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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후 대전 동구 낭월동 산내 골령골 임시추모공원에서 열린 '제69주기 제20차 대전 산내 학살사건 희생자 합동위령제'. 사진은 고 앨런 위닝턴(Alan Winnington, 1910-1983)의 부인 에스타 위닝턴(87) 여사가 추도사를 하고 있는 장면.
 지난 6월 27일 오후 대전 동구 낭월동 산내 골령골 임시추모공원에서 열린 "제69주기 제20차 대전 산내 학살사건 희생자 합동위령제"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는 고 앨런 위닝턴(Alan Winnington, 1910-1983)의 부인 에스터 위닝턴(87) 여사.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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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4.3 70주년 기념 동백꽃 배지.
 제주4.3 70주년 기념 동백꽃 배지.
ⓒ 제주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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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에 살고 있는 양성홍(72)씨는 영국의 한 할머니로부터 제주 4.3 70주년 기념 배지(동백꽃 모양 배지)를 보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양씨는 지난 19일 이 영국인 할머니에게 동백꽃 배지 수십여 개를 보냈다.

양씨는 제주 4.3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은 유족이다. 그의 아버지는 4.3사건으로 체포되어 육지로 끌려왔다. 그리고 대전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중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대전 동구 낭월동 산내 골령골에서 우리나라 군경에 의해 학살됐다.

양씨는 현재 제주4.3희생자유족회 부회장이다. 그는 지난 6월 27일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열린 제69주기 대전산내학살사건 희생자 합동위령제에 참석했다가 아주 귀한 사람을 만났다. 바로 그에게 제주 4.3 배지를 보내달라고 요청한 에스터 위닝턴(87) 여사다.

에스터 위닝턴 여사는 이번 산내학살희생자 위령제를 앞두고 특별 초청을 받아 한국을 방문했다. 그의 남편 고 앨런 위닝턴은 1950년 중국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중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종군기자로서 산내학살현장을 방문한 뒤, '나는 한국에서 진실을 보았다(I saw the truth in Korea)'는 제목의 기사를 '데일리 워커(Daily Worker)'에 실었다.

앨런 위닝턴은 이 기사에서 한국의 군경과 미군에 의해 학살된 민간인이 7000명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영국의 정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영국과 한 몸인 미국의 군인들이 한국에서 수천 명의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보도는 충격 그 자체였다.

아니나 다를까. 위닝턴은 반역자로 낙인 찍혔다. 여권은 압수됐고, 20년 동안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앨런 위닝턴 이후 그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해서 보도하지 않았다. 진실을 보도했던 앨런 위닝턴의 삶은 고달팠지만 진실을 기록했던 앨런 위닝턴 기사는 한국전쟁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역사적 기록으로 남았다.

이 기사를 근거로 산내학살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산내 골령골에서 최대 7000명의 민간인이 학살됐으며 그 학살에 미군이 개입했다고 주장해 왔다.

앨런 위닝턴은 1983년 별세했지만, 그의 아내 에스터 위닝턴은 남편이 진실을 보았던 그 현장으로 70년 만에 돌아왔다. 그리고는 유가족들과 만나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진실을 규명하는 일에 함께 하자며 부둥켜안고 울었다.

영국으로 돌아간 위닝턴 에스터 여사는 신문기고와 강연 등을 통해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고, 여기에는 미군이 개입되어 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희생자 중에 제주 4.3사건 연루자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의 증언을 들은 영국인들이 그가 가슴에 달고 있는 동백배지를 궁금해 했고, 그녀는 그런 이들에게 나눠줄 동백배지를 보내달라고 한국에 요청했던 것이다.

70년의 시간을 뛰어넘고, 한국과 영국이라는 공간을 뛰어 넘어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는 것. 양성홍씨는 편지에서 에스터 여사에게 "다시 한국에 방문할 기회가 된다면 꼭 제주도로 초청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1950년 6월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한국 군경과 미군에 의해 민간인 7000명이 학살됐다고 보도했던 고 앨런 위닝턴(Alan Winnington)의 아내 에스터 위닝턴 여사의 70년의 한국방문 동행취재기 ‘다큐 70년만의 나들이’ 예고편.
 1950년 6월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한국 군경과 미군에 의해 민간인 7000명이 학살됐다고 보도했던 고 앨런 위닝턴(Alan Winnington)의 아내 에스터 위닝턴 여사의 70년의 한국방문 동행취재기 ‘다큐 70년만의 나들이’ 예고편.
ⓒ 아는것이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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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팟캐스트 '아는것이힘이다'는 에스터 위닝턴 여사의 2박 3일간의 한국방문을 담은 다큐멘터리 '70년만의 나들이'를 제작, 오는 8월 5일 7시 30분 대전아트시네마에서 상영회를 개최한다. 이번 다큐의 제작을 위해 대전지역 시민사회는 모금을 통해 제작비를 모았다.

특히, 이번 다큐의 전편이라고 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산내 골령골 이야기' 또한 지역사회의 모금을 통해 제작된 다큐영화다. '아는것이힘이다' 정진호 PD는 '산내학살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두 편의 다큐를 제작했으며, 대전 지역 관공서와 국회, 영국 런던대학교, 국립 필리핀 대학교 등에서 상영회를 개최해 산내학살사건을 알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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