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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후 황교안 대표는 서울 영등포 자유한국당 당사 강당에서 열린 청년정치캠퍼스 Q 개강식에 참석했다.
 8일 오후 황교안 대표는 서울 영등포 자유한국당 당사 강당에서 열린 청년정치캠퍼스 Q 개강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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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변했다. 아니, 변한다고 한다. 그가 이전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청년들을 껴안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취임 100일을 맞이해서 '황교안×2040 미래찾기' 토크콘서트를 열었고, 12일에는 부천대학교 대학일자리센터를 방문했으며, 20일에는 숙명여자대학교를 찾아 '대한민국 청년들의 미래와 꿈'을 주제로 강의했다. 기존의 소위 '꼰대' 이미지를 깨고 외연확대를 위해 다양한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이와 같은 변화는 우선 반길 일이다. 그만큼 청년들은 절박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나왔을까. 기성세대들은 그들이 나약하다고 나무라지만 청년들은 취업하기 힘들고, 결혼하기는 더 힘들고, 아이를 낳기는 더더욱 힘들다. 정부는 이를 극복하겠다고 계속해서 예산을 쏟아 붓고 있지만 아직 그 효과는 미미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런 청년들에 대해 정치권, 특히 자유한국당은 무관심으로 일관해왔다. 평균 20%가 채 되지 않는 20대 지지율에서 볼 수 있듯이 그동안 자유한국당은 청년 세대와 거의 소통하지 않았다. 말로는 청년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잘 나가는 청년 한둘을 비례대표로 선출하는 것이 자유한국당 청년정책의 거의 전부였다.

물론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핵심지지층이 60대 이상인 그들에게 청년은 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비록 최근 현 정부에 대한 20대 남성들의 지지율이 떨어진다고는 하나 그 표가 자유한국당으로 간다고는 할 수 없다. 소위 '그자찍(그래서 자유한국당 찍을 거야?)'이다.

따라서 이번 황교안 대표의 행보는 고무적이다. 자유한국당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에게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적극적인 표현이며, 그만큼 국가의 청년정책이 바로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상한 흙수저론
 
 황교안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부천대학교 대학일자리센터를 방문해 학생들을 만났다
 황교안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부천대학교 대학일자리센터를 방문해 학생들을 만났다
ⓒ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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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청년에 대한 황 대표의 진정성이다. 황 대표는 스스로를 청년과도 소통이 잘 되는 사람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그가 최근 청년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의구심이 남는다. 청년들과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흙수저론'이다. 황 대표는 청년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틈만 나면 흙수저론을 펼친다. 자신도 흙수저였지만 노력해서 성공했다는 것이다. 12일 부천대학교에서에서 언급했던 그의 발언을 보자.

"나도 흙수저 중의 흙수저였다. 가난해서 도시락도 못 싸갔고, 등록금이 없어 명문고도 못 갔다... 그렇지만 국무총리를 했고, 지금은 자유한국당의 대표가 됐다. 젊은이들이 '삼포 세대', '오포 세대'다 얘기하는데 포기하면 안 된다... 해보겠다는 열정을 갖고 도전하면 길이 뚫릴 것이다."

안됐지만 이는 황 대표가 청년들의 상황을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 보여주는 증표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황 대표의 이야기대로 노력한다고 해도 성공할 수 없는 시대이다. 그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를 살았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은 계급사다리가 끊겨 <기생충>이 유행하는 시대이다. 오죽하면 청년들이 가장 싫어하는 '꼰대'의 말로 '노오오오오력'을 꼽겠는가.

그런데도 황 대표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는 간과한 채 개인의 노력만을 강조한다. 빈익빈부익부를 심화시키는 사회구조는 놔두고, '나도 해봐서 다 안다'라는 MB식 화법으로 청년들을 근엄하게 타이른다. 이는 청년들이 힘들면 중동에라도 나가라고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황교안 대표는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에서 대한민국 청년들의 미래와 꿈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황교안 대표는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에서 대한민국 청년들의 미래와 꿈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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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실과 동떨어진 황 대표의 헛발질은 지난 20일 숙명여대에서 정점을 찍었다. 그는 특강에서 "학점도 엉터리, 3점도 안됐고 토익점수도 800점"이었지만 개인의 피나는 노력으로 큰 기업에 합격한 청년의 사례를 들었는데, 그게 바로 다름 아닌 자신의 아들이라고 이야기했다.

과연 황 대표의 아들은 그가 이야기 한대로 스펙도 없이 고등학교 영자신문반 편집장, 인터넷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연결해주는 활동,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 조기축구회 운영 등 만으로 큰 기업에 합격할 수 있었을까? 그가 SKY 출신이라는 것이, 그의 아버지가 황교안이라는 사실 등이 영향을 준 것은 아니었을까?

물론 황 대표의 말이 옳을 수도 있겠으나,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학벌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으며, 아버지가 고위직 공무원이면 쉽사리 좋은 기업에 채용되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당장 자유한국당의 김성태 의원을 비롯해서 많은 이들이 채용 청탁으로 의심을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해 청년들은 현대판 음서제라며 분노하고 있지 않은가.

결국 황 대표의 이번 발언은 그가 청년 세대와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청년 세대를 말로만 강조할 뿐, 그는 실제로 청년들이 무엇을 고민하는지, 무엇 때문에 분노하고 좌절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개천에서 난 용으로서 자신의 아들이 금수저인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회구조적인 불평등을 청년 개인의 탓으로 치환시키고 있는 것이다.

꼰대스러움
 
 황교안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5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 앞에서 2040 청년들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황교안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5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 앞에서 2040 청년들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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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황 대표의 소위 '꼰대스러움'이다. 그는 청년 세대들과 이야기하면서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해 종종 나름의 농담을 섞는데, 문제는 그것이 요즘 세태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례로 토크콘서트에서 했던 그의 말을 보자. 그는 색소폰 취미를 소개하면서 "친구들이 '색소폰 OO'라고 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알려줘서 검색해 들어가 봤더니 여자가 많이 나오는데 옷을 안 입었더라"고 했다. 순간 방청객들이 뜨악해하자 "색소폰 철자가 '에스 에이 엑스'인데 제가 '에스 이 엑스'라고 썼어요"라고 부연까지 했다. 당시 썰렁한 분위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늘 그랬던 것처럼 성적 농담으로 어물쩍 넘어가려고 했던 것이다.

위의 에피소드는 그가 평소에 어떤 사람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어색한 상황이 되면 성적 농담으로 다른 사람의 억지웃음을 자아내며 자신의 권위를 끝까지 지키려는 소위 '꼰대' 부장님. 요즘 같이 젠더 이슈가 민감한 시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적 농담을 할 수 있는 그는 대한민국 조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50대 이상 '꼰대'들의 '웃픈' 자화상이요, 청년 세대들이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기성세대의 모습이다.

그는 스스로를 청년 세대와 소통하는 정치인이라고 자평하지만, 이는 착각일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농담을 하면 밑의 사람들이 같이 웃어야 하고, 좋은 카페가 있으면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간다고 생각하고, 관용차로 기차 플랫폼까지 갈만큼 의전에 민감한 이와 소통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은 없기 때문이다.

부디 황 대표에 대한 이런 우려가 기우이길 바란다. 만약 그 우려가 사실이라면 그가 변하길 기도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청년 정책은 매우 절실하다. 사회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잘 살 수 있어야 한다. 독일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청년 세대에 대해 복지를 강화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부디 제1야당 대표가 청년 세대들과 진정한 소통을 시작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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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지금은 비록 회사에 몸이 묶여 있지만 언제가는 꼭 공부를 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