편 영화 '억압당하는 다수'를 보여줬다.

11분짜리 영화는 전통적인 성 역할을 뒤집은 '미러링' 기법으로 성 불평등을 다룬 수작으로 평가된다.

다만 상의를 입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현실 속 남성을 꼬집듯 상반신을 노출한 여성이 등장하고 여성들이 남성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하려는 장면, 성기를 적나라하게 거론하는 대사 등이 등장해 학생들의 거부감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민신문고에 민원이 접수되면서, 광주시교육청은 성비위 사건 매뉴얼을 발동시켰다.

학생 전수조사 과정에서는 수업 중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돼 관련 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사안을 다루고 있는 광주시교육청은 성인식개선팀은 "소명기회는 학교의 성고충상담심의위원회, 교육청 감사관에서 맡고 있고 해당 교사에도 경찰 조사를 통해 소명 기회가 있다고 안내했다"며 "교육부 성비위 대응 매뉴얼에 따라 재판이나 감사에서 잘잘못이 가려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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