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박원순 서울시장이 11일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287회 정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경만선 시의원의 시정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1일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287회 정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경만선 시의원의 시정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서울시의회 상임위가 17일 박원순 시장이 만들려는 '서울민주주의위원회' 관련 조례개정안을 부결시켰다.

박 시장과 같은 여당(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시장이 발의한 조례안을 상임위에서 부결시킨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지난달 24일 시장 산하에 '서울민주주의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행정기구설치 조례 개정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서울시의회는 이미 4월 30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서울시 시민민주주의 기본 조례'를 통과시킨 상태(찬성 68, 반대 9).

박 시장은 시민 민주주의 확산을 위해 민관 합의체 행정기관인 '서울민주주의위원회'를 만들고, 이 위원회에 ▲ 시민사회 성장 지원과 교육·연구, 협치·혁신 정책 수립 ▲ 시정에 시민의사를 반영하고 주요정책을 공론화하는 일 등을 맡기려고 했다. 이 위원회는 내년부터 서울시 일반회계의 1%에 해당하는 2000억 원 규모의 예산·사업 심의 권한을 가지고, 2021년까지 5%(약 1조2000억원)의 예산심의권을 가지게 된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의 설치 근거를 명시한 조례를 6월 정례회에서 통과시키고, 7월 중순 위원회를 출범시킨다는 게 박 시장의 복안이었다. 서울시는 17일 상임위(기획경제위)에서 조례가 통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18일 오전 박 시장과 신원철 시의회의장 등이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준비중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시의회 기획경제위는 이날 오후 만장일치로 박 시장이 올린 조례개정안을 부결시켰다.

기획경제위 부위원장을 맡은 채인묵 시의원(금천1)은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임위 의원들이 만장일치로 뜻을 모아 조례안을 부결시켰다"고 밝혔다. 정의당 권수정 시의원(비례대표)은 "(상임위와 별도로) 의원들이 논의를 했고, 자리에 돌아와서 조례안을 부결시켰다"고 말했다.

12명의 시의원이 있는 기획경제위는 민주당 시의원이 10명이어서 야당 시의원 2명(자유한국당 이성배, 정의당 권수정)의 힘만으로는 시장이 발의한 조례를 부결시키는 게 불가능하다.

그런데, 민주당 시의원 전원이 박 시장의 뜻에 반기를 드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신원철 시의회의장도 뜻밖의 결과를 보고 받고 "부결된 게 정말 맞냐?"고 반문할 정도로 민주당 시의회 집행부도 이번 사태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인묵 시의원은 "지난 1년 동안 시 조직을 너무 자주 개편하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시의원들 사이에 있었다. 우리 상임위뿐만 아니라 행정자치위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의당 권수정 시의원은 "시민민주주의의 확대를 막으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 시의회의 예산심의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 행정기구 졸속 개편에 대한 우려도 있어서 만장일치로 일단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표면적인 갈등은 조례안 부결로 표출됐지만, 2011년 박 시장 취임 이후 8년간 이어져온 시의회와의 '밀월'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도 서울시 안팎에서 나온다.

10대 서울시의회 출범 이후 시 정무라인에서는 "초선 시의원들이 다선 선배들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마음대로 움직인다. 체계가 없어서 의원 하나하나를 상대해야 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반대로 여당 시의원들은 "시정질문에 나서는 박 시장의 태도가 굉장히 고압적이다. 시장이 시의회를 거수기 정도로 취급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익명의 시의원은 "2017년 정권 교체 전까지는 박 시장과 민주당 시의회 모두 박근혜 정부와 함께 싸우는 동지라는 의식이 강했다. 여당이 된 후에는 새로운 관계 정립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시는 뜻밖의 결과가 나오자 18일로 예정됐던 박 시장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내부적으로는 4월에 '기본조례'가 통과된 상황에서 후속 조치를 담은 '행정기구 조례'가 부결된 것에 대해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세한 경위를 알아보는 중이다. 조례 통과가 급선무인 만큼 시의회와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