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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지금처럼 열심히 일하면, 어느 정도 벌 수 있을까? 아이들 가르치고, 우리 늙어서 자식에게 신세 지지 않고 먹고 살 정도는 될까?'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가 없다. 거리에서 리어카에 폐지를 싣고 다니는 노인들을 볼 때마다 '나도 늙어서 저렇게 될지도 몰라'라는 불안감을 항상 안고 산다.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해도 노후가 보장되지 않는 삶, 그게 자본주의사회를 사는 보통 사람들의 현실이다. 

주 6일, 여름휴가도 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종 야근까지 하면서 벌어 오는 남편의 월급으로 제대로 저축을 할 여유도 없다. 그래도 주변에서는 우리를 보고, 또래에 비하면 괜찮은 수준이라고 하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씁쓸한 심정이 되곤 한다. 우리처럼 성실히 일하는 직장인들, 소상공인들은 평생을 뼈 빠지게 일해도 부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돈을 부르는 운 공부>, 김원 지음, 위즈덤하우스
 <돈을 부르는 운 공부>, 김원 지음, 위즈덤하우스
ⓒ 박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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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부르는 운 공부>는 그런 우리에게 조금 희망을 주는 책이다. 저자는 보통의 서민, 잘해봐야 중산층인 사람들이 1000억 부자가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돈 때문에 자존심 상하지는 않을 만큼은 벌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이 책의 목표는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는 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사주 명리'라는 도구를 활용해 누구나 자존감을 지킬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혹자는 '사주 명리'라는 말만 듣고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우리는 어떤 것에 대해 잘 모르면 오해하게 된다. 명리학도 그렇다. '사주 명리'도 잘 활용하면 꽤 괜찮은 도구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저자의 이력이 심상치 않다. 경제, 경영 전문가가 '명리학'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상위 1% 자산가들에게 상담을 해준다고 하니 흥미롭다.   

<돈을 부르는 운 공부>의 저자 김원은 연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소니코리아 마케팅팀을 거쳐 아리랑TV 라디오 제작본부 PD, 엑센츄어 코리아 부장,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서울사무소 팀장을 거쳐 현재 <포춘>선정 세계 30위권 기업의 한국지사에서 상무로 재직 중이다.

30대 중반에 이미 직장을 다섯 번이나 옮겼던 저자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던 중 우연히 명리학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자신이 방황하는 원인과 미래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시작된 명리학과의 인연은 이후 15년여 동안 이어졌고, 저자는 현재 주로 대한민국 상위 1%의 자산가,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의 임원진 등을 대상으로 명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주 명리는 완전한 운명론은 아니지만 사람의 기본 운명 틀은 존재한다고 가정한다. 다시 말해 돈의 그릇이 재벌 총수가 아닌데 무리하는 것은 사주의 순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돈으로 인해서 나와 내 가족의 자존감이 무너지지 않을 정도까지만 부를 축적해도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겸손한 목표로 부의 최종 도착지를 설정한 운전자는 모두 종착점에 도착할 수 있으며 이것은 15년간 다양한 사례를 상담한 결과에서 나온 강한 믿음이다. (14쪽)

저자는 1000억 자산을 가진 큰 부자의 운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자존 자본'을 확보하는 것은 누구든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자존 자본'의 개념은 '내가 사는 동네에 아파트 한 채 가지고, 자녀에게 모자람 없이 교육을 시켜주고, 100세 인생에서 매월 적절한 수준의 생활비가 들어오는 안정된 노후를 즐기는 수준이다. 한마디로 돈 때문에 자존심, 자존감 상하지 않는 수준까지 가자는 꿈이며,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으로부터 최소한의 자유를 얻는 것'이다.

<돈을 부르는 운 공부>에서 저자는 부자가 되기 위한 다섯 가지 기운을 소개한다. 이 다섯 가지 기운 중에 나와 인연이 많은 기운을 사주팔자를 통해 1~2개를 꼽아 강점 후보로 삼고 이것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토대로 부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과, 피해야 할 방법을 타고난 사주로 알아보고, 대운을 토대로 특정 시기별로 재운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는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을 수도 있겠다. 재테크 책만 보고 관련 특강만 들으면 되지, 사주를 아는 게 부자가 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실제로 저자는 상담을 하면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에 대한 저자의 답은 이렇다.
 
"사주를 안다고 100%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본질적으로 타고난 사주팔자 자체는 변하지 않아요. 명리학은 보상, 획득을 위한 학문이 아니라 좀 더 나은 의사결정을 돕는 학문입니다. 다만, 사주를 활용해 각자의 체질, 생활습관, 성격 등에 따라 어떤 시점에 어떤 환경에 처할 확률이 높은지를 알려드릴 수는 있습니다. 그 사이에 어떤 일을 해야 조금이나마 특정 시기의 운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지도 같이 고민할 수 있고요." (31쪽)

한마디로 자신의 생각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사주 명리를 의사결정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다. 이직이나 투자를 앞두고 이런저런 관련 공부를 하고 고민을 해봐도 나의 판단이 옳은 것인지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누구에게 속 시원히 물을 수도 없고, 자칫 실패하면 생활에 크게 지장을 줄 수도 있는 결정이므로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명리 전문가와 상담을 하면 의사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처럼 경제, 경영 전문지식을 겸비한 사람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고.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사주만을 맹신하고 투자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충분한 공부와 합리적인 고민 끝에 의사결정 과정에 도움을 얻는 수준에서 사주 명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사주는 '세상에 대한 일기예보와 같은 분석의 도구이지 정해진 미래를 맞추는 요술 방망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다수의 상담 사례도 실려 있어 상담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그중 인상적인 상담 사례가 있었는데, 이 사례를 통해 내가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람들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운이 좋다고 무조건 돈이 굴러 들어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우리가 모를 뿐이지 그들은 그 기회를 잡기 위해 부지런히 공부하고, 발로 뛰며 정보를 얻었을 것이다.   
 
최근 상담한 어느 사무직 직장인은 인기 지역의 아파트를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분양받아 수억 원의 차익을 얻었다. 그는 자신에게 '요행'이라거나 '투기'했다고 말하는 사람을 가장 싫어한다. 자신의 노력이 투자 수익을 가져왔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 예로, 그는 매일 아침이면 경제 신문의 부동산면을 빠짐없이 읽는다. 그리고 유명 부동산 커뮤니티 사이트에 수시로 들어가서 한 시간씩 관심 지역에 대한 글을 읽는다. 집에 있을 때는 케이블 TV의 부동산 관련 방송을 틀어놓고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한다. 그는 손쉽게 할 수 있는 공부도 안 하면서 남들 따라서 투자하고 사는 사람의 자세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253쪽)

투자도 돈 있는 사람들이나 하지, 우리 같은 서민이 무슨 투자를 하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서점에 가보면 적은 돈으로 시작해 소규모 상가나 경매로 돈을 번 사례들이 이미 많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투자하기가 조금 더 쉬울 테지만, 우리는 적은 돈으로 더 많이 공부하고, 부지런히 발로 뛰어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투자 이익을 불로소득처럼 벌려고 해서 문제인 것이다. 노력 없는 대가는 없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
 
사람은 움직여야 하는 존재이다. 살아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움직일 때 생각에 기운이 붙고 생명력이 생긴다. 부를 쌓는 과정이 면벽수도 하듯이 어느 날 도를 깨우쳐 돈 버는 방법이 생각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런저런 책도 보고, 여러 사람과 이야기도 나누고, 관심 있는 현장에 나가보면서 계속 움직이는 과정에서 부의 운이 생성되는 것이다. 사실 인간사의 모든 성공은 부이건 명예이건 사랑이건 움직일 때 좋은 기운도 생긴다. 돈을 버는 과정도 인간사의 원리 중 한 가지 주제일 뿐이다. (312쪽)

돈이 인생의 전부냐고 묻는다면 글쎄, 전부는 아닐지 몰라도 인생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사람이 가장 비참해질 때는 돈이 없을 때다. 돈이 없어본 사람은 안다. 그 더럽고 치사한 돈 때문에 사람이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지를. 최소한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의 돈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존심이든 뭐든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자존감을 지킬 수 있을 정도만이라도 돈을 벌어보자는 저자의 말을 외면할 수 없었다.
 
타고난 팔자대로 살 수밖에 없다면 수 천년 동안 '역학(易學)'의 한 일파인 명리학이 발전했을 이유가 없다. '역(易)'은 '바꿀 역'이라고도 읽고 '쉬울 이'라고도 부른다. 생각보다 운명을 바꾸는 것이 어렵지 않을 수 있다. (328쪽)

돈을 부르는 운 공부

김원 (지은이), 위즈덤하우스(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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